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서정주의 본모습은 그의 시 '자화상'을 통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생각합니다.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믈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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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는 이 시에서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이 시는 추후 자신의 친일행각에 대한 자기 변명의 시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힘들게 살아온 어린 시절,

 

아버지는 종이고, 외할아버지는 본적도 없고, 

 

자신을 키운것은 세상의 바람이었으며, 

 

자신을 죄인과 천치로 보아도 본인만 떳떳하면 된다는 그 말. (지금은 이 구절이 이렇게 읽히네요.)

 

 

피묻지 않은 이야기는 없다. 

 

내 인생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솔직히 언젠가부터 이렇게 읽혔어요. (글로 쓰긴 처음이지만)

 

 

 

저렇게 생각하면 맞죠.

 

일제시대엔 친일, 군부 독재엔 전두환 찬양. 사후에는 집 철거.

 

이런 그의 인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가 자화상이 아닐가 싶습니다. 

 

제목도 참 잘 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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