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2024 시즌 수원 R12 부천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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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9부터 R11까지 직관을 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후기를 쓸 기력이 없었던 것뿐이다. 지금도 에너지가 넘쳐서 쓴다기보다는 분노를 짜낸 쪽에 가깝다. 분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럴 가치를 못 느끼는 축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쓴 다른 후기들과 달리 평점도 매기지 않는다.

 

불안한 징후

 

빅버드에 구단 버스가 들어온 뒤 영상에 잡힌 감독, 코치,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이상한 점이 있었다. 감독은 웃고, 나머지는 굳어있었다. 한 사람만 천하태평이거나 허장성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감독이 웃으며 들어올 때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았던 R5 부산전이 생각났다. 바사니에게 장난과 농담을 걸고 있었다는 경기 전 풍경도 의아했다. 과연 감독이 그럴 때인가? 지난 경기에서 서포터석에서 아웃콜이 나오고, 아들이 그 풍경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는데, 감독이라는 자가, 아버지라는 자가 과연 그래도 되는 것인가?

 

장점을 죽이고 단점을 살리는 축구

 

한 마디로 현재 수원 스쿼드의 장점을 설명하자면, 앞 공간이 많이 열렸을 때 무자비한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승리한 경기들, 좋은 모습 보여준 경기들에서 대체로 그랬다. 그러자면 라인을 무리하게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당히 라인을 내린 상태에서 기습을 하거나 측면에서 우직한 전진 돌파를 하는 쪽이 승산이 높다. 스쿼드의 이러한 성향은 윙포워드뿐 아니라 풀백/윙백도 마찬가지이다. 차분한 패싱게임으로 차근차근 공간을 여는 쪽에 강한 선수는 별로 없다. 순간 속도감 끌어올리면서 공격하는 쪽에 강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변형 3백"으로 집약되는 염기훈의 축구는 스쿼드의 장점을 모조리 죽이고 단점만 두드러지게 만들고 있다. 이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인 이유를 첨언한다. 분명히 스쿼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가리는 축구로 재미를 본 경기가 그리 오래 전 이야기도 아니다. 염기훈에게 4월 감독상을 안겨준 경기들, 특히 R6 전남전과 R8 안양전이 그랬다. 좋았던 것, 나빴던 것, 모두 보면서 학습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 따위로 축구하려면 나가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R12 부천전, 가장 위협적인 기회는 후반전에 창출되었다. 한 명 퇴장당한 뒤 (강제로) 라인을 내리고 직선적 전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을 말해주는지는 명백하지 않은가?

 

선수들 다 문제라면 누구 책임인가

 

한두 사람 구멍인 것이 보이면 감독 책임이 100%라고 말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나사가 빠졌거나 문제점이 더 많이 보이면 감독 책임이 100%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카즈키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폼이 최악이라 휴식이 필요해보인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선발출장이다. 김주찬을 우측에 쓰는 것은 상관없다. 그런데 없는 공간을 만드는 쪽보다 있는 공간을 쓰는 쪽에 유능한 선수를 계속 그렇게 쓰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김보경을 쓸 수는 있다. 공간 이해도가 있는 선수인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그런데 10번 자리에 최적화된 선수를 어떤 영향력도 발휘하기 힘든 좌측에 쓰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툰가라를 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순간 중앙이나 우측면에서 수비 균열을 일으키는 드리블이 좋은 선수를 자꾸 패싱머신으로 쓰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분명히 몇 주 전까지 장점이 잘 보이던 선수들이 모두 단점을 줄줄이 드러내며 팀 성적까지 추락하고 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나가라

 

강등당한 뒤에도 1만 명 넘게 빅버드를 찾는 팬들을 그저 응원기계나 호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는 행태를 반복하는 염기훈, 나가라. 최악의 경기를 계속한 덕에 상대 서포터석의 콜을 받은 염기훈, 나가라. 가스라이팅 이상의 능력이 있는지 의문스러운 염기훈, 나가라. 염기훈 아니면 팀에 충성을 다할 생각도 팬에게 최선을 다할 생각도 없는 선수들이 있다면, 염기훈 손 잡고 같이 나가라.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염기훈팀이 아니다. 이런 팬을 두고 강등당하는 것은 범죄였다는 말을 다른 팀 팬이 한 적 있다. 더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를 만들 것이라는 신뢰감이 전혀 없다. 그 정반대를 향한 예상은 어렵지 않다. 기요틴의 칼날은 이미 하강하기 시작했다. 팀에 더 이상 부담 주지 말고 빨리 곱게 나가라. 오만과 오판으로 전쟁을 계속 그르치는 장수가 계속 그 자리에서 연명하겠노라고 의지를 곧추세워본들 추태일 뿐이다. 그만 추태 부리고 나가라. 언제까지 팬들의 하루 혹은 일주일, 아니면 그 정체성에 먹칠을 할 셈인가? 나가라.

댓글 5

best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4.05.19. 11:57
클린스만은 이미 된 것 같고 어디까지 바닥 찍을지 더 보여주지 말고 그만 나가라 ㅋㅋㅋㅋ
best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4.05.19. 11:57
 그래미수상이취미
클린스만은 이미 된 것 같고 어디까지 바닥 찍을지 더 보여주지 말고 그만 나가라 ㅋㅋㅋㅋ
댓글
1억유로무새 2024.05.19. 12:12
 그래미수상이취미
클린스만은 박지성인데요
굳이따지면 슈틸리케 아닐까
댓글
SeoR 2024.05.19. 12:09
진짜 어제자 경기는 작년 이병근 휘하에서 연패박던 그 때 느낌을 또 들게 만들었음 부천 서포터석 지나며 대비되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직관온 내가 회의감이 들 정도로
댓글
뽀용 2024.05.19. 12:56
전술 기용 문제 100퍼센트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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