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고양이 똥

 

금연 아파트라 단지 밖에 담배 피러 나갔다.

 

흡연 장소 근처에는 주민들이 설치해놓은 고양이 집이 있고,

 

그 근처에는 늘 고양이들이 몇마리씩 있다. 아마도 밥을 주기 때문일 듯.

 

 

늘 바라보던 곳에 시야를 고정시키고 담배를 피는데, 커다란 똥이 보였다.

 

사람이 저기서 쌀 리는 없고, 분명 짐승의 똥일 것인데, 아마도 고양이들이 많이 다니니 고양이 똥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엔 너무 크다.

 

어제 밤에 싼 똥은 (어제 자기 전까지 못봤으니) 추운 날씨에 아직 그 형태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오정희 작가의 소설 '옛 우물'를 읽기 시작했다.

 

그 곳에는 똥으로 거름을 짓는 남편 선배의 부인이, 그 풍기는 냄새에 미안했던지 이런 말을 한다.

 

 

똥이 썩을 때의 빛깔은 얼마나 형형색색으로 예쁜지 몰라요. ('옛 우물' 중)

 

 

 

금연 아파트라 단지 밖까지 걸어나와 담배피는 내 보습이 부박한지,

 

큼지막하게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고양이 똥이 더러운지 모르겠다.

 

사실 고양이 똥이 아니라, 굳이 거기다가 싸지른 인간의 똥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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