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분노의 포도를 다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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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처절한 미국

 

대대로 경작해오던 농지를 자본주의의 확장에 떠밀려 빼앗긴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

 

 

떠밀려 온 캘리포니아에서 그들은 초기 자본주의의 피해자들의 전형을 보여주었으며,

 

이에 저항하며 어떻게든 살아내려하는 처절함에서 생의 목적성 (연결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족은 해체되고,

 

인간다움이 빨갱이로 매도되며,

 

정당방위는 가진자들의 무기가 되고, 

 

그 안에서 미약하게나마 이어지는 삶들은 지금의 현실과 전혀 다름이 없어 더 절절했다.

 

젖을 물리는 마지막 장면은 소설이었기 때문에 아름다웠다고 생각해보았다.

 

 

하나로 뭉치면 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 앞에서 이를 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에,

 

나 역시도 그 비겁함을 두른 채 살고 있어 부끄럽게 소설을 읽었다.

 

 

중간중간 들어간 짧은 현실 묘사들이 처음엔 거슬렸지만,

 

이런 것들이 그저 당대의 서투름으로 넘겨진다면, 

 

이 책은 매우 훌륭했다.

 

조금 더 감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두가지 시선으로 소설을 끌고 갔기에 더욱 완벽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의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 역자들의 번역에서 느껴진 것인데, 어떤 것을 읽어도 명성만큼 좋았다고 느낀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은 정말 좋았다.

 

9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 중 3분의 1 가량에서 예전에 미국 소설들을 읽으며 느꼈던 것과 동일한 거부감이 들었었지만,

 

이후부턴 그냥 서사에 매몰되어 읽어버렸다. 

 

그런 것 치곤, 묘사들이 너무 서사적이고 건조하면서 폐부를 찔러 빠르게 읽지도 못했다.

 

 

가장 좋았던 두 구절을 아래에 적으며, 이 책의 감상을 마친다.

 

 

"일하고 싶어 안달하는 몸과 단 한 사람의 욕구 충족 이상의 목적을 위해 창조하고 싶어하는 마음,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우리가 시간당 25센트를 주겠다고 할 때 30센트를 달라고 하는 개자식들이 다 빨갱이야!"

 

 

댓글 3

나스와제이지 2023.01.25. 20:59
오 이거 읽어보봐야겠네요 일당백 유튜브에서 처음 들어봤던 소설인데 게을러서 안읽고있었는데

갑자기 욕구 확 일었음 ㅋㅋ
댓글
리나군 작성자 2023.01.25. 21:17
 나스와제이지
엄청 재밌게 읽었습니다..
댓글
탁다이도 2023.01.25. 22:39
홀수 챕터에는 그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고 짝수 챕터에 탐 조드일가의 얘기가 나오는 구성이...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음에도 몰입이 잘되더라구요....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로컬라이징해서 만든다면 로자샨역에는 설리나 윤아를 캐스팅해서 만들면 좋을거 같다란 생각을 했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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