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주요 인물별 논평: 2024 시즌 수원 R17 경남전 후기

평점 : 2.5/5.0

 

겨우 뭔가 시작해서 2주가 지났다. 이전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의 전반전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후반전에 균열이 일어나며 위기가 몇 차례 발생했다. 부상 없이 승점 1점이나마 챙겨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번 후기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뮬리치

 

열심히 내려와서 공 받는 뮬리치, 공중볼 경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뮬리치, 상대와 몸싸움하는 뮬리치.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끔찍한 터치를 반복하는 뮬리치, 패스를 상대에게 주려고 마음 먹었는지 모를 뮬리치, 후반전 되니 또 내려오지 않고 산보하는 뮬리치. 익숙한 모습이었다. 연계가 되지 않는 스트라이커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기본에서 문제가 심각한 선수인 줄은 또 모처럼 실감했다. 오프사이드로 골 취소당한 것은 덤이었을 뿐이다.

 

김주찬

 

일시적이라고 생각했던 폼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본인부터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의 공격이 좋았을 때도 좌측보다는 우측이었다. 후반전 막판에 전진우가 중앙에서 세컨톱처럼 뛰다 결국 김주찬과 위치를 바꿀 정도였다. 이날 김주찬의 상대가 이준재였기 때문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공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자신감까지 동반 하락한 느낌이 몇 경기에서 계속 들고 있다. 배우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상준

 

카즈키와 김보경의 동시 선발을 보면서 가장 우려됐던 이 자리가 경기에서 가장 빛나는 곳이었다. 김상준은 공수 양면에서 수원이 주도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중요한 열쇠였다. 처음 손발이 안 맞던 때를 제외하고 수원이 상당히 오랜 시간 중원을 장악한 것은 김상준의 공이 컸다. 후반전에 아라불리와의 경합에서 조윤성이 밀리면서 발생한 대위기에서 결정적 수비를 해낸 것도 김상준이었다.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한 경기였다고 판단된다.

 

카즈키

 

작년 처음 왔을 때의 모습과 비슷한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거나 연출될 뻔했다고 생각한다. 카즈키의 부진이 이어지는 동안, 카즈키가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의 특징을 혼자 오래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동료가 어떤 자리를 이미 잡았을 때가 아니라 약속된 움직임에 따라 어떤 자리를 잡으러 가고 있을 때 카즈키의 패스가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그에 가까운 모습이 이전과 달리 어제 경남전에서 유독 자주 보였다는 것은 약속된 움직임이 생겼다는 뜻이고, 정적 축구보다 동적 축구를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카즈키의 장점이 발휘될 여지가 넓어졌고, 기대감을 충분히 일으킬 만한 경기였다.

 

전진우

 

교체로 들어와서 30분 남짓 뛰었다. 그런데도 경남전 후 팬 커뮤니티에서 가장 설왕설래가 많이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역시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아이돌이다. 이 말을 하면서 두 마디를 덧붙인다. 첫째, 비꼬려고 한 말이 아니다. 둘째, 경남전에서 보여준 모습 비난하려고 한 말이 아니다. 나는 진심으로 경남전에 등장한 수원의 윙포워드 중 긍정적 의미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전진우라고 보았다. 단 하나의 이유로 충분하다. 훌륭하게 상대를 끌고 다니면서든 상대를 제치면서든 필드 플레이에서 슈팅 찬스까지 여러 차례 만든 윙포워드는 전진우 한 사람이었다. 카즈키를 맞고 나간 슈팅은 힘 있는 슈팅을 생각한 전진우와 세컨볼을 생각한 카즈키 사이의 엇박자였을 뿐,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슈팅은 차라리 우측의 이상민에게 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 하지만 결과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 전진우는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나의 기준에서는 그렇다. 그래서 제대로 된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전진우의 성공신화를 가까운 시일에 보고 싶다.

 

고동민

 

상대 골키퍼라고 해도 이 글에 거명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뮬리치의 오프사이드로 수원의 득점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그때 고동민의 모습은 불안했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여러 차례의 슈퍼세이브로 상쇄된 것 같다. 내가 이 장면은 결정적일 수 있겠다 느꼈던 것은 두 번이었다. 전반전 손석용의 헤더를 걷어낸 선방, 후반전 김현의 박자 빠른 슈팅을 막아낸 선방. 이 두 장면을 보면서 오늘 수원이 승리하기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 확실한 득점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종명

 

주심이었다. 특별히 오심을 한 것 같지 않다. 그런데도 이 글에 이름을 적었다.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는 내내 이 사람은 중앙 미드필더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농담 아닌 듯한 농담이 있지 않은가. 8번 자리를 맡은 선수에게 가장 좋은 자리는 주심 근처라고. 그런데 8번 자리를 맡은 선수가 주심 근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주심이 8번 자리를 정말 잘 지키고 있었다. 스크린 플레이가 이렇게 색다른 수준으로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 경기를 멀쩡하게 진행하면 어떤 문제라도 생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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