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토막상식) 남기일 감독은 현역시절에 득점왕을 수상한 적이 있습니다
- Na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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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blog.naver.com/asdike/223536099038
출처 : 한국실업축구연맹
현재 중국의 허난FC를 지휘하고 있는 남기일 감독은 현역 시절에 득점왕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남기일 감독이 현역 시절에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하긴 했지만 미드필더에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색적인 기록입니다. 미드필더가 득점왕을 차지하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남기일 감독은 과연 어느 대회에서 언제 득점왕을 수상했던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한국 클럽축구의 역사를 잠시 살펴봐야 합니다. 예전에 한국에는 내셔널리그라는 축구대회가 있었습니다.한국실업축구연맹이 주관한 대회이자 세미프로리그 팀들의 리그전이었으며 K리그2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한국 클럽축구 2부리그, K리그2가 출범한 이후에는 한국 클럽축구 3부리그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디비전 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해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통폐합을 추진했고, 내셔널리그는 2019년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가 사라졌다 해도 내셔널리그에 참가했던 팀과 선수들의 기록들은 모두 유효한 공식 기록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내셔널리그는 한국 클럽축구 시스템 하에서 공식적으로 운영되던 대회였고, 리그가 사라졌다고 해서 기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운영되었던 K3리그 어드밴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K3리그 베이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출처 : 대전축구협회
그런데 내셔널리그에 참가했던 팀들은 내셔널리그 외에도 여러 대회에 참여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코리아컵(FA컵), 한국실업축구연맹이 주관했으며 내셔널리그 팀들의 리그컵이었던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 2009 대회를 끝으로 폐지된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등입니다. (이외에도 전국체전과 도민체전 등이 있으나 해당 대회들에는 소속팀 대신 지자체를 대표해서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남기일 감독은 현역 시절에 2009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 참여하여 득점왕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남기일 감독은 부천 SK(現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성남 일화 천마(現 성남FC)에서 활약한 직후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셔널리그의 천안시청 축구단(現 천안 시티 FC)의 창단 멤버로 입단했습니다. 부천 SK의 시절에 사제 관계를 맺었던 하재훈 감독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었죠. 남기일 감독은 천안시청에서 전업 선수가 아닌 플레잉코치로 활약했으며 2009년에는 경희대학교에서 ‘프로축구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에 따른 조직유효성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1 K리그 베스트일레븐을 수상했던 기량은 하루아침에 녹슬지 않았습니다. 남기일 감독은 2009년 6월에 양구에서 열린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 천안시청 축구단 소속으로 출전했고 예산FC와의 조별리그 1라운드, 강릉시청과의 3라운드에서 각각 멀티골을 터트리며 2경기에서만 4골을 몰아쳤습니다. 비록 천안시청은 강릉시청 축구단(現 강릉시민축구단)과 고양 KB 국민은행 축구단에게 조별리그에서 밀리며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남기일 감독의 활약만은 빛났습니다.
출처 : JOINKFA
덕분에 남기일 감독은 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음에도 대회 득점왕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는 그의 커리어 통산 첫 득점왕이었으며 천안시청 축구단 역사상 최초의 개인상 수상이었죠. 하부리그에서 달성한 업적이긴 하지만 남기일 감독과 천안시청 축구단 모두에게 뜻깊은 기록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인 JOINKFA에서 2009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 수상 내역을 조회한 결과를 캡쳐한 것인데, 득점상 수상자에 남기일 감독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후 남기일 감독은 2009 내셔널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며 대회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됐고 2010 시즌을 끝으로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지도자로 전향해 광주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승격 청부사로 활약하게 되죠.
여담으로 2009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선 고양 KB 국민은행과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現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 수비상 수상자로 나와있는 돈지덕은 고양 KB 국민은행의 레전드이자 FC안양의 창단 멤버이고,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나와있는 김정겸은 2011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포항 스틸러스 소속의 김정겸과는 동명이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