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리뷰 비하인드

https://www.flayus.com/113396420

발롱만 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감사한 경기였습니다.

 

올해는 너무 힘든 해였습니다. 2월부터 개인적으로 너무 안 좋은 일이 있었고 그 여파를 견뎌본답시고 인적 성장은 전혀 이루지 못했습니다.(전액장학금 받아놓고 이런 평가가 가혹한가 싶지만 4학년에 그게 뭔 소용인지..) 

 

축구로 봐도 응원팀들이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응원팀이 하나도 아닌데 어디 경기를 틀어둬도 보고 있기가 괴롭더라고요. 돈을 그렇게 써놓고도 파이널 A그룹은커녕 이제는 이름조차 거론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등권에 갔을 팀도, 창단 후 처음으로 전 해보다 성적이 나빠진 시즌이 끝나니 감독을 넘어 기둥뿌리였던 사람이 뽑힌 팀도 보고 있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올해는 답잖게 축구 관전 관련 동아리에도 들어갔었는데 박동혁 감독 계약해지 소식 후에는 갑작스럽게 결정해 정말 죄송하다고, 그만 둬야 할 것 같다는 글을 회장님한테 써서 보내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이따위 거지발싸개같은 걸 왜 보고 있을까? 내가 가장 힘들 때도 더 힘들게 하는데.'

답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위권의 성적이 됐든 구단 운영의 난맥상이 됐든 해체 위기가 됐든 정치적 외풍이 됐든 다 버텼지만 올해 말은 버티기 어려웠고 굳이 그러기도 싫었습니다. 그만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찼을 때 마지막으로 치킨 한 번만 먹고 싶다고(무슨 내일 죽을 사람처럼 적어놨네요), 참 단순한 이유로 갔던 경기가 축구를 보는 이유를 다시 만들어줬습니다. 끝까지 지다가 마지막의 마지막에 문자 그대로의 괴력을 발휘해 역전을 하는 홈팀, 믿을 수가 없는 태풍을 맞고도(자연재해로 비유하기에 참 알맞은 경기였다, 그만큼 누구의 부족을 탓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생각합니다) 포기를 몰랐던 원정팀이 식다 못해 눈밭에 던져진 마음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여러 반대로 가는 상황과 이유에도 불구하고, 축구는 여전히 뜨겁다는 걸 일깨워준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에게 글씨 따위로 표현하지 못할 감사를 전합니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기고, 그 경기가 다 끝났으니 올해 칼럼은 이게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갑자기 닿고픈 뭔가가 생겨 벼락치기로 자주 올렸는데, 그런 무성의에도 봐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글도 조금만 더....

 

평소에는 경기 분위기를 맞추고 싶어서, 혹은 글 쓰는 건 우울한 일이니까 분위기를 살려가며 쓰고 싶어서 신나는 노래를 자주 틀어봤지만 오늘은 굳이 그러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보던 순간의 감정을 살려보고 싶어 시끄러운 노래 대신 좋아하는 가수의 잔잔한 곡들을 귀에 걸고 써봤습니다. 그러다가 축구를 보며 스트레스받는 일과도 어울리고, 올해 칼럼 창에서 자주 만나 좋은 인사이트를 주셨던 분의 닉네임과 겹치는 곡이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그분께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어서, 헌정곡을 올리며 비하인드도 마칠까 합니다.

 

https://youtu.be/0nNgtrGGwaQ?si=yuZ6npiQ2J7EoQX-

 

우리는 고독합니다. 내 팀이 무슨 순위에 있든, 어떤 축구를 펼치든 축구 보는 일은 고독합니다.

그러면서도 별을 벗삼아 나아가는 게 모든 고독한 사람들의 의무겠지요?

별이 축구판의 상징 그대로 우승이냐, 내 팀만의 다른 목표냐는 관계없습니다.

우리는 고독해하면서 부질없는 꿈을 꾸고 헛된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축구가 그렇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 별에 가닿을 수 있단 믿음으로 다시 키를 잡을 겁니다.

다음 봄에도 순풍이든 강풍이든 돛을 올릴 겁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부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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