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앤 카슨 <녹스>

고대 그리스 문학 전문가이자 <빨강의 자서전> 작가 앤 카슨의 '죽은 오빠를 위한 묘비' 같은 책.

 

이 책을 무어라 묘사해야할지 막막하지만, 대략은 이렇다.

 

 

앤 카슨의 오빠는 어렸을 때 가족들을 떠났고 

 

그렇게 오빠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살던 그녀에게 

 

어느 날 오빠의 부인이라는 사람에게서 오빠의 부고를 듣게된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에 오빠라는 존재가 갑자기 등장하며 

 

거기에서 오는 슬픔과 당황스러움이 뭉뚱그려져 

 

그녀는 자신의 기억과 오빠의 흔적을 통해 비어있던 오빠라는 존재에 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 여정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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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바로 '복제본'이라는 점.

 

직접 타이핑 한 각종 고대 그리스 시와 고대 그리스어 단어들 

 

그리고 오빠에 대한 자신의 메모가 약간은 어지럽게 "스크랩"된 책은

 

그녀가 직접 타이핑하고 오리고 찢고 붙여서 만든 <녹스>라는 책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내용 자체가 '상실에 대한 앤 카슨식 접근'이라는 점 외에도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부분이 바로 그것.

 

그동안 출판물에서 보기 힘들었던 예술제본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책은 표지 역할을 하는 상자에 담겨있고

 

내지는 한 장(사실은 긴 종이들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붙여서 만든)의 종이가 아코디언처럼 접혀있는 것.

 

책이라는, 

 

활자와 종이로 이루어진 물건의 물성을 극대화한 하나의 작품 혹은 작품의 복제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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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812.jpeg.jpg

 

 

 

게다가 한국에서 이걸 번역 출판한 출판사가 

 

작품의 완전한 복제와 번역 출판물의 사이에서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는지 

 

글자 하나하나 그리고 종이 한 장 한 장에서 엿볼수 있음도 흥미롭다.

 

평면이 레이어를 이루고

 

그 레이어 안의 평면에 또다른 층위를 부여하는 것.

 

책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달까.

 

 

IMG_8814.jpeg.jpg

 

 

아무튼, 

 

책 좋아하는 힙스터들에게 이 책이 왜 열광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지...

 

확인하고픈 사람들에게

 

구매를 권합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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