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바르톡 - 현과 타악기, 그리고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 Sz.106/BB 114

Bartók_Béla_1927.jpg

바르톡의 음악은 후기로 갈수록 점차 보수적으로 바뀌어 
1930년을 기점으로 신고전주의적이면서도 더욱 정교한 수법으로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바꾸게 된다.

편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전까지 지향하던 아방가르드 음악과 헝가리 민요와의 결합은 

모국 헝가리의 사람들이 듣기에는 아직은 이르다고 판단하여 이렇게 바꾸었다고 한다.

이 시기가 바로 후기 시절로 음악은 그래도 여전히 어렵지만, 완전하게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던 전작들보단 듣기 쉬워져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아져 사실상 그의 전성기 시절로 평가를 받는다.

 

362px-Arnold_schönberg_man_ray.jpg

(중기 시절 그가 가장 영향을 받은 것은 쇤베르크의 제2비엔나학교였다.)

 

"현과 타악기, 그리고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은 그의 전성기 시절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최고의 인기 곡으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게임등의 매체에서 빈번히 인용되고 있다.
특히 대중들에게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에 인용된 것으로 무척 유명하다.
대중적인 인지도 뿐만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무척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1악장은 바르톡이 추구하던 "황금 비율", "피보나치 수열"을 극한으로 활용한 정교함이 매우 유명하다.

 

bartok_mspc.jpg

(현과 타악기 그리고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의 자필악보 1페이지)

 

이 곡은 1936년에 작곡되었으며, 지휘자였던 "폴 자허"가 그가 이끌던 바젤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1937년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요청으로 작곡되었다.

그는 이전에 바르톡의 현악 4중주 5번을 감상하고 깊은 감명을 받아 바르톡의 팬이 되었다고 한다.

요청에 따라 1937년에 바젤 체임버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이 되었으며, 큰 성공을 거두게되었다

폴 샤허 또한 이 곡에 "진정한 걸작"이라면서 크게 만족하여 이후에도 한 곡 더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데 

이렇게 탄생한 곡은 바로 후속작격인 "디베르티멘토"이다.

 

Beck_Stravinsky_Sacher_(cropped-Sacher).jpeg

(폴 자허의 모습)

 

곡을 살펴보자면 누구든지 제목을 딱 보는 순간 굉장히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텐데, 실제로도 상당히 특이한 편성의 음악이다.

우선 현악 5부를 두 개의 팀으로 나눠 대칭적으로 배치해 총 10파트의 현악기를 요구하며,

이 다음에 다양한 타악기와 하프, 피아노, 그리고 제목에 써져있는 "첼레스타"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제목에 써둔 첼레스타는 정작 곡 내내 비중이 그다지 없으며 오히려 제목에도 없는 피아노가 더 비중이 높다.

어째서 피아노를 제목에서 뺐는지는 아마 바르톡은 참으로 그 답게 피아노를 "타악기"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제목에서 또 눈 여겨 보이는 점은 그냥 아무런 장르를 지정하지 않고 심플하게 "음악(Music)"이라고 적었다는 부분이다.

이는 이 곡을 다방면으로 해석 가능하도록 중립적인 장르로 보이게 만드는 바르톡의 의도라고 한다.

총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악장 수가 대칭적이지는 않지만 그가 추구하던 대칭적인 아치형 구조가 활용되고 있다.

 

 

1. Andante tranquillo

640px-Bartok_-_Music_for_Strings,_Percussion_and_Celesta_interval_expansion.png

(푸가의 주제 악보)

 

1악장은 서주격 악장이자 푸가 악장으로 아마 음악 역사상 가장 정교한 푸가중 하나이다.

일단 간단하게 음악을 살펴보면 음산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치형 구조의 푸가이다. 

처음에는 조용히 푸가의 동기를 제시하고 이를 마치 등산을 하듯 차근차근 푸가를 쌓아가면서 사운드를 점차 두텁게 형성해 나간다.

이렇게 쌓인 에너지를 결국 중간에 쉬던 타악기들과 함께 거대한 클라이맥스로 폭발시키고

이 클라이맥스가 지나가면 앞의 푸가의 동기를 거꾸로 돌려서 하강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앞과는 반대로 사운드를 점차 여리고 투명하게 바꾸고 있으며 이대로 쭈욱 내려가다가 

가장 처음에 연주되었던 "A(라)"음을 연주한 채 조용히 끝맺는다.

이것만 보면 어디가 정교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사실 이 곡은 앞서말한 "황금비율"과 "피보나치 수열"을 극한으로 활용한 곡이다.

이게 워낙 복잡한데다가 개인적으로 수학에는 젬병이기 때문에 영상과 그림으로 대체를 하겠다.

