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챔스 F조 프리뷰 : ACL 속의 지리

너무 긴데 그냥 읽고 싶은 곳만 읽으셔도 됩니다...

혹시 사진이 깨지면 링크 들어가셔도 되고

사진이 안깨져도 링크 한번씩 방문 부탁드립니다.

약간 일기처럼 써서 막 축구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430015&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내가 다닌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 한 분은 ´생활 속의 지리´를 매...

 

 

 

내가 다닌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 한 분은 '생활 속의 지리'를 매우 강조하셨다. 교무실에 찾아가면 야구경기나 주식분석영상을 보시는 선생님이시긴 했지만, 교실에서만큼은 열정 넘치시는 선생님이셨다. 그는 '생활 속에 깃든 지리를 모르고서 지리 과목을 선택하면 남는 게 없다'면서 매 시간 적극적으로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지리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문득, 그 선생님의 철학이 생각난 관계로, 이번 시간에는 '생활 속의 지리' 컨셉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F조 분석을 하려 한다. F조에 있는 팀들이 축구를 얼마나 잘하는지 뿐만 아니라, 그 팀의 연고지는 어떤 곳인지도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F조에는 울산 현대, 상하이 선화, 퍼스 글로리, FC도쿄가 속해 있다.

(혹시 글이 너무 길면 읽고 싶은 곳만 읽도록 하자. 다만, 맨 아래 퀴즈가 있고, 맞추면 추첨을 통해 상품이 지급되니 유념하기를...)

 

울산, 상하이 선화, 퍼스 글로리, FC도쿄 순이다.

 


울산 현대
 
연고지 탐구
 
작년, 그러니까 2019년의 어느 날이었다. 관광에 대한 교양 강의에서 교수님이 수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답사를 나가셨다. 그 학생들 중엔 물론 나도 있었다. 장소는 독립문. 난 아는 사람도 없는 강의에서 외로이 답사를 하게 될까봐 막막했다. 해당 강의를 듣는 같은 과 18학번 선배(이래봬도 난 19학번이다.) 세 명이 있긴 했지만, 그 분들은 나와 친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들끼리 너무 많이 웃고 떨들어서 말을 걸 겨를조차 없었다.(물론, 웃고 떠들지 않았어도 낯을 너무 많이 가리는 내가 말을 걸었을 리는 만무하다.)
 
아무튼, 그렇게 예상대로 외로운 답사가 시작되고 교수님은 어디서 난 체력인지는 모르겠으나 50이 넘은 그 나이에 인왕산을 오르며 튼튼한 몸을 과시했다. 다들 힘들어하던 중에 옆에 계시던 여성 분께서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그 분과 친해졌(다고 생각했)고, 답사가 끝나고 그 분이 내 사진도 찍어줬다.(자랑이다.)

 

한 때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었다. 나라고 보기 힘들만큼 잘나왔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그 분과 함께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서, 정말 ‘어쩌다보니’ 축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할 줄 아는 이야기가 축구 이야기밖에 없어서 좋아하는 축구팀이 있냐고 물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분은 정말 예상 외의 답변을 했다.(좋아해도 토트넘이나 국가대표팀을 좋아할 줄 알았다.) 그 분은 자신이 울산 현대의 팬이라며 울산에 멋진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또, 그 분은 ‘이번 시즌에는 울산이 우승할 것’이라며 김승규가 왔으니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게 10월 1일이었으니, 정확히 두 달 뒤의 일은 예측하지 못했으리라.(나 역시도 김승규보단 한승규라고 했다가 며칠 전에 한승규가 FC서울로 임대이적을 가버렸다.)
 
아무튼내가 울산이라는 곳나아가 울산 현대라는 축구팀을 만나게 된 건 그러한 계기였다. 그 분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가셨다. 답사 후에 서로 말도 거의 안했다.
 
그런데, 왜 연고지에 대해 알아보는데 이렇게 긴 '썰'을 풀었냐고? 그 분이 울산을 홍보하는 기말과제를 작성했고, 인스타에 하도 많이 홍보를 하셔서 그걸 보고 울산에 대해 소개하려고, 이렇게 밑밥을 깔았다.(추억팔이 겸)
 
울산에 가면 꼭 십리대숲에 가보시라. 10리(4km)에 걸쳐 대나무숲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고 한다. 그리고 울산을 가로지르는 강인 태화강도 가보시라. 과거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죽음의 강’이라고 불렸던 곳이나, 지금은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현재 태화강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 이 곳에서 납량축제, 보트타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간절곶에 가서 일출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적잖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육지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 포항의 호미곶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란다. 간절곶이 제일 먼저라고 하니, 간절곶에 가보자.(갑자기 일출로 동해안 더비가 열렸다.)

