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룩셈부르크에서 피어오른 20,000명의 기적 1 - 룩셈부르크의 축구사와 F91 뒤들랑주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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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아론 윈터의 손에 뒤들랑주의 이름이 들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

 

2018년 8월 31일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18-19 UEFA 유로파리그 조 추첨 행사가 열렸다. 첼시, 아스날, 레버쿠젠, AC밀란 같은 쟁쟁한 이름들이 포진한 가운데,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낯선 이름의 한 구단이 보였다. 클럽 계수는 고작 3.5점, 당연하다는 듯 4포트에 자리했던 이 팀은, 우리에겐 크라잉넛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한 ‘룩셈부르크’에서 온 ‘F91 뒤들랑주’이다.

 

 뒤들랑주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그들의 국가인 룩셈부르크의 축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룩셈부르크는 제주도만한 면적 (2,586km2), 안양시만한 인구 (약 58만 명) 를 자랑(?)하는 초 미니국가지만, 1인당 GDP는 무려 120,000 달러에 육박한다. 한국의 3.6배, 세계 1위이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세 축구 강국 사이에 둘러싸여있는 지리적 특성 탓인지 룩셈부르크 역시 과거부터 축구가 인기 스포츠였다. 국가대표팀은 1934 이탈리아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모습을 드러냈고, 자국 리그는 무려 1910년에 그 틀을 갖추었다. 승강제도 무려 5부리그까지 시행된다. 우리의 뇌리에 박힌 ‘역사 깊고 탄탄한 유럽 축구’의 이미지가 룩셈부르크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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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축구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1920 룩셈부르크 국가대표 선수들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하지만 국가 규모의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한 것일까. 부유한 경제와 깊은 역사를 갖추었음에도 아직 룩셈부르크 리그는 세미프로로 남아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모든 룩셈부르크 팀들이 지불한 이적료는 ‘0원,’ 그러니까, 임대나 자유계약으로만 선수를 수급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인기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17-18 시즌 BGL 리그 (1부)의 전체 평균관중은 428명. 가장 평균관중이 많은 팀도 채 1000명을 넘기지 못했다. 


 리그의 규모가 작다 보니 팀의 해체, 재창단, 합병도 잦다. F91 뒤들랑주도 예외는 아니다. 뒤들랑주 시를 연고로 하던 1부리그 팀, 르 스타드 뒤들랑주, US 뒤들랑주, 알리앙스 뒤들랑주가 1991년 합병하여 만들어진 팀이 F91 뒤들랑주이다.  세 팀 모두 1910년대 초반에 창단되었고, 전부 1부리그, 컵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강팀이었지만, 재정난으로 인해 몰락하였다. 재정적 안정감과 뒤들랑주 시의 축구 붐을 되살리기 위해 세 팀은 합병을 결정하였다. F91 뒤들랑주는 창단된 후 유일한 2부리그 팀이었던 알리앙스 뒤들랑주의 자리를 꿰찼다. (르 스타드와 US는 당시 3부리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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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91 뒤들랑주의 로고. 창단년도, 휘장 등이 들어가 있다. 룩셈부르크 국기 색을 연상시키는 조합은 . 사진=위키피디아

 

 그리고, 그 결정은 가히 ‘신의 한 수’였다. 창단 첫 시즌만에 1부리그 승격을 이루어 낸 F91 뒤들랑주는, 그 후 룩셈부르크 축구사의 새 역사를 써내려갔다. 99-00시즌에 들어올린 첫 리그 우승컵을 포함, 무려 14번이나 최정상에 올랐다. 이는 리그 2위의 기록이다. 통산 우승 1위 죄느스 에쉬가 1907년 창단된 유서깊은 구단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컵 대회도 7번이나 석권했다. 역대 5위의 기록이다.

 

2편에서 계속

 

 

댓글 3

델피에로 2018.09.18. 14:28
요새 변방리그 칼럼으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D
댓글
No.6_Aldair 2018.09.18. 19:35
님도 저처럼 연재탭 마이너로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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