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맨시티의 첫 챔스 결승을 본 소감평

2021년 5월 30일, 맨체스터 시티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뤘다.

상대팀은 진한 파란색팀의 첼시FC. 그들은 런던을 대표하는 클럽이며 투헬 체제하에서 점진적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모두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이 칼럼은 온전히 맨시티팬이 쓴 소감평이란걸.

그러니 다소 편향적이고 듣기 그런 말이 나와도 이해 부탁드린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결과는 1-0 첼시 승. 파란사자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경기가 끝나고 나는 펑펑 울었다. 거의 1시간을 울었던 거 같다.

그 이유는 맨체스터 시티의 리빙 레전드, 아니 리빙 레전드였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TV 화면 속에서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와 젊음을 함께 했다. 2011년부터 나는 맨체스터 시티 경기를 챙겨봤다. 당시 아구에로의 나이는 24세, 즉 내 나이와 비슷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그가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내 일인 것처럼 행복했다.

그런 선수가 팀에서 마지막 경기를 그런 식으로 마치자, 나는 너무 아쉬웠다.

더불어 이해할 수 없는 라인업을 들고 나온 감독이 미웠다.

 

경기가 끝난 후 펩 감독은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그가 하는 말을 듣고서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리어 자기는 최선을 다했고 할 만큼 했다며 옹호했다.

옹호. 본인은 옹호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팬인 내 눈에는 옹호였다.

경기를 보러 간 팬들과 TV로 경기를 봤을 팬들을 리스펙트하지 않은 펩의 발언은 나에게 있어 '아무 잘못 없습니다'라고 주장하는 옹호였다.

 

시즌내내 잘했던 귄도안, 포든, 칸셀루 등을 제쳐두고서까지 그는 무얼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경기를 마치고 나서 처음엔 첼시도 미웠다. 첼시, 펩, 구단 자체가 너무 혐오스러웠다.

하지만 첼시는 우리보다 잘했으며, 지금은 그들이 챔피언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때처럼 지금도 맨시티를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

예전처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응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펩이 지양하는 축구를 좋아했었다. 포제션 풋볼이라 불리오는 짧은패스로 이뤄진 그 축구를 말이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경기 이후 맘을 바꿨다. 더는 펩을 응원하지 않기로, 더는 펩의 축구를 좋아하지 않기로.

그저 맨시티가 잘 되기만 바라기로.

 

누군가는 말한다. "야, 맨시티 리그 우승했으면 됐지, 너무 그렇다~"

그 말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건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였다.

나뿐만 아니라 시티즌이 그랬다. 펩은 그 기회를 잘못된 선택으로 날려버렸다.

얼마든지 다시 기회는 올 거라고 말한다. 앞으로 나아가면 다시 기회는 올 거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이 이해가 간다. 단지 지금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뿐이다.

언제 우리가 다시 결승에 올라갈까.

언제 우리가 다시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을까.

언제 우리가 8강 이상을 넘어 4강까지 갈 수 있을까.

 

또 다른 레전드, 페르난지뉴가 떠나기 전까지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고 싶다.

떠나간 선수들이 바랬던 그 트로피를 지뉴만큼은 꼭 들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맨체스터 시티는 계속 전진할 것이며

유럽 챔피언이 된 첼시의 우승을 축하한다.

 

아구에로, 글라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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