 

십리대숲 은하수길. 밤에 가면 괜찮은 사진 몇 개 건질 수 있다.

간절곶

 

그리고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축구를 즐기는 것도 까먹지 말자.

(TMI - 울산 광역시는 대한민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팀 소개

 

1983년 창단된 명문 구단 울산 현대(1972년부터 전신이라 볼 수 있는 아마추어 축구팀이 있긴 했다.)는 FA컵 1회 우승, 리그 2회 우승, ACL 1회 우승을 기록한 바 있는 팀이다. 유상철, 이근호, 이천수 등이 울산 현대 출신일만큼 울산 현대의 역사는 화려하다. 그러나 울산은 우승보다는 준우승을 압도적으로 많이 해서 '콩'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13년 12월 1일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울산은 포항에게 0대1로 지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홈에서 상대팀 포항의 우승 세레머니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게 그 유명한 1201 대첩이다.(후술하겠지만, 1201 대첩은 두 번 있었다. 이건 첫번째 1201 대첩...혹은 참사다.)

울산은 2019시즌마저도 ‘기적의 준우승’을 이끌어내면서 눈물의 2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12월 1일'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아니, 전북이 이기고 울산이 지는 경우만 아니라면 우승이 가능했는데 우승에 실패했다. 리그 준우승 횟수는 8번으로 늘어났다. 전북이 강원에게 1대0으로 이기고, 울산이 포항에게 1대4로 지면서 승점은 같은데 다득점에서 전북이 한 골 앞선 것이다.(K리그는 승점-다득점-득실차 순이다. 태국리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울산은 좌절해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선수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김승규, 이명재, 믹스, 김보경, 박용우, 황일수, 주민규가 울산을 떠났다. 이들 모두 주전 내지는 준주전 급 선수들인데, 울산으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울산이 아니었다. 울산은 조현우정승현원두재윤빛가람고명진비욘 존슨 등을 영입하면서 부족한 곳을 충실히 보강했다. 좌절보다는 도전으로 2020년을 맞이하는 울산의 모습이 멋지기만 하다.
 
물론, 울산이 리그에만 집중하려고 위와 같은 폭풍 영입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울산은 ACL에도 한이 맺힌 상태다. 2012년 10승 2무라는 말이 안되는 성적으로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 울산은 그 이후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작년에는 16강 1차전 우라와 원정에서 전범기업구단 우라와 레즈에게 2대1의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도 2차전에서 0대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무패우승 시절 울산

 

이렇듯 울산은 ACL에 맺힌 한이 많다. 과연 울산이 한을 풀고 다시 한번 아시아의 깡패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상하이 선화
 
연고지 탐구
 
상하이 선화를 알아보기 전에 상하이가 어떤 도시인지 먼저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중국의 3000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으로, 1000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100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 이 문장은 상하이가 어떤 도시인지를 아주 잘 알려주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상하이는 중국의 근·현대 역사와 발전상을 두루 확인할 수 있는 도시다. 그러다 보니 이 곳은 중국의 ‘경제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상하이는 중국의 4대 직할시(베이징, 충칭, 톈진, 상하이) 중 하나로, 양쯔강 하구에 위치한 해안 도시다. ‘상하이(上海)’라는 이름도 바다(海)로 나가는(上)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굉장히 뜬금없지만, 이 곳은 대한민국의 전주시, 서울특별시 금천구, 부산광역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
 
이 곳 상하이는 본래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청나라 말기에 아편 전쟁 등 서양 열강의 침입이 이루어지며 청이 문호를 강제로 개방하게 되었고, 상하이가 대표적인 외국인 거류지가 되면서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후 이 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거처가 되기도 하는 등 독립운동 기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상하이 홍커우 공원(현 뤼순 공원)에서 한인 애국단의 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일으켜 일제 고위 관료들의 몸과 영혼을 무자비하게 분리시킨 바 있다.

 

상하이 홍커우 공원. 사진만 봐도 통쾌하다.

 

이후 상하이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체와 함께 침체의 시기를 맞다가, 1980년대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택하며 번창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3년 상하이의 푸동 지역이 개방되면서 상하이는 크게 발전했다. 그 유명한 ‘동방명주’도, 상하이 ‘선화’라는 구단명도 이 시기에 생겨난 것이다. 상하이가 중국의 ‘경제수도’가 된 것도 푸동 지역의 개방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이후에도 상하이는 중국 경제성장과 맥을 같이하며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 역사

 

이제 본격적으로 상하이 선화에 대해 알아보자. 상하이 선화는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51년 1월에 창단되었으니, 만들어진지 벌써 70년이 다 되어간다(다만, 1951년에는 아마추어 축구팀으로 창단되었다). 2005년에 창단된 상하이 상강은 선화에 비해 어린애 수준이다. 아무튼, 이 70년의 세월 동안 상하이 축구팀은 수많은 일들을 겪었다(상하이 ‘선화’가 된 것은 1993년의 일이고, 상하이 선화가 프로화된 것은 1994년의 일이다).
 
