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알캉 - 단조 연습곡 Op.39 중 8~10번 "피아노 독주를 위한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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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음악가 "샤를 발랑탱 알캉"은 당대의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지만

본인의 고립적인 성격과 쇼팽과 리스트라는 낭만주의 피아노의 두 거성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안타까운 인물이다.

그렇다고 아예 묻힌 거는 아니지만, 겨우 몇 곡만이 세상에 알려져서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다행히도 비교적 최근에 와서는 그의 음악들이 대대적으로 재평가를 받기 시작하였으며

조금씩 대중적인 인지도가 올라서고 있는 추세이다.

 

그의 "단조 연습곡 Op.39(Douze études dans tous les tons mineurs)"는 1857년에 작곡된 곡으로, 장조 연습곡 Op.35과 더불어 

알캉의 피아노 음악의 일종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곡집이다.

이름처럼 오로지 "단조"로 된 곡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쇼팽과 리스트의 선례에 따라 12개의 연습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알캉은 쇼팽과 리스트와는 달리 연습곡임에도 안에다가 "교향곡", "협주곡", "서곡"이라는 장르를 집어넣는 특이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특히 교향곡과 협주곡은 아예 악장제로 작곡되어 있어 교향곡은 4,5,6,7번 연습곡은 교향곡, 8,9,10번은 협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이 연습곡에서 "관현악"의 세계를 피아노로 끌어오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단조 연습곡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솝의 향연"이 꼽히고 있으며

그외에도 "피아노 독주를 위한 교향곡", "악마적인 스케르초"등이 인지도가 높다.

 

단조 연습곡중 "피아노 독주를 위한 협주곡"은 8,9,10번을 차지하여 일반적인 협주곡 구성인 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곡은 알캉의 모든 곡을 통틀어서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 매우 악명이 높은 곡으로 유명하며

꼭 알캉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피아노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어려운 곡중 하나로 거의 무조건 꼽히는 희대의 난곡이다.

이 음악에서는 알캉이 쓰던 기교란 기교는 전부 쏟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전 곡 길이도 거의 50분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해 체력적으로 거대한 시련을 안겨준다.

바로 전작인 "피아노를 위한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각 악장은 조성이 따로따로 놀고있다. (g#단조 - c#단조 - f#단조)

이는 어쩔수가 없는게 "단조 연습곡"이 단조로 이루어진 모든 조성을 사용하도록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악장이 지나가면 샤프의 갯수가 1개씩 줄어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1. Allegro assai

 

첫 악장은 g#단조로, 협주곡 소나타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게 무려 30분으로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안 그래도 기교 테크닉적으로 끔찍한데 길이마저 저러니 피아니스트에게 엄청난 체력적인 시련을 안겨준다.

다만 알캉 본인도 너무 어려울수도 있다보니 중반부를 통으로 삭제해고 연주해도 된다는 지시를 남기기도 하였다.

"협주곡"이라는 말 답게 관현악을 흉내내고, 피아노 독주를 흉내내는 음형들과 지시도 이루어져 있으며

악보상에도 알캉은 어디가 관현악인지, 피아노 독주인지를 표시하고 있다. (관현악은 Tutti, 피아노는 Solo, 혹은 Piano로)

전반적으로 베토벤의 "영웅"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곡으로, 매우 웅장하고 당당하다.

다만 베토벤과 달리 중간중간 쇼팽을 연상케하는 서정적인 선율들도 등장하여 곡에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더해주고 있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 코다는 모두 매우 크게 확장되어 있으며 마치 후일 브루크너, 말러의 세계를 예견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2. Adagio

 

2악장은 c#단조로, 정신나간 협주곡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느린 악장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기교가 없어진건 아니라(특히 중반부의 클라이맥스가 어렵다) 연주자에게 여전히 시련을 안겨준다.

음악적으로는 어둡고 구슬픈 녹턴풍의 음악으로 알캉이 지닌 뛰어난 선율미를 잘 감상할수 있는 악장이다.

중반에는 전작 "피아노를 위한 교향곡"을 연상케하는 어둡고 비극적인 "장송 행진곡"이 들어가 있는데,

이게 꽤 심오하면서 드라마틱한 부분으로 마치 후일 "구스타프 말러"와 상당히 유사하다.

마지막 코다에서는 다시금 장송 행진곡이 돌아오고, 갑작스러운 FFF의 코드를 꽝 찍으면서 다음 악장에 대한 암시를 품은 채 악장을 끝맺는다.

 

3. Allegretto alla barbaresca

 

아마 이 피아노 독주를 위한 협주곡의 악명을 널리 알린 희대의 난곡으로 유명한 피날레 악장이다.

1악장과 마찬가지로 온갖 기교가 미친 스피드로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있어 협주곡 전악장 완주를 위한 마지막 시련을 내린다.

다만 1악장에 비해서는 길이가 짧다는 것이 다행인데, 그마저도 10분이라 짧다고 보기 어렵다.

음악적으로 살펴보면 f#단조이며, 형식은 정석적인 론도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빠르기 말에 "야만풍으로"라는 말이 써져있는데, 그 말마따나 상당히 거칠고 사나우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의 피날레이다.

마지막에는 F#장조로 바뀌면서 말도 안되는 기교가 향연한뒤,

화려하기 짝이 없는 코다와 함께 이 미친 협주곡을 장대하게 마무리 짓는다.

 

(음반 피아니스트는 Marc-Andre Hameli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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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랑 놀러가기 전에 추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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