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4라운드 후기: 또 다시 미뤄진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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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전북, 포항. 이 어려운 상대들을 상대로 패하지 않고 세 번의 무승부를 거둔 인천은 8연패 이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상대가 리그 2~4위, 상위권 팀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인천의 성적은 나쁘다고 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이어지는 일정에서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홈 2연전은 광주-성남. 최근 1무 5패로 좋지 않은 성적의 광주를 상대로, 인천은 시즌 첫 승을 노린다. 광주전부터 시작되는 (제한적)관중 입장 허용,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보인 좋은 경기력, 광주의 하락세 등은 인천에게 둘도 없는 기회로 보였다.

(경기장을 찾은 파랑검정)

좌석간 거리 두기, 단체 서포팅 금지 등 이전과는 다른 경기장의 모습이었지만, 경기장에 관중들이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 경기장에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맴돌았다. 고요했던 경기장은 웅성거리는 소음으로 가득찼고, 관중 뿐 아니라 선수단도 오랜만의 유관중 경기에 들떠 있는 듯 보였다. 선수단은 힘든 시기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를 건냈고, 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불안한 시작과 아길라르의 한방:

오랜만의 유관중 경기에 들뜬 탓일까, 인천은 이 날 경기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자잘한 패스미스들이 눈에 띄면서 어수선하게 경기를 시작했고, 펠리페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자칫하면 전반 초반부터 말릴 수 있었던 상황을 뒤집은 건 아길라르의 개인능력이었다.

이 날 훈련 과정에서부터 슈팅 감이 좋았던 아길라르는 중거리 슛 하나로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골문을 벗어나긴 했지만, 아길라르의 슈팅으로 인해 분위기를 가져오면서 인천도 어느 정도 정비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패스가 다시 발밑으로 연결되기 시작했고, 팀단위 압박도 조금씩 맞아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아길라르가 다시 중거리 슛을 때리고, 그대로 골문으로 연결된다. 이 날 아길라르는 인천 공격의 중심이었다. 이적 이후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길라르지만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었는데, 슈팅 영점이 맞기 시작하자 시도하는 모든 슈팅들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무고사가 이렇다할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길라르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인천은 전반 내내 광주를 압박한다. 수비라인은 높은 곳에 형성되었고 양 풀백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김준범은 안쪽으로 좁혀들어오면서 공격 시에는 중앙 공격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좌측의 빈 공간을 강윤구가 전진하면서 커버하는 모습이었다. 김준범은 어느 위치에 국한되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광주 수비를 교란했다. 아길라르의 골 과정에서도 김준범의 오프더볼 움직임이 광주 수비진에 영향을 주었고 아길라르가 비교적 편하게 드리블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준범은 좋은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아쉽게 상대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본래 측면 자원이 아닌 김준범은 최근 몇 경기에 연속으로 측면에서 출전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위치지만,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점점 그 위치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교체:

후반 들어 광주는 보다 적극적으로 전방압박을 시도한다. 전반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정산은 광주의 압박이 강해지자 더욱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실수가 잦아진 정산의 모습에 인천의 빌드업 과정도, 수비도 동시에 흔들리게 된다. 특히 엄원상은 이 날 광주의 압박 과정의 핵심이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압박에 인천 수비진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엄원상에 대한 견제를 신경쓰게 된다.

후반들어 김준범은 거의 측면 수비 위치까지 내려와서 강윤구와 함께 엄원상을 견제했다. 강윤구가 안으로 좁히면서 수비 시에는 백5에 가까운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천은 김준범을 빼고 박대한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를 노린다. 기본적으로는 박대한이 측면 수비, 강윤구가 측면 미드필더 위치였지만 수비 시에는 강윤구가 내려오고 박대한이 안으로 좁히면서 백5에 가까운 대형을 형성했다. 엄원상에게 수비 두 명을 붙이는 강수였지만 결과적으로 엄원상에게 실점하면서 이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다. 인천은 곧바로 강윤구를 빼고 구스타보를 투입시키며 추가골을 노린다.

오반석은 이 날 선발출전하며 펠리페를 견제하는데 힘썼지만, 빌드업 과정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산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 일차적인 문제였고, 양준아와 달리 오른발잡이였기 때문에 한 템포씩 삐걱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팀이 압박에 허둥대는 과정에서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 외:

인천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광주의 간절함은 인천의 그것보다 강했다. 관중들 앞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겠다는 다짐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심지어 11위인 서울은 성남에 승리를 거두며 인천과의 승점차를 벌렸다. 14라운드, 리그의 절반이 진행되었고 인천의 첫 승은 또 다시 미뤄졌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51903356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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