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문명 백성에 대한 중세 국왕의 의무들

 

 

X. 국왕이 왕국의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국왕은 왕국의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각 사람의 지위나 그에게 받는 봉사에 따라 각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존경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앞선 장들에서 국왕이 자신의 가정과 국가의 관리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국왕이 모든 백성과의 관계에서 어떠해야 하는지, 또한 어떻게 백성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I. 백성이라는 단어의 의미

 

어떤 사람들은 백성(pueblo)이라는 단어가 하층민(gente menuda), 예를 들어 수공업자나 노동자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왜냐면 바빌론, 트로이, 로마와 같은 고대의 유명한 도시들에서는 모든 문제가 합리적으로 규제되었고, 모든 것에 적절한 이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상류층, 중류층, 하류층을 모두 합쳐 백성이라고 불렀다. 모두 필요하고, 아무도 예외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하게 살고 보호받고 지원받기 위해 서로 돕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II. 국왕은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백성은 그들의 왕으로부터 크게 사랑받아야 하며, 국왕은 특히 세 가지 방법으로 백성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첫째,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백성이 필요로 할 때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왜냐면 현자들이 말했듯이, 군주는 백성의 영혼이자 생명이기 때문에, 정의에 의해 유지되고 군주를 통해 살기를 기대하는 백성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둘째, 백성에게 연민을 보이고, 그들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야 할 때 그들을 위해 슬퍼하는 것이다. 군주는 모든 것의 머리이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 일부가 고통받는 것처럼 백성들의 불행에 대해서도 슬퍼해야 한다. 국왕이 이런 식으로 백성들에게 행동할 때, 그는 현자들이 말했듯이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자비로 벌하는 아버지와 같을 것이다. 

 

셋째, 백성에게 자비를 베풀고, 때때로 백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받아야 할 처벌을 용서해야 한다. 정의는 그 자체로 훌륭하고 군주가 항상 실천해야 하는 것이지만, 때때로 자비로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매우 잔인한 방식으로 정의를 실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대 현자들과 성인들은 자비를 크게 칭찬했고, 특히 다윗 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비와 진리가 함께 있고, 평화와 정의가 서로 포옹하는 왕국은 잘 보존된다."

 

또한 국왕은 세 가지 방법으로 백성을 존중해야 한다.

 

첫째, 혈통, 훌륭한 자질 또는 공로에 따라 적합한 각자의 자리를 부여하고, 그 자리를 잃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 그 자리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

 

둘째, 궁정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군주를 위해 행한 선행을 칭찬하여 명예와 영광을 얻게 해야 한다.

 

셋째, 나머지 백성들도 관리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그들을 존중하기를 바라야 한다. 관리들이 받는 존중을 통해 왕 자신도 존중받게 될 것이다.

 

또한 국왕은 세 가지 방법으로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

 

첫째, 누구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듯이 백성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며,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나중에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없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백성을 보호함으로써 깨질 수 없는 결속이 형성될 것이고, 국왕 자신의 번영뿐만 아니라 백성의 번영도 증진시킬 것이다.

 

둘째,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이나 잘못을 저지를 때, 국왕은 백성을 그들의 해악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의와 법을 유지하고, 오만한 상류층이 하류층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강탈하거나 해를 입히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현자들이 말했듯이, 국왕은 교만한 자를 억누르고 겸손한 자를 강하게 하는 사람이 될 것이며, 이런 식으로 백성을 보호함으로써 백성은 안전하게 살 것이고, 각자 자신이 소유한 것을 누리게 될 것이다.

 

셋째, 국왕은 적이라고 여겨지는 외국인들로부터 올 수 있는 해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 왜냐면 국왕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백성을 외국인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고대인들이 말했듯 백성의 벽이자 피난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는 국왕은 백성으로부터 사랑받고, 두려워하고, 섬김을 받을 것이며, 하느님께서 그를 두신 자리에 진정으로 합당할 것이며, 이 세상에서 선한 사람으로 여겨질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다음 세상에서 영원한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자에게는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의 반대를 내리실 것이다.

 

 

III. 국왕이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앞의 법에서 국왕이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고,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이제 우리는 국왕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고자 하며,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군주와 백성에 관하여 제시했던 비유를 드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왕국은 정원과 같고, 백성은 나무와 같고, 군주는 그 정원의 주인과 같고, 군주의 관리들(법정에서 주재하고 정의가 구현되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다)은 일꾼과 같고, 귀족과 기사는 정원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과 같고, 법률, 관습, 권리는 정원을 둘러싼 해자와 같고, 재판관은 벽과 울타리와 같아서 아무도 정원에 들어와서 피해를 입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주제에 관하여 국왕이 자신의 왕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첫째로, 모든 사람에게 그들의 공로에 따라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 점에서 군주는 모든 것을 자라게 하는 물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주는 이렇게 하여 선한 사람들에게 은혜와 영예를 베풀어 그들을 번영하게 하고, 악한 사람들은 정의의 칼로 잘라내고,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그 나라에서 추방하여 그들이 그 나라 안에서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을 해석하고 판결을 내릴 줄 아는 관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왕국이 내부의 악당이나 외부의 적들로부터 해를 입지 않도록 왕국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사와 다른 무장한 사람들을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백성에게 그들이 따르고 적절하게 살고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좋은 법률과 특권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성을 정의와 진리로 둘러싸고, 아무도 그들의 권리를 침해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정의와 진리를 보존해야 한다.