우선,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근 10년 간 상하이 축구팀은 문화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표류해야 했다. 문화와 예술이 사회악으로 치부됨에 따라 감독과 선수들이 체포되기도, 때로는 숙청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이 개방정책을 펴면서 이 팀은 문화 대혁명 등 극단적 사회주의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던 1993년, 상하이 시 내의 지역 회사인 ‘선화 그룹’이 상하이 축구팀을 흡수하면서 ‘상하이 선화’라는 구단명이 굳혀지게 되었다. 선화 그룹의 상하이 축구팀 인수는 중국의 프로축구팀이 정부기관과의 관계를 끊고 기업구단이 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고, 선화 그룹이 상하이 선화 운영에 손을 뗀 후까지도 ‘상하이 선화’라는 구단명은 유지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정식 명칭인 ‘상하이 뤼디 선화’같은 경우는 2014년 중국의 ‘뤼디(녹지, Green Land)'그룹이 팀을 인수하면서 생겨났다.

 

1993년의 상하이 선화

 

상하이 선화는 중국 프로축구리그가 출범한 199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프로리그에 참가하고 있지만, 1995년에 우승컵을 거머쥔 이후 아직까지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사실, 2003년에 우승을 하긴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승부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2013년에 중국축구협회가 상하이 선화의 우승컵을 박탈했다. 어쨌든, 상하이 선화는 1995년 이후 24년간 중국 프로리그 우승이 없다. 물론, 2004년 중국 ‘슈퍼리그’가 생긴 이래로 보면 아직까지 상하이 선화는 ‘슈퍼리그’ 무관이다.(현재 상하이 선화 공식 홈페이지 영어판에서는 상하이 선화가 2003년 중국 1부 리그 우승팀이라고 써져있다.)
 
상하이 선화는 역사적으로 가성비가 좋지 못한 구단으로도 유명하다. 이 팀은 ‘황사머니’라는 말의 기원이라고 할 정도로 돈을 많이 쓰는 팀이다. 상하이 선화는 과거 코트디부아르의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아넬카, 호주의 축구 영웅 팀 케이힐, 세계적인 축구선수 카를로스 테베즈, ‘장군’ 뎀바 바 등 엄청난 몸값의 선수들을 영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고, 특히 디디에 드로그바, 아넬카, 테베즈 등은 태업 논란까지 일으켰다.

 

 

ACL 성적도 신통치 않다. 2006년 8강에서 전북에게 패한 게 최고 성적이다. 2006년 8강 진출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3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만큼 상하이 선화는 ACL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니, 냉정하게 말해서 ACL에만 나오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20년의 상하이
 
그러나 2020년의 상하이는 다르다. 2019년, '봉동 이장'이라 불리던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이 상하이 선화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상하이는 반등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기 합류한 김신욱 엘 샤라위를 주축으로 강등권 탈출과 FA컵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그리고 그 결과 상하이 선화는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2020 ACL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이제는 봉동이장이 아니라, 상하이 감독이다.

 

이제 상하이는 최강희 감독의 지휘 아래 단단한 팀이 되어가고 있다. 비록 최근 이갈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며 공격 측면에서의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수비적 측면에서는 보강이 계속되고 있다.
 
광저우 헝다의 골키퍼 정청을 임대 영입했고, 전북 현대 출신의 중앙 수비수 펑샤오팅 역시 광저우 헝다로부터 임대 영입했다. EPL, 리그 앙, 프리메라리가를 경험한 바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스테판 음비아 역시 올 시즌부터 자유계약으로 상하이 선화에 합류한다.
 
