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22라운드 후기: 주니오의 한 방, 무고사의 부재

  •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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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sjk101/222095221513)

 

주중 인경전에서 승리를 거둔 인천은 드디어 리그 11위와의 승점차를 '0'으로 만든다. 다득점에서 밀리기 때문에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상대이자 라이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리그 11위 수원과의 승점차를 0점, 리그 10위 부산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좁힌 인천은 드디어 파이널 라운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승점을 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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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자 숭의아레나)

 

K리그에 퍼지고 있는 '인천 공포증'이라는 버프를 받은 채 인천은 '리그 1위'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지난 경기 전북을 상대로 패하며 분위기가 꺾인 울산은 더 이상 승점차가 좁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에야말로 준우승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하는 울산이 숭의아레나를 찾는다.

라인업의 변화, 인천의 전략:

전반적인 전력이 울산보다 열세인 인천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준다. 18인 명단은 지난 경기와 다르지 않았으나 선발 명단에서의 변화가 있었다. 다소 파격적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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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사 대신 최범경이 투입되었고, 아길라르가 최전방 위치로 올라갔다. 시트 상 포메이션 또한 이전 경기의 3-5-2가 아닌 3-4-3이었다. 백3(혹은 백5) 위에 중앙지향적인 미드필더 다섯 명을 배치하면서 수비와 중원에서의 숫자 싸움을 이기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골문 안에서 움직임을 가져갈 선수가 없다는 사실은 불안요소였다.

시트 상의 포메이션은 3-4-3이었으나 사실상 이 날 인천의 포메이션은 5-4-1, 혹은 5-5-0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강윤구와 김준엽은 공격 가담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수비 진형에 머물렀고, 그 위에 김준범과 최범경이 위치하면서 다시 한번 측면을 강화했다. 김도혁과 문지환은 중원을 지켰고 아길라르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인천은 전방 압박보단 위치를 지키면서 수비하는 방법을 택했다. 가끔씩 김도혁이 아길라르 위치까지 올라가서 울산을 압박했고 그럴 때는 김준범-문지환-최범경이 중원을 꾸렸다.

아길라르의 키핑 덕분에 인천은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최전방 위치에서 플레이를 시작한 아길라르는 후방까지 내려와 볼을 받으면서 플레이를 전개했다. 이 날 아길라르가 성공한 패스는 37개로(46회 시도) 인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였다. 다만 아길라르가 내려와서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해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인원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박스 안에서 울산의 골문을 노리는 위협적인 상황은 자주 나오지 않았다. 인천의 슈팅은 박스 근처(혹은 바깥)에서의 중거리 슛이 대부분이었는데, 골문을 벗어나거나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인천의 전략은 강팀 울산을 상대로 무리하게 승점 3점을 노리기보단 안정적으로 승점 1점 이상을 따내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무고사가 선발출전하지 못하는 상황(경기 후 조성환감독은 무고사에게 근육통이 있었다고 밝혔다)이었기 때문에 송시우나 김대중같은 다른 공격수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집중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을 택한 것이다. 이 전략은 주니오에게 일격을 얻어맞은 상황을 제외하면 잘 통했다고 볼 수 있었다. 무고사 대신 투입된 최범경은 이 날 패스 성공률 93퍼센트(25/27)로 인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팀이 의도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부합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주니오의 한 방, 무고사의 부재:

하지만 이 전략은 경기 초반 주니오의 한 방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다. 인천은 울산의 패스길을 그럭저럭 잘 차단했지만, 골문 근처에서 이루어지는 울산 선수들의 원투패스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의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수비 대열이 흔들렸고 주니오는 본인에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 날 주니오의 볼터치가 투박한 모습 등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는데(경기 후 주니오의 인터뷰를 보면 잔디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주니오의 한 방은 울산에게 소중한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인천은 하프타임에 김준범 대신 송시우를 투입했고 73분에는 최범경(근육 부상)대신 김대중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시도했다. 양 측면의 윙백들도 전반보다는 보다 전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힘든 일정을 거치면서 쌓인 체력적인 문제, 무고사의 부재 등으로 인해 이 시도들은 드라마틱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김도혁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는 장면이 인천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슈팅이었다. 인천은 마지막까지 무고사를 아끼면서 87분에 구스타보를 투입했지만, 짧은 시간동안 구스타보가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았다.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양 팀의 스트라이커 주니오(24골, 울산 45골)와 무고사(8골, 인천 15골)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선발 출전한 주니오는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보여주었고 무고사는 무리한 출전을 하지 않는 대신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혼돈의 파이널 라운드:

같은 시간 펼쳐진 경기에서 수원이 강원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인천과의 승점차를 다시 3점으로 벌렸다. 성남과 부산은 각각 광주와 전북에게 패하며 승점을 쌓지 못했다. 22라운드를 끝으로 정규 라운드가 마무리되었고 파이널A, B 그룹이 확정되었다.

수원에게 패배한 강원과 대구와 비긴 서울은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하면서 파이널B에 합류했다. 7위 서울과 12위 인천의 승점차는 7점으로 여차하면 뒤집힐 수도 있는 승점차가 유지되고 있다. 어느 팀도 강등 경쟁을 피할 수 없기에 모든 경기가 승점 6점짜리 단두대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위와의 승점차가 9점까지 벌어졌던 인천은 이 승점을 3점차로 줄이면서 파이널 라운드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경쟁팀 다섯 팀들과의 상대 전적은 3승 2무 5패로 열세지만, 이 중 3승(수원, 강원, 서울)이 조성환감독 부임 이후로 거둔 승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인천의 상승세는 매섭다. 다만 조성환 감독은 "강등 경쟁에서 인천이 저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력만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전하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실제로 10위, 11위와의 승점차는 한 경기 차이지만 인천이 리그 최소득점팀인 것을 감안하면 한 경기 이상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도 '생존왕'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두 경기 이상을 뒤집어야 한다.

절망적이었던 시즌 중반을 지나 어느덧 시즌 말미가 다가왔다. 희망을 바라보고 있는 인천이지만, 아직 다섯 경기가 남았다. 이번 시즌에도 '생존왕'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마지막까지 분발이 필요하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95221513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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