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그거 아세요? -잔바리들-

1.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미군에 투항하는 독일군들은 유럽이 아니라 미국 본토의 수용소로 이동되기도 했습니다.

거기서는 의외로 독일군 포로들은 잘 적응했습니다.

뭐 아무래도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는 국가였으니까요.

얼마나 잘 적응했냐하면, 술이나 담배같은 기호품도 허용되었으며, 어차피 탈출을 시도해봤자 바다 건너의 독일 땅을 밟을 수도 없겠다 정말 행실이 바른 모범수들에게는 아무런 감시도 없이 자유로운 외출도 허가하였습니다.

이렇게 나온 포로들은 의외로 현지 주민들과 잘 어울렸고, 어찌저찌 독일 이민자 출신 현지인들과 만났을 때에는 꽤 큰 환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좋죠?

근데 여기서 일부 군인들보다 포로들 처우가 더 좋아지는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전쟁포로 대우가 엄청 좋아지면서 역설적으로 당시 시대적 배경상 흑인 장병들은 전쟁포로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당시 미국은 짐 크로우 법으로 인하여 유색인종과 백인이 사용할 수 있는 업장도 다르고, 심지어 버스에서도 다른 좌석에 앉아야만 했을 정도로 분리된 사회였던 것을 참고합시다.

외출을 허락받은 독일군 포로들은 노역작업으로 번 돈으로 마을에 가서 꽤 좋은 식당이나 술집을 가 먹고 마시고 다 했는데, 그 날만 되면 수용소에서 복무하던 흑인 장병들은 상당히 기분이 복잡했다고 전해집니다.

대부분 흑인들은 돈 있어도 안받는 식당이었거든요.

2. 미국식 중화요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찹수이, 바로 미국식 잡채입니다.

어째 짤은 찹수이보다는 차메인에 더 가까워 보이긴 한데...

아무튼, 찹수이는 중국인들이 미국땅에 발을 들인 이래로 전역으로 퍼져 우리가 중화요리 하면 짜장면을 먼저 생각하듯 미국식 중화요리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스턴 지역의 뉴잉글랜드에서는 조금 이상한 찹수이를 팝니다.

생김새는 음... 찹수이보다는 누렁이 맘마에 더 가깝죠?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이렇게 다진 야채와 다짐육, 토마토 소스와 마카로니를 한데 섞어 볶은 걸 아메리칸 찹수이라고 해서 팝니다.

누가 봐도 이탈리아 요리인 이것에 도대체 어떻게 찹수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불명입니다만, 싼 재료와 짜투리 채소를 쉬운 레시피로 한데 섞고 볶아 먹을만하게 만든다는 개념은 찹수이와 흡사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