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독한 형사 <3장 12화 - 형>

 

1

 

설마 하는 마음으로 통화를 걸었다.

교도소 정문 앞에서 흐르는 침묵.

여자친구의 남동생 김재혁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럴 땐 방법이 하나 더 있다.

그의 부모님께 연락하는 것.

이재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통화음이 한창 이어지더니.

 

-여보세요, 재웅이 아니니? 어머…이 시간엔 웬일이니?

 

-아…어머님…안녕하세요…잘 지내셨죠…그…별거 아니고 재혁이 출근했습니까?

 

-재혁이? 아니…부산 출장 때문에 잠시 지방 내려갔어…왜? 전화 안 받니……?

 

-아…아닙니다…중요한 것도 아니라서…그냥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진실을 들으면 놀랄지 모를 어머니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부러 내뱉은 거짓말이다.

지윤의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직 화해할 맘이 없는 거니? 그 말을 들은 이재웅은 입을 꾹 다물었다.

화해? 사과? 둘은 싸운 적이 없다. 단지 죽은 여자친구 때문에 사이가 나빠졌을 뿐.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이 생겨서 다음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선배의 부탁을 받은 정 순경은, 렌터카 회사를 찾아가 사장을 따로 만나 몇 가지 물었다. 우선 CCTV 화면에 찍힌

차량을 보여준 뒤 회사 소유의 자동차가 맞는지부터 확인했다. 안경을 위로 올려 쓴 사장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소파에 앉아있다가 상체를 살짝 기울이곤 그렇다고 대답했다. 정 순경은 “씁” 하고 입맛을 다셨다.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혹시 이 사람이 빌려 갔나요?”

 

“어디 보자…어어…맞네요…며칠 전쯤 부산 여행 간다고 가져갔죠…그런데 왜 그러시죠?”

 

“수사 중이라서 자세히 설명은 드릴 수 없지만…소유하신 차량이 범죄에 연루된 거 같습니다…

일단 더 나오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사무실을 나온 정 순경의 입에서 뜨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때 왼쪽에서 누가 말을 걸어왔다.

벽에 기대고 서있다가 후배가 나오는 걸 발견하곤 가까이 다가온 공 반장과 남명성이었다. 남명성은 눈치를 살폈다.

정말로 그 사람이 한 짓이야? 공 반장의 시선이 살짝 가라앉았다. 마치 정 순경이 잘못 아셨어요,

라고 대답하길 바라듯.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 반장은 고개를 숙였다.

원치 않은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공 반장의 왼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일 ○○동 오전 10시랬지? 강력팀 전원 소집하고…근처 파출소에도 알려…대신 용의자를 자극할 수도 있으니까…

절대 경찰인 척 티 내선 안 된다고 당부하고…….”

 

“재웅이 그 자식…속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는데요…허…….”

 

“네…반장님 말씀대로 할게요…재웅 선배 괜찮겠죠……?”

 

“얘기 들어보니까…이재웅 형사님 전 여자친구의 남동생 분이…심각한 범죄라도 저질렀나 봐요……?”

 

형사들 사이에 껴서 꼬치꼬치 캐묻는 그녀. 남명성은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공 반장은 “후” 하고 짧게 신음을 내뱉었다.

 

 

 

2

 

범인이 예고한 시간까진 약 30분.

아이를 납치한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파출소 경찰, 강력반 형사들이 출몰 장소에 미리 나타나

주변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단, 불필요한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옷차림은 사복이다.

이재웅은 분식집 포장마차 앞에서 떡볶이를 먹는 척하면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시야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교도소를 잠시 나온 남성구가 범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재웅의 오른쪽 귀에서 무전이 들려왔다.

 

-용의자 등장까지 약 10분 전…재웅아…절대 자극하면 안 된다…….

