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

기술은 그 자체로 진보하고 앞서나갈 뿐, 그 곳에 인간성은 결여되어 있다. 이는 역사의 흐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늘 이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산업 혁명은 획기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만들어냈고, 신분제 철폐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인을 갈아넣었고, 이후 아동까지 갈아넣다가 법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찾아주었다. 

최근 쿠팡의 상황을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쿠팡으로 대변되는 E-Commerce 시장은 인간에게 이전까지 맛보지 못했던 극한의 편의성을 가져다주고 있다. 아침에 주문한 것이 오후에 오고, 밤 늦게 주문한 것이 아침에 오는. 아침 식사를 아침에 받아 먹을 수 있는 세상. 원하는 모든 것을 정기적으로 구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인간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다. 최저임금과 직접 고용이란 이름 하에 자행되는 가혹한 노동 강요와 인간성의 말살은 앞에서 예로 들었던 산업혁명의 시기와 흡사하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늘 '미리' 준비 하고 싶어하지만, 개척자 (혹은 자본가)들은 모험의 위험성을 나눠지길 바란다. 그 모험이 성공을 거뒀을 땐, 마치 자기 혼자 성공한 것 마냥 떠들거면서. 

인간의 미래는 스스로 헤쳐나가야한다. 기술의 진보를 잠시 멈춰 세우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 더 인간적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며, 혹은 정당한 모험의 대가를 함께 나눠가질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때, 우리는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의 길 (파시즘과 같은)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 역시 역사적 경험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