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부모님과 조식 후기

밤을 새서 두서가 없을 예정.

보통 주말 저녁을 부모님과 같이 먹는데, 이번 추석연휴를 따로 보내기로 했음.

두분 다 자기 부모님 장지에 가고싶어하시는데 눈치싸움 하다가 결국 제3의 지역을 가곤 하심. 이번엔 그 전장에 플레이어로 서있지 않아 행복했음.

근데 이제 '너 요즘 유튜브도 안 올리던데, 집에서 놀기만 하는거 아니냐. 이번주는 평일에 같이 먹자'고 하셔서

절대 노는 거 아니다(사실 놀고만 있다)라고 버럭했지만..양심이 덜 타락해서 평일 아침에 가능하면 자주 찾아가 식사하기로 했음.

부모님은 6시반쯤에 둘이서 가정예배 비슷한 어떤 의식을 치르시는데, 그거 끝날 타이밍 맞춰서 7시 직전에 쳐들어감.

냉장고에 놀고있는 당근을 갈아서 당초 원하는 그림이었던 모닝당근주스를 드리고, 밑반찬 꺼내서 밥 차려드리고 7시 40분에 도망나옴.

뭐야, 주말 저녁보다 더 짧은 시간이 들자나? 이거 완전 초 러키비키인걸? 싶지만 사실 훨씬 피곤함.

왜냐면 아침시간에는 멀쩡히 일하고 있는 동생이 없이 세명이서 먹기 때문에 부모님의 대화가 좀 더 배려가 없어짐.

작은아들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하호호 먹던 평소 분위기가 아니라 날선 대화들이 가감없이 오가는데 그 전장속 나는 표정관리하면서 제발 내쪽으로 화제가 돌아오지 않기만을 기도하는 전개.

아. 내가 이래서 결혼하기 싫었고나...라고 할 뻔.

나는 아버지처럼 인격이 좋지도, 어머니처럼 일머리가 좋지도 않아 결혼하게 되면 아버지처럼 할 자신도, 어머니처럼 할 자신도 없다.

바가지를 긁혔을 때 아버지만큼 인내할 자신도 없고, 살림에서 어머니처럼 꼼꼼깔끔할 자신도 없다.

거기다가 호감형 외모에 미성을 가진 마른 여성이 나의 약점을 다 덮어주길 바라고 있으니, 3D는 도저히 무리 아닐까나...

그러고보니 올해 소개받은 분들도 몇 분, 다 스쳐가셨다.

거절받았다. 그분들도 애프터, 또는 아예 대면만남을 원하지 않으셨고, 중간역을 하신 이름모르는 아주머니의 체면을 위해 나도 최소한의 예의를 차려 매달리기만 했다.

외롭지 않느냐? 그 질문도 우문인 게, 외롭단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놀 게 너무 많다. 재밌는 것들만 봐도 하루가 부족하다.

예전엔 몇 달 신나게 놀면 다시 공무모드로 돌아설 만큼 놀기도 질렸는데 지금은 아니다. 너무 재밌고 너무 짜릿하다. 외로움 그게 뭐냐.

음...또 뭘 쓸까

며칠 전 기분 좋았던 비틱을 하자면, 개인적인 일로 일대일 면담을 했는데 정확히 나와 또래인 아조시가 오셔서 한 30분 정도 대화를 한 끝에

내가 부럽단다. 당신께서는 현재 멀쩡한 직업을 가지신 분이, 번듯하게 가족도 꾸리신 분이, 회사다닐 때 내 사진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하더니 지금이 훨씬 젊어보인다고.

본인도 자기관리하면서 유튜브나 해보고 싶다고(미친놈인가 내 수입을 말했는데도) 입에발린 엔딩멘트를 주셔서 머쓱으쓱했다.

오늘은 진짜 노는걸 줄이고 일을 하자. 일단 좀 자고 헤헤

꼬들 983 6/6 Kordle.K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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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그래도 성공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