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충성하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아무래도 현충일이 있는 달이라 그런 듯한데, 이런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지금 작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선 아이들에게 인사를 이렇게 시킨다.

 

"충성하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저 인사를, 지금 어린이 집에서는 아이가 부모님과 헤어질 때 (등교), 그리고 선생님과 헤어질 때 (하교) 두번을 시키는데, 나는 이 인사가 그렇게 어색하다.

 

우선 여태까지 큰 아이가 다녔던 그 어떤 어린이집도 (세 군데), 작은 아이가 다녔던 앞의 어린이집들도 (세 군데) 저런 인사를 시킨 일이 없었고,

 

뭔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충성의 강요' 느낌이 물씬 풍겨나와 그렇다.

 

마치 어린 시절, 매일 아침 하던 국기에 대한 경례가 생각나서 그런 것일까.

 

 

나는 사람들하고 대화하다 가끔 '애국'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자신있게 "나보다 애국자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활동을 하였고, 결혼해서 자녀도 둘 씩이나(!) 낳았다. 이후 제조업 종사자로 비록 블루칼라는 아니지만,

 

GDP 향상에 이 한 몸 바쳐온지가 어언 10년이 넘었다.

 

나는 내 나라, 내 민족을 사랑하고, 이 땅의 모든 인간을 사랑하며, 모든 억압과 철폐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여전히 진하게 품고 있다.

 

비록 그 와중에 일부에 편향된 관점과 활동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며, 때론 말과 행동이 다르기도 했겠지만, 어쨌거나 대체로 바른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애들을 나처럼(!) 키울 생각을 해야지, 왜 인사를 그렇게 시킬까.

 

이건 위에서도 말했지만, 마치 국기에 대한 경례를 기계적으로 하던 내 초등학교 시절이랑 다를 바가 없다.

 

아니 4살짜리가 무슨 충성을 안다고 저런 인사를 시킨단 말인가.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의 유아들에게 행해지는 사상 교육을 그르다고 말할 자격이나 있는 것일까.

 

 

조금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마도 전체적으로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유아들에게 현충일, 한국전쟁 등에 대해 교육을 하고, 저렇게 인사를 시키자는 교육 방침 정도는,

 

일개 사립 어린이집에서 뭐 아무 생각 없이 나올 수도 있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가장 경악했던 것은,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거랬어요.'라는 말을 선생한테 듣고 왔을 때였는데, 

 

사실 이정도는 그에 비해 그나마 건전한 편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참 이런 맹목적 국가주의 교육이 싫다.

 

북한과 중국의 경우, 그런 사상교육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주 단편적으로 특정 시기에만 행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이게 더 나쁘다는 생각도 든다.

 

책임도 지지 않을 거면서 행해지는 이런 단편적인 '애국, 충성' 교육들이 아마 저 그릇된 태극기 부대와 같은 '미친 애국자'들을 만드는게 아닐까.

 

 

뭐 사실 그렇다고 선생한테 딱히 따지거나 하지 않는다.

 

저번에 저 '집안일'에 대해선 아이에게 단호히 '그건 선생님이 틀린거야.'라고 말해주었지만, 이건 뭐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다.

 

왜냐면 인사 말곤 그 어떤 행위나 생각도 없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교육들일수록 더욱 진하게, 진중하게 행해져야하는 것 같다.

 

스스로 우러나는 애국이 되어야지, 강요 혹은 세뇌된 애국은 그릇된 길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댓글 2

GD 2021.06.17. 21:53
나는 그런 교육 받아본 적이 없는듯 기억을 못하는 걸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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