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타우지히 - 유령선 op.1c

Piano : Rian de Waal

 

칼 타우지히는 폴란드 출신의 음악가로, 1841년에 태어나 1871년에 29살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 음악가이다.

리스트가 자랑하는 최고의 제자였으며, 리스트의 기교에 견줄수 있는 유일한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쳤다고 한다.

과시적인 몸짓으로 화려하게 연주하던 리스트와는 달리 정적인 동작으로 절도 있으면서도 박력넘치는 연주가 그의 전매특허였다고 한다.

어찌나 잘 쳤는지 바그너와 같은 진보주의자 뿐만아니라 

브람스, 클라라 슈만같은 보수적 음악가들에게도 큰 찬사를 받으면서 고루고루 친분을 다졌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브람스가 자신의 파가니니 변주곡을 타우지히에게 헌정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워낙 피아노 연주에만 집중을 했다보니 작곡 부분은 다소 초라한 편으로, 

대부분 다른 이들의 곡의 편곡이나 기초적인 연습곡정도만 남기고 있다.

그나마 극 소수의 오리지널 작품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여러 실험적인 기법들과 훌륭한 음악성등

굉장히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수가 있어 그가 가진 야심과 작곡의 재능을 잘 옅볼수가 있다.

하지만 그는 겨우 29살의 나이로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 

더 많은 작품과 더욱 무르익은 그의 음악은 영원히 볼수 없게 되었다.

 

지금 이 "유령선"은 바로 그의 몇 안돼는 오리지널 작품이다.

이 곡은 그가 19살이었던 1860년에 작곡되었다.

지금은 피아노 곡으로 연주가 되지만, 처음에 이 곡은 "관현악"을 위한 발라드로써 작곡이 되었다.

심지어 이 관현악판으로 초연까지 이루어지기도 하였는데,

굉장한 호응속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독설가였던 바그너마저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고, 

브람스의 친구이자 굉장히 보수적인 평론가였던 "에두아르드 한슬릭"의 마음까지도 흔들어 그의 찬사를 받는것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 자신은 불만족스러웠는지 관현악판을 출판하는 것은 보류하였고,

대신 이를 피아노로 편곡하였고, 이를 출판하게 되었다.

관현악판은 결국 그가 사망할때까지 출판되지 못하였고, 설상가상으로 그의 자필악보마저도

두번의 세계대전 끝에 소실되면서 관현악판은 현재로써는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

현재에 와서는 결국 피아노 편곡만이 연주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피아노판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가치를 지닌 곡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오히려 피아노로 편곡하면서 더욱 작품성이 올라갔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하고 있다.

애초에 그가 관현악판을 출판하지 않은것도 이 피아노 판이 더욱 마음에 들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곡은 독일의 시인 모리츠 슈트라흐비츠의 동명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곡이 되었다.

이 시의 내용은 사람들이 조종하는 배와 오래된 바이킹의 유령선이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는 이야기이다.

타우지히는 이를 충실하게 표현하여 격렬하고 폭풍우같은 분위기와, 화려하면서 다이나믹한 피아노 기교를 통해 

시를 소름돋을 정도로 훌륭히 묘사하는데에 성공한다.

또한 타우지히는 이 곡에 바그너와 리스트적인 전위적인 화성을 대폭 도입하고 있으며

중반부에는 당시로써는 꽤 파격적인 "반음 글리산도"와 "온음계"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대담무쌍하고 능수능란한 음악을 겨우 19살에 작곡하였다는것이 무척 충격적이다.

그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리스트의 뒤를 잇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가 무조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