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아침 산책

 

 

큰 아이를 꼬셔서 아침 산책을 나왔다.

 

이제 제법 대가리가 컸다고 아빠랑 산책가기 싫다는 애를 꼬시는게 쉽지가 않았지만,

 

오후 놀이터 무제한 이용권으로 협상보고 애써 설득해 같이 나왔다.

 

 

먼저, 도서관으로 가서 아이 책 두권을 고르고, 나는 한참을 책 구경하다 나왔다.

 

그 다음은 동네 마트로 걸어가서 일회용 면도기 몇개 사고,

 

근처 과자점에서 와이프가 좋아하는 피간 쿠키 몇조각을 샀다.

 

마지막으로 근처 오피스디포에서 마우스 한개 구입하곤, 아이를 놀이터에 풀어줬다. 그리고 혼자 이발 ㄱㄱ

 

 

참 별거 없는 산책인데 한시간 10분 걸렸다.

 

원래 산책을 좋아해서 자주 다녔었는데,

 

문득 생각하니 바뀐게 있다.

 

 

예전에는 이런 산책을 와이프랑 늘 다녔었는데,

 

언젠가부터 애들과 같이 다니게 되었다.

 

여가를 같이 보내는 사람이 와이프에서 아들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약간 섭섭하면서도 또 문득 좋기도 하다.

 

걷기 싫어하던 와이프가 정말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던걸 알기에

 

또 다른 가족과 함께 주말 오전을 보낼 수 있다는게 좋다.

 

 

이제 가족이 더 늘어날 일은 없을거라 아쉽지만,

 

어쨌거나 함께 할 사람이 생기고, 그런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