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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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읽었다.

 

실제 소설은 60페이지 정도라 양이 많고 그렇진 않은데,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이 소설이 바로 그 언론에서 떠들었던, 외교관과의 불륜을 써내려간 그 것이다.

 

그래서라기보단, 이 책에선 중년 여성의 사랑에 대한 열정, 불륜에 대한 감각들이 너무 사실적으로 쓰여져있어서다.

 

 

이전에 읽었던 그들의 말 혹은 침묵에서와는 다른 현실감각이 처절하게 와닿았는데

 

그들의 말 혹은 침묵에서는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 대해 '솔직하게' 서술하기에 그 묘사들을 감성적으로 가져왔음에도 현실적으로 느겨졌다면 

 

단순한 열정에서는 그 순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서술하기에 처절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소설을 잘 쓰여졌다라고 표현한다면, 그 이유로 뽑을 것이, 묘사의 평범성이다.

 

사랑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자세하게 쓰여졌음에도 그 열정은 온전히 감각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무자비한 현실로 다가온다.

 

그녀가 사랑에 대해 써놓은 5-6줄의 묘사를 읽고 나면, 구역질이 나지도, 그렇다고 애절하지도 않고 그냥 '이렇구나'라고 느껴진다.

 

아마 이런 글쓰기가 대단함이 아닐까.

 

그리고 이 소설에서 아니 에르노가 놓인 상황 -끝이 정해진-이 더욱 그런 느낌을 부추긴다.

 

이 책에서 가장 감정적이고 그나마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부분은 마지막인데, 

 

헤어진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로, 이때서야 온전히 이별을 맞이하는 그녀의 감정이 느껴진다.

 

그 부분 뿐이다.

 

그 외엔 그저 묘사를 가장한 현실의 배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내일 회사에서 할 일이 무자비하게 떠오른다.

 

너무 무참하다. 

 

그래서 다른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솔직히 좀 겁도 난다.

 

단순한 열정, 탐닉, 집착 이 세편을 읽고 그녀의 대작(이라고 책 뒤에 쓰여져있는) '세월'을 읽을까 하다가,

 

그냥 세월 만 읽을까 혹은 그만 읽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글쓰기를 읽는 것이 그저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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