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라벨 - 세헤라자데 서곡 M.17 / 가곡집 세헤라자데 M.41

Ravel_Pierre_Petit.jpg

모리스 라벨은 드뷔시와 마찬가지로 동양의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학생 시절부터 라벨은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다뤘던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에 크게 매료가 되었고,

이 선례를 따라 세헤라자데 관련된 음악을 써보려고 했다.

 

603px-Ferdinand_Keller_-_Scheherazade_und_Sultan_Schariar_(1880).jpg

페르니단트 켈러의 1880년 그림 "세헤라자데와 샤리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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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헤라자데 서곡 M.17

 

그는 세헤라자데 곡을 두 차례 시도했는데, 첫 시도는 바로 1898년에 작곡한 "세헤라자데 서곡 M.17(Shéhérazade - Ouverture de féerie)"이다.

작품번호를 보면 유추할수 있듯 이 곡은 무려 라벨이 처음으로 작곡한 관현악곡 이라는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 곡이다.

사실 라벨은 원래 세헤라자데와 관련된 오페라를 작곡하고 싶어했고, 이 곡은 오페라의 서곡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아직 오페라를 착수하기 전에 대중들의 의견이 궁금했던 라벨은 서곡만 작곡한 채 

프랑스 국립음악원의 연주회에서 초연을 가졌는데 결과는 안타깝게도 최악이었다.

청중들 사이에서 서툴기 짝이 없다, 러시아 따라했다, 드뷔시 따라했다라는 등 온갖 비난에 시달리게 되었고 

깊게 상처받은 라벨은 이 서곡을 서랍속에 둔 채 절대 연주금지라는 명령을 내린다.

결국 라벨의 생전에는 절대 열람 및 연주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후에도 그의 상속자였던 동생 "에두아르 라벨"또한 이 명령을 이행에 대중들에게 결코 발표하지 않았다.

에두아르 라벨마저도 1960년에 사망하고, 이 곡이 다시금 세상에 드러난건 바로 라벨 탄생 100주년이었던 1975년이었다.

시간도 많이 지나서 조금 재평가가 이루어졌지만, 라벨의 다른 곡에 비해면 부족하다는 평가는 여전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최초의 관현악곡이라는 점에서만 의의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곡은 약 11~13분정도의 서곡이다. 당시 청중들의 말마따나 전반적으로 러시아와 드뷔시의 영향이 돋보이고 있다.

그래도 중간중간 현란한 오케스트라들이 번뜩이듯 등장하여 라벨의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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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집 "세헤라자데" M.41

 

이렇게 첫 세헤라자데 음악의 시도는 아픈 기억으로 끝이나게 된 라벨이었지만, 그는 세헤라자데를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덧 20세기에 접어들게 된 라벨은 "트리스탄 클링조르"라는 프랑스 시인을 만나게 된다.

그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를 듣고 깊게 감동 받아 동명의 시를 창작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라벨이 크게 감명을 받게 되었다.

세헤라자데 서곡의 실패후 5년이 지난 1903년에 라벨은 이번에는 친구의 동의를 받아 이 시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세헤라자데에 손을 대게 된다.

앞의 서곡과는 관련없이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작곡하였지만, "오페라"라는 아이디어는 살짝 빌려와서 "관현악 가곡"으로 작곡하였다.

이렇게 완성 한 뒤, 다음 해인 1904년에 초연이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는 앞과는 정반대로 대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세하라자데 서곡의 아픔을 씻어내는데 성공한다.

 

가곡은 총 3개로 이루어져있으며, 관현악과 여성 소프라노를 요구하는 가곡이다.

어디까지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곡이다보니 실제 세헤라자데와는 다소 내용에 거리가 있다.

 

1. Asie (아시아)

 

이 가곡집에서 가장 큰 곡으로, 약 10분 정도로 규모가 상당히 커 사실상 콘서트 아리아로 볼 수 있다.

규모가 컸던 만큼 원래 가곡집의 마지막 피날레로 두고 있었지만, 라벨의 생각이 바뀌어 가장 첫 머리로 오게되었다.

"아시아"라는 제목답게 세헤라자데의 원산지인 아라비아뿐만아니라 중국, 인도, 일본등의 전반적인 아시아에 대해 찬미하는 곡이다.

가사는 전반적으로 유럽의 현실로부터의 도피, 아시아에 대한 환상과 찬미로 이루어져 있다.

아치식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뒤로 갈수록 아시아에 대한 동경이 커져나가듯 가수의 음형이 가속화 되고 관현악 또한 점차 고조가 된다.

그리고 이 감정이 폭발하여 관현악이 한차례 빵 클라이맥스를 터뜨린 뒤, 이것이 지나가면 점차 여려진 뒤

다시금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듯 아련하고 쓸쓸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마무리 짓는다.

 

2. La flûte enchantée "황홀한 피리"

 

1번 곡은 매우 길었지만 이에 반해 2,3번 곡은 둘다 3분정도로 길이가 아주 짧다.

2번 곡은 제목답게 피리, 플루트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곡이다.

가사의 내용은 잠든 주인을 뒤로하고 사랑하는 연인이 불어주는 피리 소리를 감상하고 있는 하녀의 모습을 그린다.

연인의 피리소리로 인한 행복감과, 주인에게 속박되어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슬픔이 공존하고 있는 복합적인 내용이지만

라벨은 특유의 세련되고 깔끔한 관현악법과 소프라노의 활용으로 이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1번 곡과는 달리 더욱 작은 관현악 편성을 요구하는 데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라벨의 재능에 감탄하게 된다.

 

3. L'indifférent (무관심)

 

마지막 곡인 이 곡은 가사, 시의 내용이 다소 모호한데 

일단 기본적으로 중성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 반한 어느 사람이 와인을 같이 마시자며 유혹하지만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시의 내용을 보면 저 중성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쩌면 양성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며 게다가 화자마저도 성별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원본 시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라벨은 이 곡에 "소프라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화자는 일단 여성이라는 것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2번 곡과 마찬가지로 꽤 애매할 법할 이 소재를 라벨은 훌륭한 관현악법과 창법을 통해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다만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음악은 다소 씁쓸하고 안타까운 느낌이다.

 

(위의 음반들은 모두 지휘자는 Charles Dutoit, 관현악은 Orchestre symphonique de Montréal, 가수는 Catherine Dubosc입니다.)

 

carmine-shakinghand.gif

가기전에 추천도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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