 

봉고차 안에서 CCTV로 상황을 지켜본 공 반장이 무전기에다 입을 갖다 대며 말했다. 옆에서 이를 들은 서유미 기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다. 이재웅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 나도 알 건 다 압니다. 조깅하러 나온 사람인 척,

가볍게 뜀박질하며 길을 돌아다니던 정 순경이 이재웅 형사 쪽으로 시선을 던진다. 재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명성은 분식집 주인으로 변장했다.

 

“이제 약 5분…재웅아…나타나겠지?”

 

“글쎄…….”

 

남명성이 질문을 던졌다.

이재웅은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마치 미래를 어찌 알 수 있겠냐는 듯.

 

오전 10시.

골목길 전체가 정적에 휩싸인다.

남성구는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진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왜 약속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 않는가?

왜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가?

물음에 물음으로 답하는 순간, 그의 몸이 갑자기 비틀거렸다.

본인 뒤로 지나가던 시민과 부딪치면서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린 탓이었다.

남성구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

까만 트레이닝복 차림의 키 큰 남성이 눈앞에서 지나가고 있다.

 

“뭐야……?”

 

그것도 잠시, 갑자기 남성구의 양쪽 어깨가 들썩거렸다.

자꾸 뱃속에서 이질감이 느껴져서 손을 갖다 대보니 피를 흘리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리에 힘이 풀린 그가 주저앉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이재웅 형사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본인 옆으로 지나가는 트레이닝 남성을 살짝 노려보았다.

오른손에, 또렷하진 않지만,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다.

 

“용희…저 xx 잡아!”

 

흉기에 찔린 남성구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쪽으로 열심히 뛰어갔다. 이재웅은 바닥에 쪼그려앉았다.

대 자로 누운 상대방의 복부 쪽에 손을 얹어 더는 피가 나오지 않게 지혈했다.

그걸론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옷소매를 찢어 꽝꽝 묶었다.

도망가는 범인.

그런 그의 뒤를 쫓는 정 순경.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한 공 반장이 차에서 내린다.

 

“모두 저 xx 잡아!”

 

‘시x…뭐가 어떻게 된 거야……!’

 

뒤통수 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서유미 기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거기 119죠…여기 사람이 칼에 찔렸는데 빨리 와주세요!

 

부르으응.

쉬지 않고 뛰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갑자기 자동차 시동음이 들려왔다.

하루 전, 교도소에서 보았던 그 SUV다.

이번엔 놓치지 않으려고 벌떡 일어나 그쪽으로 열심히 뛰어갔다.

그러나 잡을 수 없었다.

속도가 올라가면서 거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3

 

쾅-!

경찰서 출입문이 세게 열리면서 벽에 부딪쳤다.

 

"야, 이 xxx야!"

 

문을 연 이재웅 형사는 빠른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질 때쯤이었을까? 용의자를 향한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

오른발로 어깨를 차서 넘어뜨린 후 위로 올라가서는 주먹을 붕붕 휘둘렀다.

 

"누가…시켰어…누가 시켰냐고…이 xxx야!"

 

"서…선배…진정해요 진정!"

 

"야…반장님이 이거 보시면 우리 다 죽어! 그만해 그만!"

 

정 순경이 그를 멀리 떨어뜨렸다.

남명성은 옆구리에 손을 올린 후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재웅의 저항은 계속 이어졌다.

놓으라며 온몸을 흔들어젖혔다.

때 마침 열린 사무실 문, 잠시 자릴 비웠던 공 반장이 돌아왔다.

그가 화를 참지 못하는 이재웅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지금 뭣들 하는 거야…이 xx들아! 언론에선 한창 씹고 있지…서장은 xx하지…이재웅…넌 용의자나 패고 있어!?"

 

"누구한테 사주를 받았는지…알아야…알아야…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닥x…이 xx야! 알아낼 거면 형식에 맞춰 알아내야지…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본 정 순경이 마치 할 말이 있다는 눈빛을 공 반장에게 보낸다.

공 반장은 고개를 돌렸다.

눈동자를 휙 굴려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는 눈치를 살폈다.

자기 앞에 있는 이 형사를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니라.

