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그거 아세요?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

5/5

\오와리마시따!/

플레잉 카드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뽑으라 하면 열에 아홉은 바이시클 카드를 댈 겁니다.

실제로 카드를 즐기는 사람들 말고도 직업이나 취미로 마술을 하는 사람들이 이를 주로 택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팔리며, 한정판도 꽤 다양하게 뽑아 많이 돌아다닙니다.

카드계의 지포라이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렇게 평범한 바이시클 카드가 미군의 전쟁수행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뭐 군용보급품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카드를 장병들에게 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미군에게 심리적인 도움이 되긴 합니다만, 베트남전쟁때 바이시클 카드사가 제작한 특별 에디션은 사기가 떨어져 지칠 대로 지쳤던 일선 장병들에게 큰 사기진작요소가 되었습니다.

발단은 당시 카드회사의 임원 중 한 명이 이런 얘기를 들은 것부터입니다.

'베트콩 놈들은 미군들이 플레이보이 잡지에서 오려내 들고 다니는 야한 사진이랑 스페이드 에이스 카드를 굉장히 악운의 상징이라고 생각하여, 미군 부대를 털다가 이런 게 나오면 재수 똥밟았다고 생각하여 퇴각한다더라'는 얘기였죠.

그는 이에 착안하여 베트남에 가있는 미군에 에이스 스페이드만 찍힌 카드 덱을 제작하여 무료로 뿌리자고 회사에 제안하였습니다.

일선 부대에 이러한 카드를 뿌렸는데, 미군들은 이를 보급받아선 자기들이 가는 곳마다 일부러 흘려 베트콩들이 퇴각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낭설이었습니다.

베트콩 사이에선 이런 미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척박하고 우중충한 정글에서 몇년동안 썩으면서, 도저히 이길 각이 보이지 않는 숨바꼭질에 지쳐 멘탈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군 장병들에게는 전혀 아니었죠.

베트콩들이 이를 믿든 안믿든, 당시 월남에 파병된 미군들에게 에이스만 잔뜩 찍힌 이 카드의 존재는 큰 심적 위안으로 다가왔습니다.

내 적이 두려워한다는 무언가를 수중에 갖고 다닌다는 것은, 설령 그 이야기가 거짓일 지라도 근거 모를 자신감으로 다가와 혹시 베트콩과 마주쳐 교전이 일어나더라도 사기에 좋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