 

이렇게 행동할 때, 예레미야 선지자가 말한 것이 그에게 이루어질 것이다. "내가 너를 백성과 왕국 위에 세워 네가 뿌리 뽑고 무너뜨리고, 경작하고 심게 하려 함이라."

 

또한 예레미야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왕의 임무라고 말했다. 즉, 정의와 법을 시행하고, 악한 자들의 권력에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그의 영토에서 부당한 일이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약자인 과부와 고아, 그리고 이방인을 돕는 것으로 말이다. 고대 법률에 명시된 내용도 이와 일치하는데, 국왕의 직무에 속하는 것은 특히 왕국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이러한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모든 이유로, 국왕은 자신의 왕국을 잘 보호하고, 각자의 지위에 따라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

 

그리고 고위 성직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상에서 사도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을 전파하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왕은 세속 성직자와 수도 성직자를 포함한 모든 성직자를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께서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의 봉사로 인도하시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왕은 교회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유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모셔져 있는 곳은 사랑받고 존중받고 보호받는 것이 매우 합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왕은 영주들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왕국의 귀족과 궁정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국왕은 기사들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라의 방어자이자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라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왕은 위대한 학문의 대가들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해지고, 그들의 조언으로 왕국과 위대한 영주들이 지탱되고 인도되기 때문이다. 고대 현자들이 말했듯이, 법률가는 또 다른 종류의 기사 신분이며, 이를 통해 난폭함이 꺾이고 잘못이 바로잡힌다.

 

또한 국왕은 시민들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왕국의 보물이자 기둥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 밖에서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는 상인들도 같은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

 

또한 수공업자들과 노동자들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거래와 노동을 통해 왕과 그의 영토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통제되며, 아무도 그들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지위에 따라 왕과 왕국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고 증진시켜야 하며, 그들 모두는 그들의 머리이자 생명이자 지지자인 자연스러운 군주인 왕을 그들의 의무에 따라 섬겨야 한다.

 

국왕이 백성에게 이렇게 행동할 때, 그의 왕국은 번영하고, 왕국을 통해 부유해지고, 필요할 때마다 왕국의 자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며, 현명한 사람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모든 백성이 그를 사랑하고 칭찬할 것이며, 그는 자신의 백성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이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며, 이 세상과 다음 세상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XI. 국왕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사람은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때 세 가지 이점을 얻는다.

 

첫째, 현명하다고 여겨질 것이다.

 

둘째, 그것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이다.

 

셋째, 그러한 과정에서 기쁨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앞의 장에서 국왕이 자신의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여주었으므로, 여기서는 국왕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설명하고자 하며, 국왕이 어떻게 나라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설명할 것이다.

 

 

I. 국왕이 자신의 나라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나타내야 하는가.

 

국왕은 자신의 백성뿐만 아니라 자신이 군주인 나라 자체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군주와 백성은 나라에 있는 것으로 살아가고, 나라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얻고, 그것으로 모든 행위를 완수하고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왕이 나라에 대해 가져야 할 사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의지의 사랑이고, 둘째는 행동의 사랑이다.

 

의지의 사랑은 나라가 잘 살고 잘 경작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계절이 좋을 때 항상 기쁨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행동의 사랑은 나라에 좋은 사람들을 정착시키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가능하다면 외국인보다는 자신의 백성, 예를 들어 기사, 노동자, 상인과 같은 사람들을 정착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람들이 풍요로운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나라를 경작해야 한다. 비록 어떤 지역에서는 나라가 비옥하지 않아서 곡물, 포도주, 그리고 사람의 생계에 유용한 다른 생산물들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주는 나라가 경작되지 않는다고 해서 황폐해지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러한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이 제안하는 대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라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광물을 채굴하거나, 가축을 방목하거나, 장작이나 목재를 자르거나, 사람들에게 필요한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국왕은 다리와 도로를 건설하도록 명령하고, 모든 나쁜 곳을 수리하여 사람들이 강의 여울이나 여행 중에 지나가는 다른 위험한 곳에서 재산을 잃지 않도록 방해 없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여행하고, 짐승을 끌고 가고, 재산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왕은 마을에 여관을 지어 사람들이 잠잘 곳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자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왕은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황량한 곳에 쉼터를 짓도록 해야 하며, 악당들이 그들의 재산을 훔치거나 빼앗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경건한 일을 구성하기 때문이며, 이런 식으로 나라는 더 잘 살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또한 그곳에서 살고 싶어할 것이다.

 

 

II. 국왕이 자신의 나라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국왕은 자신의 나라를 존중해야 하며, 특히 도시, 마을, 성 주변에 좋은 성벽과 탑을 쌓도록 명령함으로써 나라를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라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더욱 고귀하게 하고,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항상 큰 안전과 보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왕은 자신의 연설에서 나라의 장점을 칭찬함으로써 나라를 존중해야 한다.

 

 

III. 국왕이 자신의 나라를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가.

 

국왕은 자신의 나라를 보존하는 일에 부지런해야 하며, 그리하여 도시나 마을이 버려지거나, 성벽이나 탑이나 집이 관리 소홀로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나무나 포도나무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른 것들이 베어지거나, 불태워지거나, 뿌리째 뽑히거나, 다른 방식으로 손상되거나, 사람들 사이의 적대감 때문에 파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왕은 나라를 공공의 적들로부터 보호하여 그들이 국경 안에서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이는 군대를 다루는 장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방식대로 행동하고,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존하는 군주는 자신뿐만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존중받고, 부유하고, 번영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카스티야의 알폰소 10세(1221-1284)의 '7부 법전'(Siete Partidas)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