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소설 남겨진 것 6

「남겨진 것」

 

"205호 아저씨! 월세가 세 달 치나 밀렸어! 도대체 월세는 언제 낼거야!"

그를 침대에서 일으킨 것은 아침 햇살이 아닌 현관문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였다.

남자는 집주인의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올해로 사십이 넘는 나이를 가진 그는 무명작가였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유명한 작가가 되리라.'라고 그는 다짐하면서 손에 만년필을 쥐었다.

허나, 지금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타들어가는 담배 한 개피 뿐이었다. 

 

남자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마저도 마지막이었다.

이제 담배는 커녕 컵라면 하나 살 돈 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니코틴에 찌들어 누렇게 바랜 천장 벽지가 자신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 

'내 글은 분명히 재미있어.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남자는 서글픈 눈으로 창 밖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학교에 등교하는 꼬마, 회사에 출근하는 가장, 지각이라도 한 듯이 뛰어가는 젊은 청년.

골목길을 채우는 사람들은 표정, 옷차림, 가방, 핸드폰 등 저마다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 밖의 풍경들은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원하던 것이든, 원치 않았던 것이든지 각자 갈 길이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정반대였다.

방 안에 갇혀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던 그에게는 어디도 갈 길이 없었다.

 

그때 방안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이어 곧 핸드폰을 확인한 그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전처에게서 온 올해 첫 연락이였기 때문이다.

얼굴을 붉히며 헤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굳이 연락이 올 이유가 없었다.

하나있는 아이는 원할 때 연락을 해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말 무슨 일이 있어서 전화한거라면, 아이를 통해서 나와 연락하려 했겠지, 생각했다.

15분이 지나도, 30분이 지나도, 전화는 다시 걸려오지 않았다.

아마 잘못 건 전화였을거다.

그런데, 오후 1시 하고도 15분이 지나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똑똑똑 "있는거 알아. 나와봐"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아마 내가 문을 열기 전까진 가지 않으리라.

찰칵,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인데, 나가서 커피라도 마실까?"

웃는건지 화난건지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사줄 돈은 있는거야?"

"공원에서 믹스 커피 어때? 예전엔 자주 그랬잖아"

댓글 4

Gaius 2021.05.07. 20:39
 순딩순딩한리나군
자기가 쓰고 있다고 찜한듯
댓글
holoholo 작성자 2021.05.07. 20:53
 순딩순딩한리나군
어서 7번써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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