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정치의 진보, 조국

 

역사는 과학이다. 시대에 맞게끔 모습과 형태를 바꿀 뿐, 꾸준히 반복되어지는 것이 역사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역사는 진보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것을 정치의 진보라 생각한다. 노예제부터 시작하여 표면상이나마 전국민이 1인 1표의 동일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지금까지 핍박의 역사는 형태를 바꾸어가며 반복되어졌고, 다만 정치의 형태는 조금씩 나아졌다. 그 와중에 간혹 변곡점이 생겨나, 파시즘과 독재, 트럼프 같은 것들이 세계를 덮을 때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우상향이다. 이는 주식으로 대변되는 경제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결국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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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삼성전자의 월봉. 꾸준한 우상향을 볼 수 있지만 분명히 그 안에서 곡소리나는 달들도 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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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한창 가즈아를 외치던 작년 말의 일봉. 여기서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나는 어린 시절, 전두환이 평화의 댐으로 수천억을 해처먹었던 것을 기억한다. 한창 뉴스에 수천억을 이야기하길래, 그정도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인 줄 알았다. 이후 정치인들의 비리 사건이 터지면 기본 수십억대였기 때문에 그 또한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김영삼의 아들 역시 수백억을 해먹었다. 최종적으론 나무위키를 보니 120억이라고 뜨는데, 분명 처음 기사에는 저런 단위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선거 때, 이회창의 아들 병역 비리 사건이 터진다. 이 때, 우리 부모님이 하셨던 말이 또렷이 기억난다.

"아버지가 저정도 판사면,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밑에서들 알아서 군대 빼주지." 

 이렇게 시대는 바뀌고 있었다. 비리 금액 수천억을 대통령이 해먹어도 절에 처박히면 모든 것을 눈감아 주던 시절에서,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군대를 가지 않은 것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지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는 분명한 정치의 진보였다. 그리고 수년 후, 우리는 노무현의 자살을 맞이한다. 그 당시 노무현과 연결되어 있던 금액은 저 앞의 전두환과 김현철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물론 뒤로 더 엮여있지 않았겠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리 따지면 김영삼의 아들 김현철은 몇개 재벌을 날려먹었다.) 우리의 정치는 이렇게 진보하고 있었다. 비리는 비리이지만, 금액은 줄어들고, 그들에게 들이대어지는 도덕적 잣대 역시 높아지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여기에 정권 교체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여전히 군부정권이었다면, 혹은 한나라당-새누리당-국민의힘 일색의 정권이었다면, 이런 '정치의 진보'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근거는 이명박의 '다스'다. 겨우 노무현이 줄여놓은 금액을 이명박이 다시 부풀려놓은 것을 보고 하는 말이다. 그는 앞의 정권들이 직접적으로 뇌물을 받은 것을 반면교사 삼아, 회사를 해먹은 대단한 인물이다. 박근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해 언급하지 않는다.

 이제 조국을 이야기할 차례이다. 분명히 조국에게 들이대어진 검찰의 수사망은 과했다. 수십번의 압수수색 같은 것은 분명히 조국이라는 일개 정치인을 완전히 말려죽이겠다는 뜻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가지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혹은 관련 정치인들에게 의혹이 생길 때마다 '조국에게 했던 것처럼 수사해라.'는 식의 말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수사는 수사고 잘못은 잘못이다. 잘못에 대해선 사과를 했어야했다. 민주당 지지자 혹은 조국이 놓치고 있는 것은 '과거에 이정도는 다 했던 건데, 그리고 남들이 했던 것에 비해 별거 아닌데.'라는 식의 접근을 하면 안되었던 것이다. 나의 아버지 친구가 단국대 교수가 아니라면 나는 그 곳에서 인턴을 할 수 없었을 것이며, 나의 어머니가 동양대 교수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그들은 20대 남성들이 보기에, 3040이 바라보던 국민의힘과 똑같아 보였던 것이다. 

 나는 조국이라는 사람을 정말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의 자녀에 대한 위의 부정들이 밝혀진 상황에서 그는, '이정도는 되는 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바로 뱉었어야했다. 그게 그 사람의 정치생명을 이어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명확하게 가족을 택했다. 끝까지 잡아떼기로 일관했고, 결국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졌다. 그리고 이제와서 그의 정치적 생명을 보전하기 위해 책을 내는 모습이 구차해보이기까지 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오늘 사과했다. 일단 기사를 보면 아주 깔끔하게 사과한 것 같다. 그렇게 해야한다. 잘못은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자식들의 군대비리마냥, 입시비리는 여느 모든 정치인들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이렇게 역사는 진보한다. 그 과정에서 흘린 20대의 좌절과 눈물은 헛된 것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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