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쇼스타코비치 - 현악 4중주 8번 c단조 op.110

Quartet : Borodin Quartet

 

1. Largo (00:00)

2. Allegro molto (05:12)

3. Allegretto (08:12)

4. Largo (12:31)

5. Largo (18:38)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여덟번째 현악 4중주로, 1960년 겨우 3일만에(!) 작곡되었다.

그가 작곡한 현악 4중주중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가 2차세계대전에서의 "드레스덴 폭격"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의 음악을 한창 작업중이었던 시기에 작곡되었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직접 드레스덴에 방문하였는데, 드레스덴은 여전히 폭격의 잔해가 남아있는등 2차세계대전의 흔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2차세계대전의 참사를 눈으로 직접 목격한 쇼스타코비치에게 있어서 

이제야 끝났다 싶었던 광경을 다시 보는것은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었고,

이런 괴로움을 바탕으로 삼아 펜을 꺼내들어 현악 4중주를 작곡하게 되었다.

이때 PTSD가 매우 심각하였는지 그의 친구와 가족의 증언과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따르면 

이 곡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작곡을 하였다고 하며, "이 곡은 내 유서다."라고 하면서 자살을 계획하기도 했다.

물론 다행히 이후 쇼스타코비치는 괴로움에서 회복하였고, 이후 죽는 일같은건 없었다. 

어쩃든 작곡을 마친 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은 "파시즘과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헌정한다"라는 말을 남겨 전쟁의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 글귀는 말그대로 나치 독일에 의해 무고히 희생된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겠지만,

그의 아들 막심 쇼스타코비치는 나치 뿐만아니라 아예 모든 전체주의의 희생자를 가리킨다고 추측하였으며

그의 딸의 경우는 쇼스타코비치 본인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작곡가 본인은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았기에 정확한 의도는 불분명하다.

 

총 5악장으로 구성되어있지만, 모든 악장은 완전히 이어져있어 사실상의 단악장 곡이라고 할수 있다.

앞의 이야기들에서 알수 있듯이 이 곡은 곡 전체에 끝없는 절망과 우울감으로 가득차있는 매우 어두운 분위기의 곡이다.

특히 이 곡을 유서처럼 썼다는 것을 말하는듯 이 곡은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이용한(쇼스타코비치의 이름을 독일식으로 쓰면 Dmitri Schostakovich가 되는데 여기에서 D,S,C,H글자를 따온것이다)

"D-S-C-H"(레-미b-도-시)동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주제 순환 기법을 통해 전악장을 통틀어 강박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자신의 과거 여러 작품들의 주제들을 인용해오고 있어 더더욱 이 곡의 유언적인 면모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1악장은 느린 악장으로 DSCH동기와 함께 시작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착 가라앉은 악장이며, 이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암시한다.

 

2악장은 갑자기 Allegro molto로 속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광란의 음악이 펼쳐진다.

DSCH동기와 함께 미친듯이 폭주하는 음악은 다시 도져버린 PTSD로 미쳐버린 쇼스타코비치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 곡에서 가장 강렬하다보니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악장이기도 하다.

 

3악장은 폭주하던 2악장이 갑자기 멈추면서 춤곡 악장격의 왈츠 악장이 펼쳐진다.

어딘가 우스꽝스러우면서 기괴한 분위기는 마치 "죽음의 춤"을 보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4악장과 5악장은 다시 느린 악장이 되면서 1악장의 분위기가 돌아오게 된다.

4악장은 1악장처럼 조용하면서 음울한 음악이 펼쳐지나 싶더니 갑자기 현악기들이 "꽝꽝"하는 소리를 내면서

조용히 숨어있는 와중에 누군가가 문을 꽝꽝 두드리는듯한 모습을 보는듯, 불안한 분위기의 악장이다.

 

5악장은 피날레 악장으로 1악장과 대칭을 이루는 악장이다. 

DSCH동기와 1악장의 동기를 통해 구슬프고 어두운 푸가를 조용히 펼친 뒤, 체념하듯 조용히 현악 4중주를 마무리한다.

댓글 2

리나군 2023.06.10. 07:26
글의 내용과 음악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가네요.
이런 흐름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데, 책 읽으면서 틀어놨다가 귀에 확 꽂혀들어왔어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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