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 흥행, 반전의 서막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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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Football in City 칼럼 시리즈의 인트로입니다.

아웃트로 글이 이어집니다.

 

 대개 더 좋은 축구는 화면 속에 있다. 그리고 축구를 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당연히 더 좋은 콘텐츠의 축구를 보고 싶을 것이다. 현지의 축구 산업과 별개로 해외에서 보는 시청자들은 주로 TV나 뉴미디어 등의 화면과 데이터에 의존한다. 그리고 실제 거기 없지만 영상으로 시청하는 이들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들로 인해 해외 중계권이나 MD 상품, 그리고 투어로 생기는 매출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들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면서 축구 자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축구의 규모도 꽤 확장된다.

 

 축구는 많이 바뀌었다. 통신의 발달도 유의미한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축구라는 콘텐츠가 대중에 선택받았고, 축구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었다. 더 많은 축구가 노출되면서, 더 좋은 축구를 더 쉽게 관람할 수 있다. 축구라는 본분에 집중한다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축구 콘텐츠는 뻔하기까지 하다. 그 결과는 TV를 통해 보는 시청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이는 한 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그 축구를 직접 볼 수 있는 유럽 유수 국가들을 제외하고 극히 대부분의 지역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 중에서 이른바 엄청난 자금력을 가진 주체들도 많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 최고의 축구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그 콘텐츠에 투자했다. 시청에서 투자로 넘어갔다. 이전에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화폐를 그 구단에 투자한다. 선수와 인프라에 투자하기 때문에 현지 팬들도 이 현상에 매료될 수 있다. 그렇게 아무도 의심할 수 없는 메가 클럽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이른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된 비결을 유럽의 기존 축구 시스템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간혹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시도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유럽의 축구 리그는 모든 구단에 기회가 열려 있다. 영세한 팀이더라도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저 아래에 있는 팀이 언젠가 올라올 수 있다. 그 희망을 보고 응원하는 팬들도 있다. 그리고 저 위에 있는 팀이 내려갈 수 있다. 그 절망을 방지하고자 절대 다수의 팀들이 노력한다. 루턴 타운이 대표적인 예시에 들어간다. 1부 리그에 있었지만, 강등당하고, 계속 강등당하면서 세미프로 리그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기어코 다시 승격하여 30여 년만에 잉글랜드의 최정상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에 뛰어들게 되었다.

 

 팬의 입장도 그렇지만, 그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도 늘어났다. 단순히 중위권에 머무르던 구단에서 우승권을 노리는 팀으로 탈바꿈한 경우도 있지만, 아예 하부 리그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리는 팀도 있다. 독일의 RB 라이프치히도 레드불이 5부 리그 구단을 인수한 것에서 반전을 찾았다. 서서히 분데스리가로 진격하고,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상위권 클럽이 되었다. 물론 독일 내에서도 이 움직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있지만, 그 팀은 레드불이라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꾸리는 축구 생태계의 핵심적인 클럽으로 올라섰다.

 

 렉섬 AFC 같은 팀도 비슷하다.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팀은 원래 세미프로 단계의 리그에 있었고, 구단주와 시민 사회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으나, 배우 롭 맥엘헨리Rob McElhenney와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가 이 팀을 인수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구단을 TV 프로그램의 세상으로 초대했고, 이 팀의 일거수일투족이 전파를 탔다. 덕분에 당초의 시스템이었다면 그럴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이 팀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좋은 선수들이 그 팀에 합류하고, 유명한 회사가 스폰서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 팀의 리그2 승격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팀들이 주안점을 두려고 했던 것이 있다. 투자자들이 팀을 매개로 지역 사회에 녹아드는 것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구단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지역에도 투자했다. 렉섬 AFC에서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상 전반을 가득 차지한다. 축구 그 자체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축구가 전부라고 할 수 없다. 결국 화면을 통해 바라보는 경기의 관중들은 주로 지역 사람들이 채울 것이다. 지구촌 반대편 사람들의 몰입감은 현장에 있는 관객들이 완성한다. 결국 이들이 그 누구보다도 구단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이 아닌 사람들에게서 엄청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결국 돌고돌아 로컬 주민들이 중요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축구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다. 어쩌면 케이팝처럼 대한민국에서 세계로 전파하는 콘텐츠에서도 비슷할 것이다. 해외로 확보되는 수입이 더 클 수 있어도 당장 앞에서 응원하는 이들이 호응해야 콘텐츠가 많이 확보된다. 축구장을 찾는 팬들은 다 경기장 근처에 거주하거나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 외지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공간을 이루는 사람들이다.

 

 이는 마냥 유럽만의 예시가 아니다. 미국 축구 리그인 MLS에 슈퍼스타가 연이어 찾아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영향이 각 팀에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더 놀라운 지점은 마케팅에서 나온다. 애틀란타 유나이티드 같은 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뷔 시즌부터 관중 수에서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이 구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성적이나 선수의 덕도 크지만, 지역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유명하게 만든 지역이고 남부 힙합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애틀란타 특유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하였다. 그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다.

 

 대한민국도 미국처럼 축구 열기가 확장되고 있는 지역이다. 미국의 MLS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매우 극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K리그가 이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K리그가 선보이는 클럽 축구는 이제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이 보여주는 것과 다른 모습을 이제 보이고 있다. 새로운 경기장에서 ‘쿵쿵 골’과 같은 응원 문화로 대구라는 자부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구 FC도 있고, 하나금융그룹의 인수로 급속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 만인이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 있어서 사람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들도 무궁무진하다. 2023년의 흥행은 2023년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그 전부터 칠흑같은 터널을 지나 서서히 밝아오는 현실을 그제서야 체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간에 피치 못할 이유로 사람들이 축구장에 모일 수 없는 순간이 있었기에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터널을 아직 완전히 빠져나온 것도 아니며, 그 태양은 아직 다 뜨지 않았다. 축구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아이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경기장에 계속 찾고 있다. 혼자 오는 것도 아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같이 경기장에 방문한다. K리그를 향해 반전의 서막이 이제 찾아왔을 뿐이다.

 

댓글 2

광배 2023.11.18. 23:58
이제는 지속시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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