공 반장과 정 순경 사이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걸 깨달은 이재웅 형사가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여기서 말하지 않으면 확 뒤집어엎어버리겠다는 눈빛.

 

"그게…선배님이…시키신 대로…렌터카 회사를 찾아가니까…그 SUV…빌린 사람이…선배님…

전 여자친구 동생……."

 

"……."

 

"그게 사실이야?"

 

공 반장이 물었다.

이재웅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양주먹을 꽉 쥐었다.

정 순경 옆을 지나간 이재웅이 문을 열고 나간다.

어찌나 세게 열었다가 닫았는지 닫힐 때 쾅, 소리가 난다.

정 순경은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죄송하다고 할까요?"

 

"아니야, 녀석 성격상 모를 리 없었을 거야 지금은 내버려둬."

 

"하지만 정말 저래도 괜찮아요?"

 

"알아서 잘 추스르고 돌아올 거다."

 

한 번 더 문이 열렸다.

강력팀 사무실로 돌아온 서유미 기자였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양옆으로 움직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형사들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다.

공 반장은 자리로 돌아갔다. 정 순경은 머리를 박박 긁었다.

남명성은 바닥에 쓰러진 용의자를 일으켜 다시 의자에 앉혔다.

 

 

 

4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재웅 형사는 본인의 자동차로 가서 곰곰이 생각을 정리하였다.

시동도 켜지 않은 차 안에서 시트를 확 뒤로 젖힌 채 천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이를 납치한 이가 김재혁이라고?

아니 재혁일 거라고는 얼추 예상했어.

하지만 내가 정말 원했던 건 '혹시' 하는 마음이었어.

내 추리가 빗나가길 바랐어. 내 생각이 아니길 바랐어.

그런데 그 녀석이…아이를 납치하고 살인을 사주해?

그 녀석이?

태평양처럼 넓은 그의 두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아파졌다.

이제 어떡해야 하지, 재혁의 부모님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지.

차라리 여기서 수사를 접어야 하나.

아니면 끝까지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하나.

그때 마침 바지 왼쪽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휴대전화 진동음.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한다.

 

김재혁

010-xxxx-xxxx

용의자가, 아니 친한 동생이 이번엔 손수 본인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까?,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꾹 눌렀다.

스피커 너머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재혁아…….

 

-이재웅…○○ 병원으로 와…이제 모든 걸 끝낼 때야…….

 

-재혁 아…지금이라도…아니…그전에…….

 

뚝.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

재웅은 곧장 시동을 켰다.

그가 기다리고 있을 ○○ 병원으로 가기 위해 엑셀을 세게 밟았다.

 

한참을 달린 끝에야 겨우 도착한 ○○ 병원 정문 앞.

차에서 내린 이재웅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건물 외관을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재혁이는 왜 지윤이가 죽은 병원으로 오라고 했을까?

재혁이는 왜 남성구의 딸을 납치하여야만 했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왜 내게 이곳으로 오라 했을까?

한 가지 감정을 떠올리면 두 가지 감정이 떠오르고 두 가지 감정이 떠오르면 세 가지 감정이 떠오른다.

갈고리로 이어진 감정의 연쇄고리가 그의 숨통을 점점 조여온다.

그는 뚜벅뚜벅 걸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다시 천천히 생각했다.

내가 용의자라면 어느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김재혁이라면 어느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승강기를 탄 이재웅 형사가 층수를 누른다.

위로 올라가는 내내 얼굴에선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나를 죽이려고 이곳에 오라고 한 걸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땡.

승강기 문이 활짝 열렸다.

그가 그곳에서 내렸다.

내려서 조금 더 걸었다.

 

뚜벅.

걸음을 멈췄다.

머리를 왼쪽으로 돌려 시선을 옮겼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김재혁이 벤치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다.

그 곁으로 조심히 다가갔다.

 

"재혁아……."

 

"왔네…앉아……."

 

앉힌 다음엔 칼로 찌르려고 하나?

아니면 목을 조르려고?