다만 바르톡 본인의 의도도 그렇고 사실 알면 재밌고 몰라도 그만인 요소기 때문에 그냥 이렇구나 정도로만 넘어가면 된다.

 

FG0227X.jpeg

 

 

2. Allegro

 

사실상 본격적인 음악의 시작이라고 볼수 있는 2악장은 "소나타 형식"을 가진 악장이다.

굉장히 바르톡적인 개성이 넘쳐나는 에너지 넘치고 역동적이고 즐거운 분위기의 악장이다.

헝가리 전통 선율과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2/4박자를 가졌지만 3/8이나 3/4등으로 많이 바뀌어서 꽤 변칙적이다.

1악장에서 클라이맥스에서만 등장했던 타악기가 이번에는 전악장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어 현악기와 주거니 받거니 앙상블을 이룬다.

특히 피아노가 크게 활용이 되고 있다보니 거의 "피아노 협주곡"적인 인상을 준다.

게다가 두 그룹의 현악 5부도 마치 서로간에 경연을 하듯 주고 받도록 구성하여 음악을 매우 긴장감 넘치면서 재미있게 만든다.

마지막에는 템포를 더욱 끌어올려 현악 5부의 두 그룹간의 치열한 경연속에 강렬하게 음악을 끝맺는다.

 

3. Adagio

 

3악장은 느린악장으로 바르톡 음악의 큰 특징중 하나인 "밤음악"을 선보이는 악장이다.

워낙에 정석적인 "밤음악"이라서 바르톡의 밤음악을 소개할때 자주 예시로 들고오는 악장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마치 일본의 전통음악을 떠올리는 실로폰의 연타 솔로와 글리산도를 활용하는 팀파니와 함께 시작하여 굉장히 독특한 인상을 준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현악기가 합류하면서 밤음악을 시작한다.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 스산한 바람소리, 곤충의 소리, 동물의 소리등 밤의 정경을 신비롭고 섬세하게 묘사한다.

밤음악인 특성상 여러모로 분위기가 무섭다보니 공포영화에 종종 활용되곤 하는데

특히 스탠리 큐브릭이 "샤이닝"에서 이 3악장을 사용한 것이 아주 유명하다.

 

4. Allegro molto

 

피날레인 4악장은 매우 토속적인 춤곡풍의 즐겁고 경쾌한 론도 피날레 악장이다.

바르톡이 좋아하던 "불가리아 리듬"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상당히 리듬이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느낌을 준다.

워낙 리듬이 특이해서 중간중간 은근 "재즈"삘이 나는 부분도 상당히 존재한다. (참고로 바르톡은 재즈를 알고 있었다)

특유의 대칭적인 구조에 따라서 이 곡은 타악기와 피아노의 활용등 여러모로 2악장과 유사한 부분이 다수 등장한다.

꼭 2악장뿐만 아니라 피날레답게 다른 악장의 동기들도 모두 회상되고 있는데, 

특히 후반부에서 1악장의 푸가 동기가 오랜만에 회상되어서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마지막에서는 4악장의 주제를 느리게 무척 감동적으로 고조시킨 뒤, 다시 빨라져 춤곡 리듬속에 강렬하게 음악을 마무리 짓는다.

 

 

(위의 음반의 지휘자는 Zoltán Kocsis, 관현악단은 Hungarian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

 

carmine-narcism.png

가기전에 추천 좀 ㅎㅎ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이벤트 마지막 날이니 손글씨 이벤트 운석열 182 11
이벤트 헌혈 이벤트 6 jacksonville 449 18
공지 미디어/도서/음악 갤러리 통합 규칙 8 리나군 927 20
이벤트 도서 구입 / 영화 예매 / 음반 구매 / 공연 및 전시 인증 이벤트 3 리나군 884 7
공지 후원내역 (2024/05/26) 리나군 721 3
공지 추천시 최소한의 정보는 주세요 안녕안녕반가워 1026 15
클래식
기본
FC서울Twins 45 6
클래식
이미지
Carmine 37 8
클래식
이미지
Carmine 18 5
클래식
이미지
Carmine 32 8
클래식
이미지
Carmine 51 9
클래식
이미지
Carmine 42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37 11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1 6
클래식
이미지
Carmine 89 10
클래식
이미지
선형대수학 29 8
클래식
기본
리눅스 28 5
클래식
이미지
아이린애들러 27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7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36 8
클래식
기본
Carmine 116 14
클래식
이미지
mrfeelgood 29 9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01 14
클래식
이미지
Carmine 85 8
클래식
이미지
Carmine 57 7
클래식
기본
Carmine 7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