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6라운드 후기: 너무나도 기다린 첫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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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조성환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인 성남전에서 패하며 홈 2연전을 내리 패배하게 된다. 하필 상대는 강등권 경쟁팀인 광주-성남이었기에 더 뼈아픈 패배였고, 이 패배로 인해 인천은 11위(수원)와의 승점차가 9점으로 벌어지게 된다. 인천에게 점점 강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 보였다. 이렇게 좋지 않은 팀 상황 속에서, 인천은 대구로 원정을 떠난다.

(8월 16일자 DGB대구은행파크)

 

 

인천의 선발 라인업은 꽤 큰 변화가 있었다. 8라운드 부산전 이후로 처음으로 백3를 가동했고, 직전 경기와 비교해서 6명의 선수가 바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주, 임은수, 김준엽, 김연수가 오랜만에 선발로 복귀했고, 심지어 이태희는 이번 시즌 첫 출전이었다.

높아진 수비라인, 넓어진 간격:

인천은 오랜만에 백3를 들고 나왔지만, 이전에 보여준 백3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수비라인은 이전보다 높았고 오반석과 김연수는 넓게 벌리면서 측면 미드필더 숫자 싸움에 도움을 주었다. 특히 오반석은 김성주가 올라가는 공간을 커버하면서 좌측 풀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그 공간을 양준아-김연수-김준엽이 좁히면서 가끔은 백4의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준석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었고, 이준석이 중앙으로 좁힐 때 김성주가 측면을 파고들어 공격에 가담했다. 비록 부상으로 이른 시간에 교체되긴 했지만, 이준석은 특유의 드리블과 스피드, 센스를 보여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무고사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번 시즌 본인의 리그 첫 공격포인트였다.

임은수는 수비라인 앞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면서 넓어진 라인 사이에 패스길을 만들어주었다. 그 옆(혹은 앞)의 김도혁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볼을 받아주면서 인천 선수들에게 패스를 넣어주었고, 수비 시에는 경기장 곳곳에서 볼을 탈취하면서 대구의 공격을 차단했다. 전진드리블을 통해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최근 김도혁의 상승한 폼을 대변하는 듯 했다.

아길라르는 딱히 정해진 위치 없이 중앙과 양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에 가담했다. 아래서부터 볼을 받아 전진하기도 하고, 특유의 키핑과 킥으로 무고사와 이준석을 지원했다. 공간이 났을 때는 망설이지 않고 중거리 슛을 시도하면서 대구의 골문을 위협했다.

무고사는 이 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그동안 받았던 비판을 씻어내리는 움직임과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다. 파울로 취소되기는 했지만 경기 초반부터 좋은 슈팅 감각을 보여주었고, 결국 센스 있는 왼발 슈팅으로 팀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최근 무고사가 비판받았던 부분은 골 결정력과 더불어 박스 안으로의 침투였는데, 이 날 무고사는 그러한 비판점들을 모두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유기적인 포메이션 변화:

후반 들어 인천은 전반과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임한다. 문지환이 부상을 입은 임은수 대신 투입되었고, 김도혁과 이준석이 그 옆을 보조하는 메짤라 형태로 위치하게 된다. 이준석은 전반보다 한 칸 내려와서 보다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준석의 부상 이후로 투입된 송시우도 본인이 평소에 뛰는 위치보다 낮은 곳에서 수비 가담에 집중했다. 문지환은 백3 앞에서 대구의 패스길과 크로스를 차단했고, 본인의 피지컬을 활용해 볼을 지켜내면서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58분, 김연수가 부상당하자 강윤구가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경기 종료까지 조성환 감독은 계속해서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해주면서 전술 변화를 시도한다.

강윤구의 투입 직후, 문지환이 센터백의 중앙으로 내려가면서 양준아-오반석과 백3를 이룬다. 김성주가 미드필더 위치로 올라가서 측면과 중앙을 커버했다. 인천은 강윤구와 김준엽을 전반보다 내려서 5-3-2 형태로 수비했고, 얼마 뒤에는 아길라르까지 우측 측면으로 내리면서 5-4-1 형태를 만들었다. 김성주는 강윤구 앞에서 측면과 하프스페이스를 동시에 커버했는데, 몸이 불편했는지 완전히 좋은 컨디션을 보이지는 못했다.

후반 25분 있었던 쿨링브레이크 이후, 인천의 포지션은 다시 한번 변화한다. 강윤구가 백3의 좌측 스토퍼로 이동했고, 오반석은 우측 스토퍼로 위치를 바꾼다. 김성주가 다시 좌측 윙백으로 내려왔고 문지환은 미드필더 위치로 올라갔다. 아길라르는 최전방에 위치하면서 무고사와 투톱을 이루기도, 수비 시에는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해주기도 했다. 후반전 내내 조성환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아길라르에게 수비 위치를 지정해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윤구의 센터백 기용은 김대원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김대원이 우측에서 안쪽으로 접어들어올 때, 강윤구는 하프스페이스 위치에서 김대원에게 오른발 각도를 내주지 않으면서 상대를 봉쇄했다. 양준아는 경기 내내 동료들에게 소리치면서 수비 라인을 이끌었다. 쿨링브레이크 때도 선수단을 독려하면서 집중하게 하는 모습은 양준아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정신력, 그리고 첫 승:

수비 위치에 많은 숫자를 두면서 한 골을 지키기 위해 힘쓴 인천은 몸을 날려 가면서 대구의 슈팅을 막아내었다. 이태희는 이 날 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인천의 수비진은 11번의 블락을 기록하며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었다. 임은수와 김연수는 피를 흘려가면서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교체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김성주 또한 끝까지 뛰어다니면서 수비에 가담했다. 아길라르도 이미 체력이 바닥난 것처럼 보였지만 코칭스태프의 지시 아래 경기 막판까지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결국 인천은 무고사의 골을 지켜내면서 대구에게 이번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16라운드만에 거둔 승리였고, 2라운드 성남전 이후 처음으로 거둔 클린시트였다. 35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전후반 14분의 추가시간 속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다리에 아이싱을 한 선수들도 절뚝거리면서 환호했고, 양준아는 눈물을 쏟았다. '캡틴' 김도혁이 양준아를 안아주었다.

어떻게든 승리가 필요했던 인천이었기에 이번 승리는 어느때보다도 귀한 승리였다. 이 승점 3점으로 인해 인천은 11위 수원과의 승점을 6점으로 좁혔고 강등권 탈출의 희미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무고사의 부활, 이태희의 화려한 복귀, 양준아의 리더십 등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다만 아직 인천은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은 시즌은 길기에 냉정을 찾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인천의 다음 상대는 '리그 11위' 수원이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63900695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돌아온히든인천

댓글 9

휘진셀루 2020.08.18. 15:47
계속 포메가 바뀌다보니 경기 읽기 엄청 힘들었음ㅋㅋㅋㅋ
댓글
심PD 작성자 2020.08.18. 16:46
 한프
그게 머죠...?
댓글
한프 2020.08.18. 17:24
 심PD
여기서 하는 Sns 계정 있음
댓글
심PD 작성자 2020.08.19. 09:20
 한프
저야 감사하죠ㅎㅎ
댓글
챠디 2020.08.18. 17:44
공세 힘겹게 막아내는거 보기 너무힘겨웠지만 그만큼 단단하게 막은적이 올시즌 첨이라 감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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