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담배가 일으킨 비행기 추락,바리그 항공 820편 추락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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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 11일,파리 오를리 상공.

134명이 탄 B707-320C 한대가 하늘위를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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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바리그 항공(브라질의 대표 항공사로 2006년에 파산했다) 820편.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파리 오를리 공항을 경유하여 런던 히드로 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으로 이날 820편의 기장은 지우베르투 다 실바,부기장은 알비우 바소,항공기관사는 클라우노르 벨로,항법사는 지우마르 다 쿠냐였고 이들 모두 바리그 최고의 베테랑 조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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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장장 11시간이나 되는 대서양 횡단 비행끝에 경유지인 파리 오를리 공항 근처까지 온 820편은 곧바로 착륙을 위해 오를리 공항을 향해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약 10분후면 오를리 공항에 도착하는 시점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한 승객이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달려나와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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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들은 확인을 위해 객실 후방에 위치한 화장실로 달려갔고,화장실이 흰 연기로 가득찬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승무원들은 곧바로 후방 화장실의 전력을 차단한 후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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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소화기가 완전히 빌때까지 진화작업이 이루어졌음에도 화재는 전혀 잠잠해지지 않았다.

결국 승무원들은 산소마스크와 여분의 소화기를 가져오기 위해 일시적으로 진화작업을 중단하고 객실 앞쪽으로 이동했고,그동안 화재는 더욱 거세져 화장실 앞의 일반석에까지 연기가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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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지경까지 다다르자 조종실에 있던 820편의 조종사들도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고,조종사들은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급히 비상착륙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승무원들은 급히 객실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날개쪽 비상구 하나를 열려고 하거나 에어컨을 가동시켜서 연기를 줄이고 화재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승무원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화재는 계속해서 확산되었고,얼마 지나지 않아 일등석에까지 연기가 번지게 되었다.

산소마스크가 화재 확산의 위험때문에 지급되지 않아서 결국 다수의 승객과 승무원이 질식하기 시작했고,한 승객은 자신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승무원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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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편이 공항에 18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었을때엔 급기야 조종석에까지 연기가 밀려들어오기 시작했고,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조종석을 뒤덮어버려 조종사들은 아무것도 볼수 없게되었다.

결국 조종사들은 모든 사람이 질식하기 전에 오를리 공항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고 오히려 무리하게 오를리 공항에 가려고 하면 도시에 추락해 인명피해만 키울것이라고 판단했고,오를리 공항 주위가 평야인 것을 이용하여 820편을 비상착륙시키기로 했다.

조종사들은 급히 랜딩기어와 플랩을 작동시킨 후 820편을 하강시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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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4분 경,820편은 공항에서 5KM 떨어진 한 농부의 양파밭에 비상착륙했다.

비상착륙 중 농장의 과일나무와 충돌해 왼쪽 날개가 부서지고 조종사들이 부상을 입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놀랍게도 820편은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고 멈추는 데 성공했다.

비상착륙에 성공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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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조종사들과 조종석에서 비상착륙을 도왔던 승무원들은 (안전벨트를 매지 못해 사망한 한명을 제외하고) 전부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은 객실 쪽으로 탈출하는것이 연기때문에 불가능해서 820편 조종석부분의 깨진 창문을 통해 탈출했고,820편에서 빠져나온 후 객실에 있는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탈출하길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무언가 이상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승무원 두명이 비상구를 열고 탈출한 이후론 아무도 820편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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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7분후 소방대가 도착해 구조작업을 시작한 후에야 승무원들은 820편에서 승객들이 탈출하지 못한 이유를 알수있었다.

이미 탑승자 절대다수가 질식한 상태였던 것이다.

820편이 비상착륙을 위해 하강하는 시점에서 이미 조종석을 제외한 나머지 객실엔 치사량 수준의 일산화탄소가 가득 차있었다.

결국 820편의 탑승객 대다수는 비상착륙 이전 시점에서 이미 질식사한 상태였었고,비상착륙 직후 시점에서 생존한 상황이었던 승객들도 이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의식을 잃은 상태여서 거동이 불가능해 결국 그대로 사망한 것이었다.