비록 이갈로는 떠났지만, 상하이의 공격진은 건재하다. 주장 지오반니 모레노, 대한민국 구가대표 김신욱, 로마와 AC밀란의 살림꾼이었던 엘 샤라위를 토대로 한 공격진은 이갈로가 없어도 위력적이다. 반면, 수비진은 보다 건재해졌다.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과연 이 팀이 K리그의 울산과 만나 얼마나 치열한 한 판 승부를 벌일지 기대가 된다. 울산 팬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준 김신욱과, 그 김신욱이 울산에서 전북으로 갈 때 전북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를 상대로 과연 울산은 한풀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퍼스 히트
 
연고지 탐구
 
‘퍼스’라는 곳을 아는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호주에 위치한 외딴 도시를 알기는 어렵다. 단지 몇몇 야구팬들이 구대성이 말년에 뛰던 팀인 ‘퍼스 히트’를 알 뿐이다. 야구팬이 아닌 이상 멜버른, 캔버라, 시드니 중 호주의 수도가 어딘지는 알아도, 퍼스의 존재는 모를 확률이 높다.(호주의 수도는 캔버라다.)
 
그도 그럴 것이, 퍼스는 인구 150만의 대도시이지만, 인도양에 접한 호주의 유일한 대도시이기도 하다. 이곳 퍼스는 가장 가까운 인구 100만 이상 도시인 애들레이드와 2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중국 광저우까지의 거리다. 체감이 잘 안되는가? 영국 런던에서 로마까지의 거리보다도 먼 거리다. 그래서 이 곳의 축구팀 퍼스 글로리로 원정을 오는 축구팀들은 애를 먹는다고들 한다.

 

퍼스의 위치

 

퍼스라는 곳은 신기하게도 지중해성 기후를 띤다. 아마도 세계지리를 수능 과목으로 선택한 이들 중 일부는 지중해성 기후를 공부할 때, 이 모 강사(메xxxx 소속)의 교재에서 호주 남서부 지역에 자그마한 점을 찍어놓은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거기가 퍼스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나도 퍼스를 이 모 강사의 교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아무튼,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은 여름이 고온건조하다는 점이다. 호주는 남반구에 있으니, 12월부터 2월까지가 여름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퍼스는 굉장히 고온 건조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울산이 퍼스 원정을 가는 4월 7일은 기온도 안정되고, 습도도 적당한 날씨일 것이니 걱정할 바 없다.
 
첨언하자면, 이 곳을 방문할 울산팬이라면 꼭 백사장에 가보도록 하자. 여름은 아니겠지만, 인도양의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호주에서 인도양 구경하는 거 생각보다 어렵다.

 

 

퍼스 글로리

 

그렇다면, 이제 퍼스 글로리 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E조 분석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호주 A리그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가 모두 치러진다. 그리고 정규리그 승자를 ‘A리그 프리미어’라고 부르고, 플레이오프 결승전(그랜드 파이널) 승자를 ‘A리그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퍼스 글로리는 아직 단 한번도 ‘A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른 적이 없다. 다만, 직전 시즌인 2018-2019 시즌에 창단 처음으로 ‘A리그 프리미어’ 자리에 오르기는 했다. 다시 말해, 직전 시즌에 창단 첫 정규리그을 맛봤으나, 그랜드 파이널에서 시드니FC에게 패배하며 플레이오프 우승에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결국 퍼스 글로리는 정규리그 1위 자격으로 ACL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제 퍼스 글로리 팀 내 선수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려 한다. 그런데 소개 전에 잠시 정정 보도를 해야 할 듯 하다. E조 분석글에서 나는 E조가 유일하게 모든 팀에 K리그 경험자가 있는 조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틀렸다. FC도쿄에 나상호 선수가 전북으로 이적한다는 기사, 퍼스 글로리에 K리그 출신 선수가 있겠냐는 방심이 불러온 가짜뉴스였다.
 
아무튼 현재 퍼스 글로리에는 전남 출신의 외국인 축구선수 한 명과 제주 출신의 한국인 축구선수 한 명이 등록되어 있다. 바로 ‘토미 므르셀라’와 김수범이다. 토미 므르셀라는 중앙 수비수로,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전남 드래곤즈의 소속으로 뛴 적이 있다. 당시 등록명은 ‘토미’. 그는 2년간 전남의 수비를 책임지며 고군분투했고, 2018년 하반기부터 퍼스 글로리의 선수가 되었다. 김수범은 광주와 제주를 거친 사이드백 자원으로, 2019년 하반기부터 퍼스 글로리에 합류했다.

 

토미

 

이 팀은 현 K리그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팀이기도 하다. 수원의 아담 타가트, 울산의 데이비슨이 바로 이 퍼스 글로리 출신이다.

데이비슨. 지금은 울산의 선수다.

