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잡스런 잡지 2] 세계를 보는 창, 르몽드 디플로마티끄

잡지는 지금 시대엔 참 어울리지 않는 매체다.

 

인터넷보다 느리고 쉽게 돌려보기도 힘들며 치고 빠지는 자극성도 없다.

 

다만 여전히 잡지라는 매체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건 잡지가 가지는 '잡'스런 매력 때문일거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들만큼 '잡스럽지만, 편집되고 확인되고 나아가 통찰력 있게 큐레이션 되었다는 것.

 

주변에 잡지 읽는 사람을 쉽게 만나기 힘든 세상이지만

 

여전히, 잡지들은 잡스러운 내용을 담아 세상에 나오고 있다.

 

'취향'이라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리고 있는 잡스러운 것들을 [잡스런 잡지]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소개해본다. 

 

 

 

 

[Le Monde Diplomatique; 르몽드 디플로마티끄]

 

TV와 인터넷, 핸드폰을 제외하고

 

살면서 가장 오래 구독하고 있는 '무엇'을 꼽는다면 

 

나에겐 단연 '르몽드 디플로마티끄'가 그것이다.

 

2008년 창간호부터 구독을 해왔으니 벌써 십 년이 넘었다.

 

 

그간 몇몇 이들에게서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르몽드 왜 읽어요?"

 

거기에 대한 내 답은 항상 같다.

 

"허영심 때문에...."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적인 허영심은 내 삶을 추동하는 엔진과 같다.

 

'있지 않은 것'을 '있어 보이게 하는 것'

 

그 전제는 나에게 있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기에 

 

있지도 않은걸 있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무지에 대한 인정. 그리고 그것을 채워 무지하지 않게 보이고자 하는 욕구.

 

물론,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에는 또 다른 태도의 문제가 따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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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는 창'

 

르몽드 디플로마티끄에 대해 촘스키 할아버지가 했다는 말이다. 

 

이만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정체성을 짧게 설명하는 말이 없으니, 

 

매체 자체도 자신들의 홍보용 타이틀로 사용하고 있다.

 

 

월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제목 자체에서 알 수 있다.

 

프랑스 일간지인 '르몽드'에서 만드는 '디플로마티끄(외교)' 매체.

 

한마디로 국제뉴스를 다루는 매체다.

 

 

프랑스 언론사가 내는 국제뉴스 잡지가 왜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지는 

 

우리 언론의 지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세계를 보고

 

그 언론은 미국의 시각으로, 미국의 언론을 통해 세계를 본다.

 

한쪽 방향으로 창이 열려있으나 다른 3면에는 벽이 막혀있어 주변을 고루 돌아보지 못하는 셈.

 

그래서 르몽드 디플로마티끄를 통해 그나마 반대쪽 벽에 창을 내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거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 그게 우리와 어떤 영향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존재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들.

 

 

그렇다고 르몽드 디플로마티끄 자체가 완전한 균형추를 유지해주는 장치는 또 아니다.

 

프랑스 역시 현재 또는 과거에 수많은 식민지를 경영했고 

 

여전히 과거 식민지들이 프랑스의 영향 아래 존재하고 있기에 

 

약간, 프랑스 중심의 국제관계 위에 토픽들이 놓여있다.

 

다만 지금껏 가려져 있던 부분들을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완전히 기울어져버린 추를 조금은 끌어당기는 효과 정도는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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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지로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는 별개로

 

이걸 읽는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부분들은 사실 따로 있다.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꽤나 팔딱거리는 사회학적 논의들, 철학적 논의들에 소외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다는 것.

 

물론, 뉴레프트리뷰 식의 어떤, 깊이는 월간지라는 형식 때문에 기대할 수 없지만

 

쭉 따라만 읽어도 국경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담론'들'에 대해서 흐름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지면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국내필자들의 공간은

 

국내 문제에 대한 진지한 담론의 장으로서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잡지를 읽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독해의 난이도다.

 

내가 잡지를 선택하는 기준인, 똥싸면서 읽는게 가능한지 여부로 따지자면 불합격이다.

 

 

이 책의 난이도를 높이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장 큰 허들은 개념어의 반복이다.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글이 많다는 말.

 

이건 사회과학계열 도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약점일거다.

 

하지만 이 첫번째 허들을 더 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 잡지의 3분의 2 정도가 번역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전체적으로 보아 번역의 질은 꽤 높은 편이지만 가끔씩, 혹은 종종 

 

월간지를 빠르게 번역하는 데서 오는 편집상의 오류들이 눈에 띈다는 점은 아쉽다.

 

게다가 이 잡지의 원천 발행국이 프랑스라는 점은 인내를 좀 필요로 한다.

 

프랑스식 글쓰기의 맛을 좀 아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불란서 친구들 글쓰기 방식은 읽고나면 "그래서 결론이 뭔데?"하는 식이다.

 

약간 독자에게 결론을 넘겨버리는 느낌.

 

 

더불어, 타블로이드 판형의 신문으로 인쇄되어오던 잡지가 

 

몇년 전 일반 잡지의 형태로 제본 방식을 바꾼 것도 사실 문제다.

 

이걸 설명하기 좀 복잡하지만, 

 

업계 용어로 '편집이 좀 벙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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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점만 그득한 잡지임에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알맹이가 생각보다 진국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라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싶은가?

 

그럼 구독을 권한다.

 

 

 

잡지 홈페이지는 여기로...

 

https://www.ilemonde.com

 

종이잡지 1년 구독 162,000원, 온라인 구독 130,000원

 

구독은 아래로....

 

https://www.ilemonde.com/com/com-6.html

 

 

 

 

<다음은 뉴필로소퍼를 소개합니다>

 

 

 

 

 

댓글 13

고정닉 작성자 2022.01.10. 14:41
 동동쟝츄르내가먹음
커뮤니티 키배에서 이기게 해주는 건데 16만2천원이면 싼거지.
댓글
애플체리드링크 2022.01.10. 15:30
솔직히 말하세요 한명 구독할 때마다 뽀찌 얼마씩 받기로 했나요
댓글
고정닉 작성자 2022.01.10. 15:35
 애플체리드링크
흙흙 그랬으면 좋겠다
댓글
고정닉 작성자 2022.01.10. 15:41
 스윗철매
놀리시네
댓글
J 2022.01.10. 15:47
비싸요 선생님
댓글
고정닉 작성자 2022.01.10. 22:48
 사실은이렇습니다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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