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종교 그거 아세요? -이 사람들이 꿀이 뭔지는 알까요?-
- 욕구불만
- 242
- 10
- 23
1/5
근대 이후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찾아 자기네들의 깃발을 꽂아가면서, 세계는 서서히 서구권의 문화가 표준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흐름에는 상당히 공격적이고 확장적인 기독교의 포교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기독교는 종파를 막론하고 선교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국가이다 보니 유럽 열강이 새로운 미지의 땅에 깃발을 꽂으면 곧바로 달려가는, 아니 심지어는 어느 나라가 깃발 꽂기도 전에 먼저 달려가는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당연히 이런 해외선교는 어렵고 험난했습니다.
오랜 여행으로 인한 여독, 낯선 풍토와 기존 토착신앙 보유자들의 드센 반발 및 현지 국가의 탄압정책 등으로 인하여 말도 안통하는 이역만리까지 가서 세상을 등지는 선교사들이 많이 나온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리고 선교사들을 고생시켰던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개념의 부재였지요.
성경의 주 무대가 중근동이니만큼 거기서 나는 물건들, 고대 중근동의 생활상 등등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거기서 쓰는 물건들을 모른다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겠지요.
하지만 기독교가 좀 멀리 나갔습니까?
전세계를 다 덮을 기세로 포교했고 실제로 전세계를 다 덮었는걸요.
일례로, 우리나라만 해도 기독교 신자이면서 동방박사들이 나자렛까지 들고 갔다는 세 가지 물건 중 하나인 몰?약이 도대체 뭔 물건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은근 많습니다.
그럴 만 합니다.
몰약, 그러니까 미르라는 약재는 성경을 통해 전파되기 전까지 유사 이래 단 한번도 한국 땅에 교역품으로 들어온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록마저도 없었죠.
선교사들은 성경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그냥 중국어 성경에서도 미르의 정체를 그냥 음차해서 때워버렸으니, 한국말로 옮길 땐 그냥 중국어 음차 沒藥을 그대로 한국식으로 읽은 몰약이라 써버리자며 상남자답게 정면돌파했습니다.
뭐 대충 약용으로 쓰이는 물건에 藥자도 붙겠다 대충 의미는 알아먹겠지 싶었을까요.
하지만 이정도 난관은 난관도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빵이며 꿀이며 전혀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기독교 선교의 역사 및 성경번역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많았을 테지만 2가지 사례만 훑어보고 가겠습니다.
첫번째로, 19세기 초 미국의 선교사들이 하와이로 떠났을 때의 이야깁니다.
당시에는 하와이 왕국이 존속하여 당연히 영어가 아니라 하와이어를 쓰고 있었을 때였고, 당연히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하는 작업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어김없이 난관에 봉착합니다.
하와이 사람들은 꿀이 무엇인지를 몰랐던 겁니다.
선교사들은 꿀을 음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들이 미국사람들이니만큼 영단어 honey를 사용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를 음차한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막히고 말았습니다.
미국 선교사들이 시도해봤던 hani, honi 둘 다 하와이말로 뭔가 애먼 표현이었거든요.
하와이어로 hani는 바람피우다, honi는 입맞춤인지라 이를 사용하기엔 다소 부적절하다 여긴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글귀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젖과 불륜의 땅으로 바뀐다고 생각해보세요.
오...
이들은 영어의 음차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리스어에서 꿀을 뜻하는 단어 μελι를 가져와 하와이어 meli라는 단어로 편입시킵니다.
시기적절하게도, 얼마 되지 않아 미국에서 하와이로 온 사람들 중에 하와이에서 자생하는 열대식물들을 유심히 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군침이 싹 도는 새로운 꿀에 대한 기대를 안고 정착한 미국사람들이 양봉을 하와이 섬에서 시작하게 되며 멜리라는 생경한 단어는 그대로 하와이어에 정착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하와이어에서는 꿀을 멜리라고 하며, 꿀벌은 하와이어로 꿀파리라는 뜻의 날로멜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빵은요?
너무 길어졌으니까 잠시 쉬고 하겠습니다! 빵 얘기도 재밌을 거에요!
댓글 10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공지사항 | 안녕하십니까 관리자 김유연입니다 8 | 김유연 | 393 | 21 | |
공지사항 | 안녕하세여 관리자 조자룡조영욱입니다 30 | 조자룡조영욱 | 512 | 48 | |
이벤트 | [5월 10일~6월 10일] 1달 간 추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3 | 조자룡조영욱 | 333 | 14 | |
공지사항 | 앞으로 타사이트의 게시글을 업로드 할 경우 출처를 남겨주세요 | 조자룡조영욱 | 391 | 15 | |
공지사항 | 미스터리/역사 갤러리 통합 공지(2023.05.29) | 88번이태석 | 1961 | 13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자룡조영욱 | 87 | 6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자룡조영욱 | 73 | 4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자룡조영욱 | 80 | 8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자룡조영욱 | 121 | 9 | |
철학/종교 |
기본
|
조자룡조영욱 | 65 | 3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갈아탐 | 80 | 7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으로갈아탐 | 74 | 6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으로갈아탐 | 115 | 8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으로갈아탐 | 212 | 12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으로갈아탐 | 135 | 9 | |
철학/종교 |
이미지
|
조영욱으로갈아탐 | 69 | 5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253 | 17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322 | 23 | |
철학/종교 |
파일
|
Sso! | 181 | 14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173 | 13 | |
철학/종교 |
기본
|
88번이태석 | 236 | 14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341 | 28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338 | 19 | |
철학/종교 |
이미지
|
88번이태석 | 206 | 14 | |
철학/종교 |
기본
|
88번이태석 | 158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