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수능종료기념)하차투리안 - 교향곡 3번 "교향시"

Conductor : Fedor Glushchenko / Orchestra : BBC Philharmonic Orchestra

하차투리안이 작곡한 세번째 교향곡으로 1947년에 작곡되었다.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 30주년 기념하기 위해 작곡하였다고 한다.

하차투리안은 2년전의 2차세계대전의 승전과 러시아 혁명의 30주년이라는 중요한 날에 걸맞는 최대의 오페라를 생각했지만,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교향곡으로 노선을 바꾸었다고 한다.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부은후 자신만만하게 세상에 발표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초연의 반응은 최악이었다.

당시 소련의 대대적인 예술탄압의 물결이 이 곡에게 들이닥치게 되었으며, 

"형식주의적이다", "자본주의의 냄새가 난다"같은 온갖 비난과 폄하가 쏟아지게 되었다. 

하차투리안은 "소비에트 국민들의 기쁨과 자부심을 표현한 곡이다"라고 해명했지만

정치인들은 "이게 악보에 적혀있냐?"같은 말을 들이밀며 완벽하게 무시하였다.

여러모로 한 놈 제대로 걸려서 신이라도 났는지, 이 곡뿐만 아니라 하차투리안의 과거작까지(심지어 대호평을 받은 곡까지) 가지고 오면서 

이들마저도 비판과 폄하를 받게 되었다.

점차 목숨까지 위험할 지경까지 찾아오자 결국 하차투리안은 자아비판 성명서를 세간에 발표하였다.

다행히 목숨만은 부지하고 소련 공산당원 자격만을 박탈당하는 처분만을 받게 되었다.

이런 식의 소련의 예술탄압은 동료 대작곡가들이었던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에게도 똑같이 들이닥쳤고,

그들도 여러가지 크나큰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 

교향곡 3번의 제대로 된 평가가 시작된것은 스탈린 사후 흐루쇼프 정권의 해빙기에서 부터였으며,

소련 정부측의 과거에 과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찬사를 받으면서 마침내 정당한 재평가를 받게되었다.

"교향시"라는 부제에서 알수 있듯이 이 곡은 교향곡이지만 중간의 악장 구분이 없이 모두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만 낭만주의 시절같은 표제적인 서사나 표현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혁명 30주년을 크게 기념하기 위한 곡이라 전반적으로 승리감과 화려함이 가득찬 곡이다.

여기에 굉장히 규모가 큰 관현악 편성을 있는데,

기본 3관 편성에 팀파니, 하프 현악 5부, 다양한 타악기에 추가 트럼펫 15대(!!), 오르간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압도적인 편성을 통해 관현악의 한계에 도전하는듯한 우렁찬 소리가 압권이며,

특히 후반부 광란의 클라이맥스는 관현악곡 역사상 최고로 파워풀한 순간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워낙에 소리가 크다보니 음반들도 소리가 깨지기도 하며, 볼륨을 살짝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런 화려함 속에서도 하차투리안 특유의 토속적인 아르메니아 리듬과 선율도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중반부의 애잔하고 서정적인 선율은 그야말로 슬라브적인 감수성이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