소방관들은 이미 탑승자 다수가 사망한 상황에서도 처절하게 노력하며 남은 생존자들이라도 구출하려 하였지만 정신을 잃은 승객 한명과 승무원 세명(여기서 구조된 생존자들 중 승무원 두명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한명은 치료중 사망해 공식 기록에는 생존자에 포함되지 않는다)을 발견한 것을 제외하면 그 어떤 생존자들도 찾지 못했고,결국 이 네명만을 데리고 밖으로 나올수밖에 없었다.

820편 탑승자 134명중 오직 11명만이 생존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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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벌어진 이 대참사에 프랑스와 브라질 전역이 경악했고,BEA(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은 즉시 조사단을 꾸렸다.

조종사들과 승무원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조사단은 기체 후방에서 일어난 화장실 화재가 820편 추락의 원인이라는 것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과연 무엇이 화장실 화재를 일으켰는지 알기위해서 조사단은 후방 화장실 부근의 잔해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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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조사단은 화장실 쓰레기통에 불탄 담배꽁초가 있는것을 발견했고 조사단은 이제 사고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할수 있었다.

사고원인은 담배꽁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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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항공기 내부에서 흡연이 가능했고,이때문에 승객들이 화장실에서 몰래 흡연을 한 후 꽁초를 쓰레기통이나 변기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날 820편의 탑승객중 한명도 별 생각없이 꽁초를 대충 끈 후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그 꽁초는 제대로 불이 꺼지지 않은 상황이었고,설상가상으로 쓰레기통 주위에는 다수의 종이타올들이 널려있어 불이 쉽게 커질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결과 다시 커진 꽁초의 불이 종이 타올들에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820편의 화재가 시작된 부분은 담배꽁초가 발견된 부분이었고 담배꽁초 주위에선 다수의 타다 만 타올들이 발견되었다.

결국,작은 담배꽁초 하나가 보잉 707기 한대와 123명의 목숨을 집어삼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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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랑스 1611편

 

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사고원인일 확률이 높다고 발표했고,추가로 불과 5년전에 같은 원인으로 에어프랑스 1611편이 지중해에 추락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앞으로 항공사들은 화장실에 연기감지기를 설치하고 쓰레기통을 불연성 물질로 제작해야 하며,객실에 재떨이를 설치하고 화장실 주변에 금연 포스터를 부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조사단은 객실 승무원에게 화재시 대처방법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항공기에 더많은 소화기를 배치해야 하며 항공기 내의 소방장비는 주기적으로 검사되어야 한다고 추가적으로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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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편의 승무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화재로 인한 질식만 아니었다면 탑승객 전원을 살릴수 있었다는것이 인정되어서 전부 별 문책을 받지 않고 다시 원래 자리로 복귀했고,이중 6년후에 또 항공사고에 휘말려(바리그 항공 967편 실종사건) 실종되어버린 지우베르투 기장을 제외한 나머지 승무원들은 전부 업계 종사자들에게 은퇴할때까지 존경을 받으며 근무할 수 있었다.

 

한편,당시 820편 사고 사망자 중엔 당시 브라질 최고의 가수로 뽑혔던 도스 산투스,브라질 상원의장 뮐러,유명 스포츠 평론가 델라마레 등의 다수의 유명인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때문에 820편 추락사고는 한동안 브라질의 문화예술과 정치가 위축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820편 사고 희생자 123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6

백곰따까리 작성자 2022.03.08. 12:54
5개 전부 쓰기 끝!
아침 6시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오전 1시가 다되어서야 끝났네요;;
다음부터는 부주의하게 글 날려먹어서 이렇게 다시쓰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댓글
이나경 2022.03.08. 14:46
 백곰따까리
고생하셨습니다!
댓글
이나경 2022.03.08. 15:06
 백곰따까리
재밌게 읽었어요. 오랜만에 정독한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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