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톰소여의 모험 다 읽음

 

 

어제 저녁에 30페이지 정도 읽고, 그냥그렇네..라는 생각으로 남겨뒀다가,

 

오늘 오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단숨에 400페이지를 읽어버림.

 

 

정말 미친듯이 재밌게 읽었다.

 

 

우선적으로, 당대의 미국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들이 돋보이는데,

 

목사, 판사 들은 모두 허례허식에 가득 찬 위선적 인간으로 묘사하고,

 

이에 대비해 아이들은 아주 철저하게 순수하게 나온다.

 

그들의 짓궂은 장난까지도 사랑스럽게 묘사하여, 이런 대비가 당대 미국 사회의 위선적이고 황금만능주의적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여주었다.

 

가장 압권은 교회와 학교의 모습인데,

 

도덕과 지식의 매개장소인 두 곳은 굉장히 억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묘사하였는데,

 

교회는 모든 사람들이 다 위선적인 곳으로, 학교는 나태한 선생들의 폭력적인 장소로 묘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어른들이 있는데, 이는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 그리고 흑인들로,

 

그들간의 유대와 사랑이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것이, 아마도 마크 트웨인이 이상적으로 그렸던 사회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런걸 다 떠나서 이 책은 재미있다.

 

나무위키를 보면, 성인들이 읽던 책을 아이들이 읽다가 아이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었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참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읽어도 미칠듯이 재미있다.

 

마냥 가볍게 보기에는 날카로운 풍자들이 좀 있긴 하지만, 당대의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런 모습까지도 통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구성도 훌륭하다.

 

이 책의 초반 100페이지 이상을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그리는데 할애한다.

 

그리고 이후, 아이들의 장난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의 목격, 그리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까지.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기에 뒤의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아이들의 시점에서 묘사되어있고, (심지어 풍자까지도)

 

마지막 엔딩까지도 철저하게 아이스럽다.

 

아이의 시점으로 묘사를 잘했다...는 책들은 읽어봤어도, 아이의 시점으로 구성과 스토리를 다 끌어올렸다는게 참 좋았다.

 

 

 

너무 즐겁게 읽어서 다음 책은 뭘 읽을지가 고민이다.

 

읽고났는데 좀 마음이 들뜨고 설렌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 이런게 아니라, 저런 마음을 갖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박히는 좋은 소설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칭송하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드물다.'라고 했는데,

 

자신이 쓴 소설이 고전이 되어, 지금까지 남들에게 칭송받게 될거란 사실을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