 

울산이 이 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선수는 바로 주장 디에고 카스트로다. 이 선수는 1982년생의 노장으로, 프리메라리가의 헤타페와 스포르팅 히혼을 거친 바 있다. 그는 왼쪽 윙에서 뛸 때가 많지만, 공격 지역 어디서는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이기도 하다. 디에고 카스트로는 2019-2020 시즌 들어 리그 15경기 중 14경기에 출전해 4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물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지금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한다면, 퍼스 글로리를 상대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주장 디에고 카스트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루노 포르나롤리 역시 무섭다. 이 선수는 멜버른 시티에서 부진했지만, 2019-2020 시즌부터 퍼스 글로리에 합류해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결장 없이 15경기에 출전해 9골 1도움이라는 기록을 올렸다.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월 3일 현재 퍼스 글로리는 A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7승 5무 3패). 시즌 막바지에 리그 및 플레이오프에 힘을 쏟느냐, ACL에 힘을 쏟느냐 여부가 F조에서 퍼스 글로리의 위치를 결정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FC도쿄
 
연고지 탐구
 
고등학교에서 세계지리를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도시’ 단원에서 도쿄에 대해 배웠을 것이다. 나도 도쿄에 대해 배우면서 일본의 국력을 인정하면서도 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도쿄는 세계 3대 금융도시들 중 하나다. 다른 두 금융도시는 뉴욕과 런던이다. 이 정도면 도쿄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 도시인지 알 수 있다. 최근 서울이 도쿄의 위상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도쿄는 아직까지 동아시아 최대 도시이자 세계적인 도시 중 하나다.
 
도쿄는 과거 ‘에도’라고 불린 곳으로, 모두가 알다시피 일본의 수도다. ‘부루마블’ 게임에서 ‘도오쿄오’가 50만원인가 했을 것이다. ‘부루마블’에서 50만원이면 큰 돈이다. 게임을 만든 회사도 도쿄가 일본의 수도니까 그 큰 돈을 도쿄에 책정을 했으리라. 아무튼, 도쿄는 일본의 수도다.
 
스포츠에 관련한 TMI를 덧붙이자면, 도쿄는 2002 한일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곳이 아니었다. 다만,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이 있어, FC도쿄가 이곳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이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도 적지 않은 관련이 있는 곳이다. 우리 대표팀은 2010년 동아시안컵 당시 이 곳에서 중국에게 0대3으로 지면서 A매치 중국전 첫 패배를 기록했다. 물론, 나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은 이 곳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년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에게 4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우리 대표팀은 2010년 사이타마에서 2대0으로 승리한 후 7년 만에 일본에게 A매치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 골이 여기서 나왔다.

 

팀 소개

 

FC도쿄는 도쿄가스를 모기업으로 하여 1935년 창단된 팀이다. F조 팀들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씁쓸할 따름이다. 홈구장은 상술했듯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이다. 이 팀은 2019시즌 준우승을 기록했고, 그에 따라 ACL 플레이오프에 참가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도쿄는 필리핀의 세레스 네그로스에게 2대0으로 승리하며 본선에 올라왔다.
 
FC도쿄에는 작년까지만 해도 세 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유인수와 나상호, 그리고 오재석이다. 그러나 올 시즌 도쿄와 함께하는 한국인은 나상호 뿐이다. 오재석은 감바 오사카로 임대 복귀를 했고, 유인수는 K리그1 성남FC로 이적했다. 사실 나상호까지도 전북 현대 이적설이 나돌았는데, 도쿄가 끝까지 나상호의 이적을 막으며 나상호의 K리그 복귀는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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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이 팀은 ACL에 두 번 출전한 경력이 있고, 두 번 다 16강에서 중국팀을 만나 떨어졌다. 2012년에는 광저우 헝다에게 패배했고, 2016년에는 상하이 상강에게 패배했다. 또한, 이 팀은 ACL에서 K리그 팀에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4전 1무 3패다. 2012년에는 울산에게 1무 1패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전북에게 2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두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울산의 아시아 왕좌 도전이 다시 시작되었다. 2012년 보여준 아시아 깡패의 모습을 이번 2020 ACL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길 바란다. 울산의 선전을 기원한다.(사진 아래 설명에서 연기된 경기를 확인하시라)

2월 18일 경기는 5월 19일로 연기되었다.

 


퀴즈

(이 답을 본문에서 찾고 링크에 들어가면 메일 주소 열람 가능하니 그곳으로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두 분께 상품을 드립니다. 친목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1. 울산 현대의 2012 ACL 성적은(승 무 패)?
2. 상하이 선화가 중국 프로리그(1부 리그)에서 우승한 시즌은?
3. 호주의 수도는?
4. FC도쿄가 ACL에서 K리그 팀에게 거둔 성적은(승 무 패)
5. 중국의 4대 직할시가 아닌 곳은?
 ①베이징
 ②상하이
 ③톈진
 ④광저우
 ⑤충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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