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머레이 북친의 사회적 생태론과 코뮌주의』 2회독 하면서

사족

이 글을 읽기 전 내게 머레이라는 이름은 영화 조커에서의 머레이가 전부였다.

이 글을 읽은 후 내게 머레이라는 이름은 두 명이 되었지만 문장은 하나다. "머레이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머리가 좋지 않아 재독을 몇 번 씩이고 해야 했다.

 

 

해설에서 언급됐듯 이 책은 머레이 북친이 쓴 책 중 가장 친절한 편에 속하는 책이다. 아마 머레이 북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첫 시작은 이 책으로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사회적 생태론에서 말하는 자연은 우리가 흔히 묘사하는 전원적인 풍경과 거리가 멀다. 북친은 그런 풍경을 보면서 우리가 무심하게 갖고 있던 "인간과 자연을 갈라서 보는"(30p.) 생각을 교정하도록 요구한다. 북친이 말하는 자연은 그런 보여지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기에, 좀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즉 "인간과 자연 진화를 분리시키는 주장들")(26p.)이 "인간에 대한 증오를 잠재적으로 품고 있다"며 조롱한다. 만약 인간 이외의 자연을 낭만적인 '야생'으로 간주하며, 그것만을 진정한 자연으로 여길시, 자연은 이제 인간의 혁신 능력, 통찰능력, 창조능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한되고 갇힌 영역이 되어버린다며 경계한다.

 

그렇다면 북친의 자연은 뭘까.

우선 진화의 역사에 뿌리를 둔, 즉 단순 첫 번째 자연한 야생이 아닌 유기체들의 배합으로 이뤄진 세포의 모임이 진화 과정 자체를 생물학적 자연, 첫 번째 자연(first nature)이라 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간 특유의 사회적 특성을 사회적 자연, 두 번째 자연(second nature)이라는 명칭으로 자연 안에 편입시킨다. 그러면서 이 두 번째 자연을 자연의 영역에서 배제시키는, 그러니까 인간을 지구의 외계인이나 벼룩 취급을 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그리고 그런 이들에 의해, 인간의 두 번째 자연은 에덴동산을 만들지 못했다며 첫 번째 자연에서의 창조적인 것, 동적인 것들을 강탈해오며 결국 인간 생명 자체를 억누르는 사태가 되었다고 한다.

북친은 이러한 세태가 벌어진 원인을 위계구조와 지배의 등장에서 보고 있다. 인간들끼리의 위계구조에서 자연을 위계구조의 하위로 넣으려는, 승리를 향한 충동이 있다면서.

 

그리고 이러한 충동이 현대자본주의에 와서는 "성장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정교해지고 선으로 포장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북친은 "현대 자본주의란 구조적으로 비도덕적이"(55p.)라고 한다. 그래서 북친은 자본주의와의 타협을 거부한다.

 

사회적 생태론의 관점에서는 세계관의 변화만으로, 과학적, 기술적 합성으로 사회가 성장하지 않는다 한다.  성장은 시장 자체가 만들어내는 '도덕적 고려나 윤리적 설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북친은 주시한다.

 

자본의 유입과 기술 혁신의 밀접한 관계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북친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경쟁에서 지면 끝이기에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53p.)을 주목하고 있다.

 

북친의 실천적 목표 중 하나인 코뮌주의가 지향하는 건 경제의 국유화(레닌주의)냐 아니면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자본주의)냐에 있지 않다.

그것을 이루는 근간인 사회적 생태론의 뿌리가 "마르크스 같은 급진 사상가의 이론을 배경으로"(101p.) 하면서도 "전개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친은 이 뿌리를 지키기 위해 "좌파 전통을 욕되게 하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102p.) 해설은 이에 대해 첨언하면서 "현대의 일부 아나키즘운동, 공동체운동, 생태운동에 나타나는 복고주의, 반기술주의등을 반대한다"(177p.) 했다.

즉 기술의 인간적 사용 가능성을 옹호(원시적 삶, 내핍 생활, 극기 등을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물질적 향유와 여유를 강조한다(144p.).)하고 계몽과 인본주의의 이상, 혁명전통을 계승하고자 한다면서 나름의 대한 정치이념인 리버테리언 지역자치주의(소규모 지역공동체 연합)를 주장한다.

 

----

 

사실 아직 완벽히 이해가 되지 않은 편이라 정리도 난잡한 편이다.

 

그래도 이런 똥이라도 싸야 내가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에 남긴다.

댓글 4

잼아저씨 작성자 2021.07.19. 12:04
 고정닉
사람들 많은 곳에서 총 맞을 것 같긴 합니다
댓글
순딩순딩한리나군 2021.07.19. 12:10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켜 이해하려는 시도가 참 많지만 저 역시도 이 내용에 일부 동의합니다.
결국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 역시 진화의 한 형태이며, 자본주의도 결국은 무언가로 극복되어질 것이라 생각해요.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일까..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지역주의는 예전부터 나온 말인데, 아직도 큰 성과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댓글
잼아저씨 작성자 2021.07.19. 12:14
 순딩순딩한리나군
북친은 그리하여 마지막엔 인간이 이를 이룰 수 있을 만큼 이성적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죠.

소규모 지역 자치란 무얼까. 전 아직 모르므로 좀 더 공부를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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