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부침개

  부침개는 잔치음식이며 제례음식이다. 보통의 때에는 잘 하지 않는다. 잔치나 제례용으로 부침개를 하려면 그 양을 많이 잡아야 하는데 일반 가정에서는 커다란 부침개판이 없어 부침개를 할 때마다 큰 곤욕을 치르고, 따라서 일상에서는 자주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막걸릿집에서 부침개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 술자리가 잔치와 제례의 흥겨움을 되새기게 하는 자리였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막걸릿집들은 대체로 시끌벅적한데 여기에 고소한 부침개 냄새가 퍼지면 잔칫집이거나 명절날의 고향집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막걸릿집들이 도심보다는 주택가 골목에 몰려 있는 것도 마을 잔치의 벅적함을 즐기려는 욕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막걸릿집에서는 으레 동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큰 소리로 웃고 떠든다. 그들의 기분에 맞출 수 있는 음식으로 부침개만 한 것은 또 없을 것이다.

- 한국음식문화박물지 (황교익 著), 부침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