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신영복의 '강의' - 서문, 오래된 詩와 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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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성공회대에서 동양고전 독법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구어체로 책이 서술되어있고, 상당히 읽기 편하나,

 

신영복 선생의 책답게, 읽기는 편하나 생각이 필요해, 읽고 나면 조금 지친다.

 

 

서문에서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명, 차이에 매몰되지 말라는 언급도 되어있다.)

 

동양철학은 '관계'에 집중한 반면, 서양철학은 '존재' 혹은 '개인'에 집중했다.

 

그런 서양철학이 세계의 주류가 되었기에, 필연적으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가져왔으며, 

 

이는 지금의 자연, 소외 등의 현상적 문제점들을 불러 일으켰다.

 

반면 동양철학은 '존재가 아닌 관계'에 주목하였기에, 이는 지금의 현상적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썼다.

 

동양철학의 주가 된 유가의 서적들은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것들이 많은데, 그 시대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였다.

 

모두가 국가를 부흥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던 시기이고, 그런 혼돈 속에서 수많은 사상이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 다소 인본주의적인 유가와, 이에 비해 더욱 자연과의 관계에 주목한 도가가 서로를 견제하며 그 사상의 깊이를 더했다는 이야기도 실려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결국 지금의 체계는 뒤집히는 시기가 올 것이며, 이 때 완전히 새로운 철학이 다시금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인데,

 

이 때 동양철학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의 현상 문제점들을 바라보며, 이 체제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그 대안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 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오래된 詩와 言' 편에서는 시경, 서경, 초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국풍國風이라하여, 민중들의 이야기 위주로 풀어나갔다.

 

그 당시 민중들의 삶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주는데,

 

이 부분에서 주목한 것은, 모든 이야기를 그 시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사역을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이야기,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 등이 실려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초사를 다루면서 나온 낭만주의에 대한 해설인데,

 

낭만주의는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빠지거나, 현실에 대한 소극적 태도로 비판받는 점이 있지만, 

 

춘추시대와 같은 대 혼돈의 시대에는 이런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쓰여져 있었다.

 

 

 

주역에 대한 이야기는 전체가 흥미로웠다.

 

점은 일반적으로 상, 명, 점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상(인상, 수상)과 명은 정해진 뜻인 반면, 점은 선택의 과정에 놓여있는 것이므로, 주역이 철학이된다고 해설한다.

 

주역에 깔려있는 것은 관계론인데, 괘의 위치가 중요한 것을 인간의 위치가 중요한 것과 맞추어 설명한다.

 

인간의 자리(위치)는 과하지 않아야하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은 서양철학적인 이야기이고,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해설했다.

 

이 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인데, 어느 위치에 무슨 괘가 놓이는 것 이상으로, 괘와 괘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것을 인간의 관계와 대응시킨다.

 

가장 좋은 괘라고 나와있는 지천태괘는 사실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는 형국으로, 진리가 뒤집힌 모양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정반대의 세상이기에 서로 만날 수 있고, 그리하여 혁명까지도 보이는 것이다. 

 

이런 혁명이 없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게 되므로, 결국 이것은 좋은 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64괘 중 마지막인 화수미제는 미완의 괘인데,

 

'강을 건너는 여우가 막판에 꼬리를 살짝 적신다.'는 그 해설은, 세상의 이치를 보여준다.

 

완전한 완성은 관념적인 것이며, 결국 이를 위해 노력하다보면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며, 완전한 이상을 위에 두고 최대한 노력을 경주하는 과정이 올바른 것이라는 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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