겁이 났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옆에 앉았다.

재혁은 살짝 고갤 숙였다.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을 응시하는 것 같았다.

이재웅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재혁아…왜…왜…그랬어…왜…왜……!"

 

몸을 그 있는 쪽으로 돌린 다음 말하였다.

김재혁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이재웅…아니…형…누나가 죽은 날 기억해?"

 

명칭이 '이재웅'에서 '형'으로 바뀌었다.

이재웅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누나가 죽은 날을 기억하느냐며 물음을 던졌다.

이 형사의 입이 꿈틀거린다.

유구무언.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

 

"아이…아이는 어딨어?"

 

겨우 결심을 굳힌 이 형사가 그에게 물었다.

그 말을 들은 김재혁, 입끝을 씩 들어 올린다.

 

"형사는…형사구나…걱정 마…해치지 않고…집으로 돌려보냈으니까……."

 

"하……."

 

신께 기도하듯 두 손을 꽉 쥐고선 머리를 수그리는 이재웅.

아이는 괜찮다는 말에 그제야 마음을 놓은 것이다.

 

"형…그동안 원망해서…미안해…나만큼이나…힘들었을 텐데…나 말이지…원망할 대상이 필요했는지 몰라……."

 

"재혁아…대체…왜…그랬어…왜…꼭…꼭…이럴 필요는……."

 

"합리화로 들릴 수 있겠지만…공평하지 않다고 느꼈어…소중한 가족을 잃은…우리는…지금도…

이렇게…아픈데…그 사람은…아니잖아……."

 

그 말을 들은 이재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재혁아…내가…왜…그 일을 겪고도…경찰 일을 하는 줄 알아……?"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 얽혔다.

 

"내가 살아있다는걸…증명해 줄…소중한…소중한……."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

 

"소중한…사람들이 있으니까…지윤이를…나를…기억해줄…이들이…내게…내게…있었으니까…

그게…너였고…너의 부모님이었으니까……."

 

김재혁의 눈동자가 보름달처럼 납작해졌다.

그제야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낀 걸까? 코끝이 점점 달아올랐다.

 

"형……."

 

"그래서…그래서…아니길 바랐어…아니었으면 했어…네가 아니어야…내가 살아가고 있다는걸…

네가…증명해 줄 수 있을 테니까…근데…크커…커컥……."

 

콧구멍 사이로 흘러나오는 콧물을 들이켜며 눈물을 훔쳤다.

 

"근데…왜…왜……."

 

허리를 깊숙이 숙인 김재혁의 전신이 들썩거린다.

그 역시 슬픔에 빠진 것이니라.

 

"근데…왜…그랬어…왜…차라리…날 찾아와서…죽이지…왜에에에에엑!"

 

동생이 보는 앞에서 무릎까지 꿇는 그.

오열하듯 언성을 높였다.

김재혁은 고개를 저었다.

 

"나…형…원망…안 해…오히려…고마워…커허헉…흐흐흑…나를…버리지 않아줘서……."

 

김재혁의 손을 잡은 이재웅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제발 신께서 시간을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차라리 나를 원망하던 그때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5

 

도봉서 입구 앞이 소란스럽다.

동료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이재웅 형사.

그 옆엔 수갑을 찬 김재혁이 있었다.

 

공 반장은 일부러 눈길을 피했다.

여자친구의 남동생을 검거한 이 형사를 지켜보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남명성은 고개를 쳐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마치 이게 현실이냐고 묻는 것처럼.

 

정 순경은 한 걸음 물러서서 그를 지켜보았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형(刑)을 받게 될 여자친구의 남동생 김재혁을 제 손으로 체포한

형(兄), 이재웅의 얼굴엔 핏기가 흐르지 않았다.

감정을 모두 소모하여 말하는 법을 잃어버린 '실어증' 환자처럼.

 

-다음 편에 계속-

 

https://youtu.be/2lTc22cz7ts?si=CeNKwuTiiwdDUc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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