자연/생물 그거 아세요? -문어어님 한판해요-

물 위로 올라온 문어는 그저 질 좋은 식재료일 뿐이지만, 바다속에서 잠수하다가 문어를 만났을 땐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문어는 무게가 꽤 나가는 데다 빨판힘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문어는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판단한 생물체에게는 굉장히 호전적이기에 자기 주위를 배회한다면 배고프지 않더라도 그 뛰어난 지능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잠수 초보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바위틈에 문어집이 많은 해안절벽이나 만 일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문어의 공격을 받아 질식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왜 잠수를 업으로 하는 프로들도 주변에 곰치나 문어가 많은 곳에서는 불시에 공격당할 수도 있으니 사린다고 하잖아요.

미국의 도시 시애틀이 자리잡은 퓨젯 사운드 만, 이곳은 해안선이 복잡하여 문어가 터잡고 살기 딱 좋은 데다가 이곳에서 자생하는 문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태평양대왕문어라서 이 곳에서 문어가 사람을 공격하면 바로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동네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스포츠가 있었으니 이는 바로...

문어 레슬링입니다.

참으로 미국 촌사람들의 창의력과 스포츠에 대한 갈증은 놀랍습니다.

어떻게 문어랑 사람을 싸움붙일 생각을 다 한 거죠?

거창하게도 레슬링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레슬링과 닮은 점은 서로 온몸을 비빈다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냥 다이버들이 맨손으로 문어잡는 거에요.

다이버들은 바위틈새를 뒤지며 문어가 있는 곳을 찾다가, 머리채를 확 잡아 이니시를 건 다음 문어를 물 밖까지 끌고나오는 것으로 여기서는 참가자들이 잡아온 문어의 크기로 순위를 매깁니다.

문제는 이렇게 사람 상반신보다 더 큰 거대문어를 맨손으로만 잡아서 뭍으로 끌고와야한다는 거죠.

만약 이러다가 사람이 이기지 못한다면 문어에 의해 온몸이 얽힌 채로 물속에서 의식을 잃었다는 뜻이니 좀 끔찍하네요.

하지만 이런 단순한 것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유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문어 레슬링 챔피언쉽이라는 이름만 걸리면 어디서 수백수천의 관중이 모여 흥행을 이루기도 하고, 한창때에는 시애틀 지역 방송국에서 지상파 생중계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