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가짜사나이

 특수부대 체험을 하는 컨텐츠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챙겨보고 있었는데요,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영상은 보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한계를 극복하는 경험은 그게 육체에 관련된 것이든 정신에 관련된 것이든 훌륭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여겼던 것들이 단지 관념일뿐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샤말란 영화의 결말을 보는 것처럼 흐릿했던 것들이 또렷해집니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계가 조금씩 확장되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문이 듭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가혹한 경험을 가지고 성숙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스스로 증명해냈다는 승리의 경험에 심취하여 자신이 남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이들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내 세계를 제외한 다른 세계의 무게를 하찮게 여깁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그치지 않고, 너는 할 수 없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른 것이지요. 왜 같은 경험을 하고도 누군가는 귀감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만한 인간이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건 아마도 이러한 극복의 경험이 더 나은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훌륭한 재료일 뿐, 경험 그 자체만으로 이루거나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유가 더해지지 않은 극복의 경험은 그저 고생일 뿐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괜한 고생이겠지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경험을 재료로 나만의 답을 찾는 것. 그리고 그 답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나의 쓸모를 찾는 것. 중요한 건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에 달려있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허지웅

댓글 1

금개구리 2020.10.13. 12:12
가짜사나이 관련 글 중 그나마 제일 공감 가는 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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