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24라운드 후기: 다시 12위, 수원의 한 방에 무너진 인천

  • 심PD
  • 53
  • 1
  • 6

(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sjk101/222108799022)

 

인천은 지난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성남을 꺾고 순위 상승에 성공한다. 6대0이라는 골 기록은 구단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 승리로 인해 인천은 순위 상승과 더불어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2019시즌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 탄천에서 승리를 거두며 강등권에서 멀어진 인천은 이번 년도에도 탄천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다.

좋은 기억은 뒤로 한 채, 인천은 박건하 감독 부임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파이널 B 그룹 팀들 중 가장 분위기가 좋은 두 팀의 맞대결인 만큼 쉽게 승리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고, 양 팀 팬들을 포함해 강등권에 걸쳐있는 팀들의 팬들 또한 경기를 긴장감있게 지켜보게 된다.

image.png

(10월 4일자 숭의)

 

킥오프 전 바라본 숭의의 잔디는 보수한 흔적이 눈에 띄게 자리잡고 있었다. 최근 홈 경기에서 잔디 이슈가 있었던 만큼 나름의 공사를 한 것처럼 보였지만, 후술할 경기에서 이 잔디는 양 팀 모두에게 생각보다 큰 변수로 자리잡게 된다.

image.png

인천은 라인업 변화가 있었다. 센터백 라인의 오반석, 김연수가 빠졌고 그 자리를 정동윤, 김정호가 채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성환 감독은 두 선수의 결장이 부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김호남이 14라운드 광주전 이후 오랜만에 스쿼드에 복귀했고 과거 제주 시절 조성환 감독이 종종 기용했던 좌측 윙백 위치로 출전하였다.

수원에게 밀린 에너지 레벨:

이 날 인천은 이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변화한 센터백 라인은 빌드업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정호는 오랜만의 출전에 적응을 하지 못한 듯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지난 성남전 좌측 스토퍼 위치에서 무난한 활약을 보여준 정동윤 또한 이번 경기에서는 썩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동윤과 김호남과 짝을 이루며 빌드업을 전개해나가야 했던 상황이었으나 김호남은 아직 그 위치가 어색해보였다. 김호남은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짧은 시간을 소화했고, 불의의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image.png

인천은 송시우를 투입하면서 문지환을 센터백 위치로 내린다. 정동윤은 본인이 원래 뛰던 왼쪽 윙백 위치로 이동했고, 송시우가 아길라르와 위치를 오가는 위치로 투입되었다. 경기 플랜을 35분만에 수정해야 했던 인천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중원에서 밸런스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문지환이 최후방으로 내려가다보니 중원에서 볼이 돌지 않았고, 김도혁-김준범-송시우(아길라르) 조합의 중원은 수원의 한석종-김민우-고승범 3미들의 에너지 레벨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수원은 최전방의 한석희, 우측 윙백의 김태환까지 중원 싸움에 가담해주면서 세컨볼 경합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결국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인천은 김태환에게 실점하며 경기를 끌려가게 된다.

이 날 인천의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평소보다 폼이 좋지 않았다. 최후방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중원까지 그 영향이 가기 시작했고, 중원의 선수들도 이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나마 김준범이 전방으로 볼을 넣어주려는 시도를 했으나, 경기 흐름을 바꿀 만큼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중원에서 볼이 돌지 않자 무고사가 볼을 내려와서 받는 빈도가 늘어났고 수원의 골문을 노리는 위협적인 장면은 자주 보이지 않았다.

극악 컨디션의 잔디:

이 날 숭의의 잔디 상태는 이번 시즌 숭의에서 치렀던 어떤 경기들보다 좋지 않았다. 인천의 미드필더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잔디 탓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양 팀 선수들 모두 잔디의 상황에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인 패스조차 움푹 패인 잔디에 걸려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공격적인 패스는 잔디 위에서 속도가 죽으면서 공격진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image.png

(경기 화면 캡쳐)

 

실제로 이 경기에서 양 팀 선수를 통틀어 10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한 선수 중에 패스 성공률이 90퍼센트를 넘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여러 상황이나 전략 등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잔디의 상태 때문에 패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수치라고 볼 수 있겠다. 인천은 본인들의 홈그라운드에서 홈 이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조성환 감독은 김준범을 빼고 김대중을 투입하면서 발밑으로 들어가는 패스 대신 공중볼에 강점을 둔 옵션을 선택한다.

image.png

그 외:

이 날 김대중은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대중의 제공권은 수원의 수비를 위협하면서 무고사나 송시우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다만 수원의 박건하 감독은 김대중 투입 후 6분만에 헨리를 투입시키면서 김대중에게 마크를 붙인다. 그 이후 김대중이 눈에 띄게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짧은 시간 보여준 임팩트는 이 선수의 전술적인 효용성을 보여주었다. 김대중은 20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동안 7번의 공중볼 경합을 시도했고 이는 인천 선수단 중 중앙수비 김정호(8회)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였다(여담으로, 헨리는 투입 이후 세 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인천은 경기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0-1로 패배하고 만다. 부산이 서울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인천은 다시 12위로 순위가 떨어지게 된다. 그나마 인천에게 다행인 점은, 성남이 강원에게 패하면서 승점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이다(성남이 감독을 포함해 두 명이 레드카드를 받는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순위가 다시 리그 최하위, 강등권이라는 점이 인천에게 뼈아픈 사실로 다가왔다.

인천 선수들은 '팀 벤투 vs 팀 김학범'이라는 이벤트성 A매치에 아무도 소집되지 않으며 체력적으로 비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직 100퍼센트 컨디션이 아닌 이준석이 U-21 대표팀에 소집되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인천은 A매치 휴식기 동안 다른 팀들에 비해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세 경기. 다른 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인천은 최소 2승 이상을 거두어야 한다. 지난번 강원 원정, 강릉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온 인천이 이번에도 강릉에서 웃을 수 있을까.

 

https://blog.naver.com/sjk101/222108799022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휴방)

댓글 1

쟁이 2020.12.24. 23:02
딱 이 경기 기억나는게 잔디뿐.....ㅠㅠ;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이벤트 해축백일장 수상작 발표 (8, 9회차 공동) 3 Giallorossi 93 9
이벤트 야근에 찌든 이벤트 주최자로 인해 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승무패 이벤트(~7/24 22:00) 4 Giallorossi 3176 11
츄또공지 해외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츄사장 명단 3 Giallorossi 1534 11
공지 CHUGGU 해외축구갤러리 공지사항 20240615 1차 개정판 42 강미나 10172 56
인기 한지 플릭 <====== 이름부터 축구력 떨어짐 3 뉴저지 47 9
인기 좆같은 팀 교진 20 5
인기 아시발아스날이겼으면토토5만원먹는건데이시발시발시발 Muniain 14 3
축구칼럼
이미지
타카나시호시노 35 6
축구칼럼
이미지
whwnsw 15 3
축구칼럼
이미지
Muniain 67 11
축구칼럼
이미지
Muniain 86 12
축구칼럼
이미지
프리드 124 14
축구칼럼
이미지
whwnsw 18 3
축구칼럼
이미지
whwnsw 38 2
축구칼럼
이미지
시오츠카모에카 59 4
축구칼럼
이미지
시오츠카모에카 62 7
축구칼럼
기본
Giallorossi 65 9
축구칼럼
이미지
김헌곤 88 5
축구칼럼
이미지
강미나 384 34
축구칼럼
이미지
정진솔 165 8
축구칼럼
이미지
varclub 481 9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78 4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27 6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40 4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31 7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28 6
축구칼럼
이미지
두줄풋볼 23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