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2019-20 시즌 더비 카운티 결산 (1) - 키워드로 리뷰한 더비 카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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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2008년을 뒤로 하고, 더비 카운티는 2010년대를 챔피언십에 바쳤다. 일석(一昔) 간에 그들은 승격도 강등도 없이 2부 리그의 지박령(地縛霊)으로서 살아갔다. 2013-14 시즌, 2015-16 시즌, 2017-18 시즌, 2018-19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에 도전하였지만, 단 한 번도 승격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있어 올 시즌은 2010년대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자, 2020년대를 1부 리그에서 시작할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도 그들은 승격하지 못했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고사하고, 지난 시즌보다 아래인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른 이들은 프랭크 램파드의 이적, 세 명의 임대생(메이슨 마운트, 해리 윌슨, 피카요 토모리)의 공백을 운운하며 더비 카운티는 올해 실패했다 단언한다. 하지만 정말 더비 카운티는 이번 시즌 실패한 시즌을 보냈을까?

 

오늘 우리는 2019-20 시즌, 더비 카운티가 얼마나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는가. 그리고 정말 더비 카운티는 실패한 시즌을 보냈는가? 에 대한 의문을 키워드(#DCFC - 더비 카운티)를 통해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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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uraged - 좌절한

 

리빌딩에 실패했고,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한 프랭크 램파드. 하지만 그는 여전히 올라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고, 완성되지 않았지만 리빌딩에 대한 도전 정신은 높이 살 만했다. 제이든 보글-메이슨 마운트-해리 윌슨-피카요 토모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는 "나는 팀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며 프리 시즌을 준비했다. 1달 반이 지나고, 그에 대한 기대는 그에 대한 원성으로 바뀌었다. 1달 반에 달하는 시간을 끌고 이윽고 첼시로 떠난 것이다. 많은 팬은 그에게 실망했고, 특히 젊은 팬들은 그를 "배신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 달 남짓도 되지 않는 프리 시즌이 주어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새로 부임한 감독 필립 코쿠는 팀을 정비해야 했다. 프랭크 램파드와 함께 떠난 것은 임대생들 뿐만이 아니었다. 브래들리 존슨, 데이비드 뉴젠트 등 베테랑이 팀을 떠났다. 안드레 위즈덤, 듀에인 홈즈, 제이든 보글 등 많은 선수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크리스티안 비엘릭을 제외하면 여름 이적 시장에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윙, 키퍼)은 보강하지 못했고, 램파드의 실패한 영입인 조지 에반스, 플로리안 요제프준은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안 보였다. 더군다나 램파드와 코쿠의 전술은 큰 차이를 보였다. 램파드는 4-3-3, 4-2-3-1의 강한 압박과 좁은 간격의 플레이를 주문했지만, 코쿠는 4-2-3-1에서 공을 점유하고자 하는 경기를 선호했다.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 더비 카운티는 시즌 초반 강등권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패배는 하나밖에 없었지만, 승리도 하나밖에 없었다. 그들은 챔피언십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무승부를 기록했고, 더비의 무승부 행진은 약 2달간 이어졌다. 심판 판정도 녹록지 않았다. WBA 전, 카디프 전, 헐 시티 전 더비 카운티는 불합리한 판정을 받았다. 한편, 더비 카운티의 공격수 메이슨 베넷과 톰 로렌스는 음주 운전을 했고, 이 과정에서 동승자 리차드 키오가 15개월에 달하는 장기 부상을 끊게 된다. 메이슨 마운트의 대체자로 임대한 키어런 도웰은 매우 끔찍한 모습을 보이며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소속팀 에버튼으로 임대 복귀했고, 이후 위건으로 임대되었다. 한편, 구장 매각 문제와 관련하여 EFL과 시비가 있었고, 11월, 12월의 상승세도 그레임 시니의 장기 부상과 크리스티안 비엘릭의 시즌 아웃으로 중단되었다. 더비 카운티의 2019-20 시즌 전반기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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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 - 코쿠

 


한편, 필립 코쿠 감독은 챔피언십에서 흔하지 않은 "후방 빌드업"을 팀에 주입하고자 했다. 챔피언십 구단 중에 점유를 하며 후방 빌드업을 체계적으로 꾸려나가는 팀은, 리즈 유나이티드와 같은 강팀을 비롯하면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챔피언십 구단들의 경기당 평균 점유율을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립 코쿠는 4-2-3-1에서 라볼피아나를 통한 후방 빌드업, 중앙 미드필더와 풀백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클래식할지 모르지만 챔피언십에서는 흔하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를 팀에 도입하고자 했다. 시즌 초반 주장 리차드 키오의 이탈, 키퍼 켈리 루스의 부진으로 이 전술은 잘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노장 키퍼 벤 헤이머의 기용과 수비진의 안정화가 이루어진 후, 후방 빌드업 전술은 팀에 성공적으로 녹아들 수 있었다.

