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황석영의 '탑'

 

 

탑을 지키는 군인들의 이야기.

 

황석영의 단편집을 읽다보면, 베트남 전쟁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아마도 작가 본인이 그 세대이기도 하고 또 참전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한개 분대 정도의 병력 (7명)으로 그들은 탑을 지킨다.

 

그 탑은 주민들에게 의미가 있으나, 실제로는 사람도 아니고, 중요한 지물도 아니다.

 

다만 종교적 의의가 있는 탑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고, 북베트남 군인들은 그것을 차지하기위해 달려든다.

 

 

그들은 그 탑을 놓고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다가,

 

마지막날 밤, 여러 동료들을 잃으면서 싸워 결국 그 탑을 지켜내지만, 다음날 도착한 미군은 그 탑을 밀어버린다.

 

 

이 소설은 전쟁의 무의미함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그 비참함을 아주 생동감 넘치게 보여준다.

 

전투장면을 이렇게 피부에 와닿게 쓴 글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하지만 그렇게해서 지켜낸 것은 무엇일까.

 

처음엔 의미없다 생각했던 그 탑이 나중엔 혼신의 힘을 다해 지켜낸 것이 되어, 살아남은 분대원들의 마음 속에 무엇인가가 되었을 때,

 

'합리적인' 미군들은 그 탑을 밀어버린다.

 

이 의미는 무엇일까.

 

결국 전투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어줍잖은 동료애따윈 보여주지 않는다.

 

그냥 전투 장면만을 아주 낱낱이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하다.

 

 

이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