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황석영의 '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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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60년대말 70년대초의 간척 사업에서 있었던,

 

소위 '노가다' 일꾼들 중에서도 타지에서 건너와 숙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삶은 차마 인간의 삶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수준인데,

 

매일 급여를 전표로 받지만, 그 전표는 한달에 두번만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고,

 

그 사이에 필요한 물품들은 전표로 밖에 살 수 없는데, 이 때 매점에서는 전표를 제값보다 싸게 취급해버리는 식으로 폭리를 취한다.

 

그들의 숙식비도 마찬가지.

 

타지에서 떠돌이로 도는 사람들이 무슨 돈이 미리 있어서 현금을 지급할 수 있겠나 싶고,

 

수주를 따낸 업체 측에서도 무조건 낮게 공사를 따오다보니, 이런 식으로 노동자의 임금을 뺏어서 그들의 수입을 챙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동혁은 도착하자마자, 이미 자기들 앞에 한번 공사장 측과 싸웠다가 지고 쫓겨난 노동자들을 보게 되고,

 

같은 팀의 숙소에서 다시금 투쟁의 잔불을 되살리려는 사람들과 합류하게 된다.

 

그 안에서 나오는 첩자들, 용역 깡패, 돈 뗴먹는 십장, 조장들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나온다.

 

이 소설에서는 또 '소장'이라는 건설사측 사람도 나오는데,

 

그의 말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건설 현장을 대변한다.

 

 

'사람을 직접 관리하다 문제 생기면 책임지기 곤란하니 오히려 돈이 더 나오더라도 떠맡긴다'

 

 

결국 사람들이 몇 다치고, 깡패들을 몇 때려눕히게 된 뒤,

 

인부들은 다같이 힘을 모아 제대로 한판 붙어보려하나,

 

그 안에서도 또 뻔하디 뻔한 유혹에 많은 사람들은 포기를 하고,

 

결국 주인공은 끝까지 남아, 포기하는 동료들과 먼 곳을 바라보며 결의를 다진다..는 내용인데,

 

우리들의 삶의 현실을 너무 절절하게 보여준다.

 

 

결국 또 속을 것 같지만, 그래도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편안한 삶을 위해 투쟁을 정리하는,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속이는 건설사들, 그리고 이용 당해주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이용당하고 버려질 깡패들.

 

이 모든 사람들이 한데 모여 우리의 산업화 근대화를 이뤄낸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기 그지없다.

 

나는 그저 운좋게 사무직 노동자의 자식으로 태어나 그래도 조금은 덜 힘든 어린시절을 겪었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삶이 많은 사람들의 최소한 나같은 삶보단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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