 

또한, 코쿠는 2018-19 시즌 U18 프리미어 리그 통합 우승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시즌 시작 이전, 제이슨 나이트, 루이 시블리, 리 뷰캐넌, 모건 위태커 등 u18 프리미어 리그 통합 우승 멤버들을 1군 스쿼드에 포함했고, 크리스티안 비엘릭과 그레임 시니가 다치자 과감하게 제이슨 나이트와 지난 시즌 램파드가 키우는 데 실패한 맥스 버드를 투입했다. 웨인 루니 합류 이후, 코쿠는 맥스 버드와 웨인 루니를 더블 피보테로 사용하였다. 그 결과, 더비 카운티는 그레임 시니와 크리스티안 비엘릭이 구성하던 3선보다 더 강력한 조합을 꾸릴 수 있었다. 핵심 멤버인 톰 로렌스(LW), 듀에인 홈즈(CAM)의 부상이 있었지만, 루이 시블리의 등장은 어느새 그들을 잊게 했다.

 

웨인 루니의 합류 이후, 필립 코쿠는 비로소 자신의 전술을 완성했다. 2년간 부진에 빠져있었던 노장 스트라이커 크리스 마틴을 소생시켰고, 1년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크레이그 포사이스를 다시 믿을맨으로 만들었고, 유스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의 조화를 이룩했다. 더비는 승격권과의 승점차를 15점에서 6월 말 3점 차로 줄였고, 비록 부상자들과 일정의 악재로 승격권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이는 코쿠의 리빌딩이 성공했음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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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e - 미래

 

2019-20 시즌은 단연 더비 카운티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이 빛난 시기였다. 1군 스쿼드에 등록된 선수들은 모두 득점을 기록했고, 리 뷰캐넌을 제외한 모든 선수는 10경기 이상 출장했다. 제이슨 나이트, 맥스 버드, 루이 시블리는 후반기 선발 멤버로 뛰었고, 팀의 다른 어떤 핵심 선수들보다 좋은 기량을 보였다. 더비는 올해 잉글랜드 프로 리그에서 U21 선수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준(7,946분) 구단인데, 이는 2위 스완지(6,110분)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기록이다.

 

전술적 차이가 있었기에, 메이슨 마운트를 제외한 다른 임대생에 대한 대체자는 필요하지 않았다. 해리 윌슨은 하프 윙으로 뛰었기에 사실상 대체자가 필요하지 않았고(코쿠는 하프윙을 사용하지 않는다), 피카요 토모리의 대체자로 임대한 맷 클락은 피카요 토모리보다도 더 안정된 활약을 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메이슨 마운트의 대체자는 시즌이 끝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키어런 도웰은 매우 끔찍했고, 듀에인 홈즈가 활약했지만 홈즈는 2달 만에 부상, 폼이 하락했다.

 

FA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필립 코쿠는 일찌감치 승격권 경쟁을 위해 로테이션을 돌렸다.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후보나 붙박이 주전 선수로 채웠고, 여기에는 루이 시블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루이 시블리는 이전 FA컵 경기나 리그 컵 경기에서도 출전했지만,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고, 유스에서만 주목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시블리는 맨유전을 통해 날아올랐다. 비록 팀은 3 - 0으로 패배했지만, 시블리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그다음 경기인 블랙번 로버스 전에 데뷔 골을 원더 골로 장식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리그 재개 이후에도 밀월 전에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버밍엄 시티 전에 원더 골을 기록하며 1군에서 완전히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 항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주드 벨링엄이 아니라 루이 시블리를 영입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프랭크 램파드가 남기고 간 리빌딩의 숙제를 필립 코쿠는 마침내 풀어냈고, 더비 카운티 팬들은 다음 시즌 더욱더 강력해진 젊은 구단을 보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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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lusion - 결론


프랭크 램파드가 남기고 간 리빌딩의 숙제를 어느덧 풀어낸 더비 카운티이지만, 여전히 키퍼 포지션과 윙 포지션의 보강은 남아있다. 램파드의 망작으로 유명한 플로리안 요제프준은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톰 로렌스의 폼은 돌아왔지만, 오른쪽의 마틴 웨그혼의 결정력은 여전히 끔찍하다. 애초에 마틴 웨그혼은 원래 스트라이커로 뛰는 선수이나, 윙의 부족으로 윙에서 뛰게 된 케이스이다. 켈러 로스는 그나마 나은 폼을 보여주었으나, 주전으로 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임대생 벤 헤이머는 처음의 폼과 달리 점점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니, 결국 실수로 승격의 기회를 헌납했다.

 

PSV에서의 영광에 이어, 현재 더비 카운티는 많은 네덜란드 선수와 연결되고 있다. 기존에 더비 카운티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에만 스카우트를 보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소위 말하는 "잉글 프리미엄"이 줄어, 선수의 이적료는 오히려 감소한다.)

 

이제 코쿠에게는 새로운 시즌을 대비할 긴 프리 시즌과 이적 시장이 주어지고, 마침내 프랭크 램파드의 색을 지우고 자신의 색을 입힐 기회를 얻었다. 2020년 이미 그의 팀은 충분히 그의 색으로 물들어 있었으나, 여전히 팀은 완성되지 않았다.

 

다음 시즌, 더비 카운티가 12년간 미뤄온 과업을 그가 이룰 수 있을까. 두고 볼만한 일이다.

 

- 다음 편에서는, 선수 개개인에 대해 평가를 하겠습니다.

 

댓글 5

서윤경 2020.07.28. 21:34
버드 개개인 평가 기대중...
댓글
천사시체 2020.07.28. 23:18
개개인에서 사고친놈들 너오겟구먼..
댓글
코쿠콜라 작성자 2020.07.29. 07:58
 김대의감독님돌아와요
오 포인트도 쥬시는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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