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2라운드 후기: 희망을 논하기엔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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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자 숭의

인천은 지난 11R 상주전에서 기적에 가까운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한 명이 부상당하고, 교체되어 들어온 선수가 퇴장당하고, 또 한 선수가 퇴장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인천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그 동점골은 버저비터였기 때문에, 8연패를 기록중이던 인천에겐 더욱 더 뜻깊은 승점 1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기뻐할 틈도 없이, 인천은 리그 최강팀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인천 선발 라인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골키퍼 위치였다. 부동의 주전이었던 정산이 후보로 내려가고 FA컵에서 데뷔전을 치른 김동헌이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지환은 지난 경기 부상으로 교체되었지만 다행히 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무고사도 부상에서 복귀하며 선발출전했다.

수비 상황:

전북은 중앙보다는 측면, 특히 양 풀백들 위주로 후방빌드업을 전개하는 팀이다. 인천은 이런 전북의 성향을 노렸고 활동량과 속도가 좋은 양 윙포워드들로 전북의 풀백들을 압박한다. 김준범과 지언학은 양 풀백에게 가는 패스길을 차단하거나 선수들 개인에게 직접 압박을 가하면서 전북의 빌드업을 방해하려 했고, 이는 효과를 보게 된다. 볼을 줄 곳이 없어진 전북은 전방으로 길게 볼을 넘기게 되는데, 수비 숫자가 많은 인천은 롱볼에 대한 대처를 나름대로 수월하게 해낸다.

김도혁과 문지환은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전북이 침투하거나 패스 넣어줄 공간을 틀어막는다. 이 두 선수는 양 풀백과 중앙수비 사이 공간, 하프스페이스를 메워주면서 전북의 공격을 틀어막았고, 김준범과 지언학은 아래로 내려와 미드필더들의 수비 싸움에 가담해준다. 김도혁은 중원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활동량을, 문지환은 중원에서 상대방의 패스길을 읽어내며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주전에 이어서 좋은 콤비네이션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전북 선수들은 좋은 기술을 바탕으로 중원의 좁은 공간에서 인천의 압박을 벗어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지만, 한끗 차이로 인천의 골문을 위협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전북은 본인들에게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골을 성공시키며 본인들이 왜 강팀으로 불리는지 증명하게 된다.

공격 상황:

아길라르와 무고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키핑 능력은 전북의 수비를 계속해서 위협할 수 있었다. 인천이 볼을 탈취하게 되면 아길라르 혹은 무고사에게 패스가 연결되고, 이들은 넓은 시야와 좋은 패스를 통해 김준범과 지언학에게 볼을 연결시켜준다. 전진드리블이 가능한 이 두 선수는 양 측면에서 전북의 공간을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여러 차례 슈팅 찬스를 만들어낸다. 전반 5분만에 지언학의 선제골이 터졌고,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전북의 골문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무고사의 폼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은 인천에게 걱정거리이다. 이번 시즌 무고사의 경기를 보면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무고사의 폼이 좋았더라면" 이다. 평소의 무고사였다면 쉽게 성공시킬 골들도 골문을 벗어나며 안타까운 모습을 자아냈는데, 이 날도 무고사는 본인에게 온 슈팅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다. 무고사의 키핑과 공격 센스, 패싱 능력은 인천에게는 아주 중요한 공격 루트이다. 하지만 무고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골이다. 인천이 반등할 때, 항상 그 중심에는 무고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도 무고사의 폼 상승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주중 FA컵에서 120분 혈투를 벌인 전북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친 모습이 눈에 띄게 드러나게 된다. 인천 또한 점유율을 내주면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게 되었고, 김호남과 이준석을 투입한다. 이 두 선수 모두 어김없이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었지만, 아길라르와 무고사가 빠진 상황에서 인천의 역습은 크게 효과적이지 못했다. 결국 양 팀 다 추가골을 넣는 데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

인천은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근데 왜 승점차가 줄어든거지, 전북은 치열한 우승경쟁 속에서 인천에게 발목을 잡히게 된다. 인천 입장에선 강팀 전북을 상대로 승점을 챙겼지만, 아무래도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지난 상주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마치게 된다.

총평:

개인적으로 전북의 경기력이 아쉽다. 이렇게 좋은 멤버로 이런 경기력밖에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비단 인천과의 경기뿐 아니라 이번 시즌 내내 전북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좋은 선수단 자원으로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즌 전에 지적된 스쿼드의 밸런스 문제가 점점 크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전북의 경기력이 다이내믹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들지 않는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에 합류하는 바로우와 구스타보가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전북이 다시 치고 올라갈지, 부진을 이어갈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8연패 후 2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분위기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도 11위와의 승점차가 6점이나 나는데다가 다음 경기가 포항 원정이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인천에게 한 경기 한 경기 경기력은 큰 의미가 없다. 리그 싸이클이 한바퀴 돌기 시작한 상황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결과를 얻어내느냐가 인천의 생존과 강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30561996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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