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아트 슈피겔만의 쥐 (MAUS)를 읽고
- 리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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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갑자기 읽고 싶어서 산 책.
홀로코스트와 생존자의 삶에 대해 다룬 이 만화책은, 진심으로 재밌었다.
재밌었다는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무례할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나는 굉장히 잘 읽어냈다.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이 살아남기 위해선 몇번의 행운과 타고난 손재주가 있어야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아남은 유대인에게 뿌리깊게 박힌 반공주의와 또 흑인에 대한 차별감은,
굉장히 생생하게 내게 다가왔다.
모든 유대인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그 각자의 삶을 통과해 나오고 나서 어떤 형식으로 변해갔는지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행했던 수많은 행동들, 생존의 벼랑에서 마주하지 못하는 죄의식들은,
그 모든 것을 정당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굉장히 인상깊었던 구절은, 작가가 자신의 정신 담당 주치의와 만나면서 나눴던 대화 중,
의사 : 당신은 살아남은 당신의 아버지를 존경하나요?
작가 : 당연히 존경하죠.
의사 : 그렇다면 죽은 사람들은요?
이 부분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고 표현하는 그 논리 자체를 무참하게 짓밟아버렸다.
이 책의 앞에는 신영복 선생과 이영복 교수의 추천사가 있는데,
신영복 선생의 것 중 일부를 적어본다.
만화라는 단순화되고 완화된 양식으로 긴장도를 훨씬 낮추어 놓으면서도 도리어 독자로 하여금 비극의 바닥에까지 이끌고 가서 이윽고 역사의 실상 앞에 맞세워놓는다.
그리고 이 책에서 유태인을 쥐로 표현한 것 (히틀러와 미키 마우스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왜 유태인을 쥐로 그렸는지를 설명한다. 그것만이 다는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자신에게 쥐의 가면을 씌워놓은 것을 보며,
이 생존자, 후손을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아야하는지,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300페이지 남짓 만화책 읽는데 5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좋은 책이었고, 애들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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