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1973년의 핀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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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의 '역사와 반복'을 읽기 위한 세번째 책 1973년의 핀볼을 읽었다.

 

1973년의 핀볼은, 오랜만에 읽은 하루키의 소설인데, 그래도 이전에 몇권을 읽었었기에 이 책은 좀 편히 읽었다.

 

그 이유는, 하루키의 책을 읽을 때 명확한 내용의 추리를 규정짓지 않고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쥐'라는 인물과 '나'라는 인물, 그리고 '제이'라는 보조적 인물이 그 둘을 연결해준다.

 

 

쥐라는 인물은 1970년을 향해 살아가고,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에 집착하고, 그 여자를 놓아주며 자신의 생을 놓는다.

 

그리고 '나'는 쌍둥이와 함께 살아가며 1969년을 끊어내고, 이후의 삶을 살아간다.

 

핀볼 기계는 그 둘을 가르는 하나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데,

 

  핀볼 기계와 히틀러의 발자취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일종의 저속함과 함꼐 시대의 거품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그리고 그 존재 자체보다는 진화 속도에 의해서 신화적 후광을 얻었다고 하는 점에서 말이다. 진화는 물론 세 개의 바퀴, 즉 테크놀로지와 자본의 투자 그리고 사람들의 근원적 욕망에 의해서 유지되고 있다.

 

위의 문장이 이 책의 내용과 핀볼 기계의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시켜 준다.

 

아마도 이 문장을 쓰기 위해, 하루키는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다분히 든다.

 

 

'쥐'의 인생은 과거로부터의 연장을 사랑에 목매어 있다가 끊어내는 것이고, '나'의 인생은 생의 연장에서 그 뒤를 향해 나아가는 것인데,

 

둘은 핀볼 기계에서 만나고, 1970년 여름의 '나'는 '쥐'의 점수를 보며 사진을 찍어준 뒤, 겨울부터 그 점수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수년의 노력 끝에 그 점수를 넘어선다.

 

이후, 나는 단순한 번역일을 하며 적당한 돈을 벌며 주변에 무관심을 바라는 삶을 살아가다, 당시에 했던 그 핀볼 기계를 다시 찾아내고,

 

그 핀볼 기계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를 넘어 다음으로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지 못한 '쥐'는 죽음을 택하는데, 어쩌면 이 1970년을 기점으로 둘의 인생이 하나로 합쳐진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 하루키의 소설이니.

 

 

하지만, 분명히 이 소설의 시작에서 '다시 돌아왔다.'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과거를 넘어섰다'라는 것은 결국 '과거를 인정한다'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생각된다.

 

 

확실히 하루키의 소설답게 읽는 내내 리듬감이 느껴졌고, 문장 하나 하나의 이해보다 풍경의 이해가 우선되니 잘 읽혔다.

 

이 책이 하루키의 두번째 소설이라는데, 첫번째 작품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도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연달아 읽기는 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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