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나는 냉면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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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ㅡ

 

'아 또 손님이군'

 

나는 냉면이 싫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오빠, 우리 뭘로 먹을까?"

 

"음...시원한 물냉면이 낫지 않겠어?"

 

비빔도 시원하단다 아이야,

 

하고 오늘도 혼잣말을 해본다.

 

"그럼 물냉 둘에 만두!"

 

"으휴 우리 귀여운 돼지~"

 

띵동ㅡ

 

예 손님,

 

물 둘, 만두 하나 맞지요?


주방으로 돌아가 바삐 손을 움직인다.

 

물냉면의 맛은 육수가 결정한다.

 

양념 맛이 겉으로 드러나선 안 된다.

 

육수 안에 은근히 깊게 배어 있어야

 

제맛이 나고 뒷맛도 깔끔하다.

 

'한 점, 두 점, 세 점...'

 

고기 고명을 얹는 것으로


나의 작업은 마무리된다.

 

주문하신 물냉면 둘 나왔습니ㅡ

 

"어? 저희 만두도 시켰는데..."

 

아차.

 

잊고 말았다.

 

아 죄송합니다 손님

 

바로 준비해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됐어요.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주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저질러 버렸군'

 

입맛이 변하고 세태가 변해도

 

제대로 된 냉면 맛을 내는 것.

 

나의 오래된 냉면 철학은

 

무심코 냉면 만들기에 몰두하게 하여

 

종종 나를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사장님 계산이요!"

 

자기반성의 시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까 그 커플이 카운터 앞에서 나를 찾는다.

 

00,000원입니다

 

삐빅ㅡ

 

계산이 끝난 후 정리를 위해

 

커플이 머무른 테이블로 가 보니

 

냉면이 반 이상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제길'

 

이래서

 

나는 냉면이 싫다.

 

댓글 4

lavtov1 2021.07.28. 23:23
"거 참 드럽게 맛없네."

"그니까 오빠 내가 옆집으로 가쟀잖아~! 어휴 답답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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